158th prescription_우여곡절 끝에 재회하려는데 이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T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여자친구와 만나 사귄 지 반년도 되지 않아, 그녀가 임신을 하게 되었지요. 그런데, 그녀와 저는 국적이 달라 부모님의 허락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양가의 견해가 많이 틀렸죠. 그러던 차에 의사소통도 힘들어 우리 사이도 나빠졌어요. 서로 스트레스가 극심하던 차에 헤어지기로 하고 중절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또 얼마 안되서 우리는 다시 사귀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시간이 더 흐르다보니, 함께 시간은 보내되, 사귀는 사이는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지요. 그러다가, 제가 하우스 쉐어를 하게 되었어요. 직장을 핑계로 그녀와 멀어지게 되었죠. 그녀는 제가 떠나간 것에 상처를 받은 것 같아요. 그녀는 얼마 안되어, 다른 남자와 사귀게 되었어요.

저는 그녀가 새로운 남자와 만난다는 것을 알고 화가 나서 찾아가 그 남자와 헤어지라고 했어요. 그녀는 자기를 사랑하냐고 했지만, 저는 대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녀를 잊기로 했죠. 시간이 흐르자 분노는 가라앉았지만, 그녀를 잊을 수는 없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그녀가 안부 문자를 보내왔어요. 저는 그녀에게 전화로 다시 시작해보자고 말했어요. 그러자, 그녀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제가 궁금한 것은, 
다시 시작한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요? 대화가 답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묻고 싶습니다. 사실 그녀와 헤어지려고 했던 이유는 그녀가 감정적이고 경제적인 부분에서 무계획적이며 술을 너무 좋아하고 정리정돈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그녀의 술 문제와 경제관념이 달라서 많이 싸웠었어요. 





T님, 그녀와는 원치 않는 타이밍에 원치 않는 사건으로 헤어지게 되셨어요. 그래서, T님에게는 미련이 자꾸만 남는 것이죠. 제대로 사랑하고 모든 것을 주고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 헤어진 연애는, 다시 되돌리지 않아도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지요. 하지만, 끝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연애는, 내 발목을 자꾸만 잡아요. 제대로 돌아가서 제대로 끝내라고 말이죠.

T님와 그녀의 문제는 의사소통 방식에 있는 것 같아요. 둘 사이에는 살아가면서 앞으로도 수많은 문제들이 나타날 거에요. 스트레스 받는 일도 늘어날 것이구요. 그런데, T님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전화를 받지 않거나 화를 내거나 하는 습관이 있으시죠. 상대의 기분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화법을 익히지 못하셨어요.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고 상대에게 차분히 전달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있지 않지요. 서로 갈등이 생기면 서로 말이 격해지고 상처입히고 몇번이나 헤어졌지요. 두 사람은 분명히 사랑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도 서로 상처주는 싸움이 반복되면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필요해지죠. 그래서, 두 분은 헤어지고, 그래도 사랑하니까 또 만나고, 차라리 사귀는 게 아니라면 나을 것 같아서, 이도저도 아닌 관계로까지 왔던 것이겠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별 후에도 옛 사랑은 계속 되어요. 감정이라는 것이 뚝 하고 잘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감정은 이미 지나간 사랑의 그림자일 수도 있고, 나의 외로움이 자라난 유령일 수도 있어요. 물론, 아직 남은 사랑의 증거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요. 그런데, T님도 표현하셨듯, 내 마음 나도 모르겠잖아요. 그건, 그림자인지 유령인지 증거인지 알 수 없다는 뜻이죠.

그녀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을 때 분노하셨다고 했죠? 그러나, T님은 분노할 필요가 없어요. 왜냐면, 그녀가 새로운 남자를 만난 것은 T님과 헤어진 이후의 사건이거든요. 대부분의 남자들이 헤어진 여자도 내 여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적어도 얼마 동안은 그녀가 계속 혼자였으면 하고 바라죠. 한 때 내 여자였던 여자가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해요. 그것은 남자로서의 패배를 뜻하니까요.

그러나, 그녀가 헤어진 다음날 새로운 남자를 만난다고 해도, 나는 분노할 수 없는 거에요. 왜냐면, T님은 그녀를 놓아버렸으니까요. 진짜 내 여자라면,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울음을 터뜨려도, 꼭 끌어안고 다른 데 가지 못하게 할 거에요. 그러나, T님의 본능은 그녀를 한번 포기했어요. 자신과 맞지 않는 점을 정확히 알고, 그 부분 때문에 그녀와 헤어져야겠다고 몇번이나 생각했던 거에요.

