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14th prescription

T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20대 중반이고,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자꾸만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 제 첫 서툰 연애 때도 늘 좋은 사람으로 곁에 있어주었죠. 그러다, 저는 얼마 간의 연애 공백기를 지나 그 사람의 친구와 사귀게 되었어요. 그와도 헤어지긴 했는데, 연애 중일 때는 그 사람과 제 남자친구는 미묘하게 서로를 경계했었지요. 제가 두번째 연애를 끝내고 나서는, 그 사람과 저는 가까워지게 되었고, 그 사람은 저에게 사귀자고 프로포즈했죠. 막상 저는 지난 연애의 상처 때문에 그 프로포즈를 거절했고, 결국 우리는 또 좋은 지인으로 남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오랜 공백 후, 저는 지금의 남자친구와 사귀게 되었지요. 세월이 흘러 상황은 많이 바뀌어, 저와 남자친구는 잘 지내고 있고, 그 사람과는 온라인으로 계속해서 연락을 했지요. 그런데, 얼마 전, 아주 오랜만에 그 사람이 저를 보러 먼 거리를 달려왔어요. 그저 즐거운 데이트였지만, 저는 꽤 설레고 좋았지요. 그저 지인과의 데이트인데도, 살짝 죄책감이 들기도 했어요. 그가 아직도 저를 좋아하지는 않을까 생각도 했죠. 

그러고 나서,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는데, 기분이 이상해요. 그 사람과 남자친구를 비교해보기도 해요. 차라리 그 사람과의 관계를 딱 끊으면 마음이 편할 것 같기도 한데, 굳이 그러기는 싫어요. 

사실 내가 남자친구를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고,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남자친구가 있어도 괴롭고 외롭고 하거든요. 남자친구를 싫어하는 건 아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단점들이 보이죠. 구속되는 느낌이기도 하구요. 관계가 안정되면, 다른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도 해요. 누구나 조금씩은 그렇겠지만, 저는 유독 그걸 견디기 힘들어요. 가끔 안되는 줄 알면서도, 그 사람과 사귀게 되면 어떨까 상상도 해요. 현명한 건, 지루하고 재미없어도 지금의 남자친구와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는 거죠. 그러나,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저를 괴롭혀요. 




T님, 닥터 엘입니다.

이 문제는 이 남자냐 저 남자냐의 문제도 아니고, 이 연애가 정답인지 저 연애가 정답인지 하는 문제도 아닌 것 같아요. 핵심은 T님의 연애관, 가치관인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결혼을 해서도 사랑이 아니라 생각하면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연애 중인데도 단지 이별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헤어지지 못하기도 하지요. 게다가 아직 사랑이 무엇일까 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상태라면, 더욱 판단할 기준이 없지요. 선택을 하고자 해도, 그 준거기준이 없기 때문에 T님의 고민은 제자리를 돌 수 밖에 없는 거죠.

T님.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도 빠른 나이는 아닌 것 같아요. 이