아마도, T님이 그녀를 붙잡은 것은, 그녀에게 새로운 남자가 생겼기 때문일 거에요. 내가 갖지 못했던 여자를 다른 남자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견딜 수 없는 소유욕과, 그녀와 제대로 끝맺음을 하지 못한 미련과 그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던 죄책감이 T님의 마음 속에 가득할 거에요. 그리고, T님이 현재에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면, 이러한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 속에 함께 끼어있는 것일 테죠.

T님은 이 연애의 비젼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저 사랑하니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결혼까지 이야기하며 아픔을 감내해왔던 것만큼, T님의 두번째 사랑은 완전히 새로운 것이어야 해요.

T님은 지난 과거의 모습을 완전히 버려야 해요. 그녀에게 화를 내면 안되고, 그녀의 전화를 무시해서는 안되고, 무덤덤하게 받아서도 안돼요. 그녀를 외롭게 만들면 안되고, 그녀가 감정적으로 폭발하게 만들면 안돼요.

그리고, 그녀의 단점들을 잘 생각해보세요. 경제관념은 어렸을 때 확립되는 편이고 몸에 배면 고치기가 힘들죠. 하지만, 생활습관과 음주습관 역시 굉장히 고치기 힘든 부분이에요. 그녀와 이런 부분에 대해서 하나하나 대화로 풀겠다는 각오가 되어있나요. 그녀가 술 대신 차를 마시도록 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음악과 책을 가까이 하도록 하고, 무분별한 쇼핑을 하지 않도록 함께 산책을 할 각오가 되어있나요? 한번 상처를 받은 그녀의 부모님이 대견해할만큼 다정하고 어른스러운 남자친구가 되어줄 수 있나요? 정리정돈을 못하는 그녀의 집을 대신 치워주고, 그녀가 습관을 고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나요? 함께 가계부를 쓰고, 저축을 하는 인내를 가질 수 있나요? 두 사람의 성격이나 의견이 부딪힐 때, 화를 내거나 분노하지 않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대안적인 대화 방법을 갖고 있나요?

그녀에게서 대답을 듣기 전에 T님은 이런 문제에 대한 비젼을 모두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연애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녀의 각오도 이만큼 진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연애 서약을 만들어도 좋겠어요. 서로가 바라는 점, 해주고 싶은 점, 원하는 점, 고쳐야할 점을 모두 써서, 지켜보도록 해요.

T님은 두번째 사랑은 조금 요란하게 시작해도 좋아요. 어린아이처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도록 해요. 그리고, 그녀의 단점 뿐 아니라 장점도 더 많이 생각해봐요. 그녀의 감정적인 빈곳을 메워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요.

제 생각엔 남자친구와 문제가 될 정도로 술을 마시고, 돈을 저축하지 않고, 감정적이고, 정리정돈을 못 하는 특징으로 보아, 그녀는 정서적으로 조금은 불안한 캐릭터가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잘 생각해서 남자를 만나는 것도 아니고, 헤어지고 얼마 안되어 또다른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와도 안정하지 못해서 T님에게 다시 연락을 할 정도면, T님의 사랑은 그녀의 사랑보다 몇배나 커야만 해요.

주고 주고 다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녀와 다시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덧글

  • 2009/03/01 07:0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3/01 11:26 #

    사람의 영혼이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사랑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비공개님도 그 여자친구분도 더 큰 사람이 되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때 다시한번 들러서 자랑 많이많이 해주세요. ^ㅅ^
  • 雅人知吾 2009/03/02 12:22 #

    묘사된 바로는 팜프 파탈에 가까운 여자분인 것 같아요. 보통 여자와 다른 여자는 쉽게 잊혀지지 않읍니다. 보통 여자와 사귀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한데도 많은 여자들과는 다른 여자에게 끌리게 되있으니까요. 반년도 되지않아 임신을 했다면 성적 장벽이 높지 않다는 것이고 또 다른 남자와 그런 관계가 될 것이 자명하니 - 실제로 다른 남자를 만났지요 - 자신에게 남아있는 달콤한 순간의 향이 기억나서 더 못 참게 되겠죠. 이런 연애도 한 번은 해볼 필요가 있읍니다. 면역을 위해서요.
  • 2009/03/02 13:21 #

    팜프파탈은 의도된 나쁜 여자 캐릭터인데, 이 여자분은 자기 자신도 추스리지 못하니 팜프 파탈은 아니고, 오히려 더 돌봐주어야 할 분 같아요. 서로 상처 입히지 않고 사랑만 하면 좋은데, 그러기가 쉽지 않지요. 두 분 잘 되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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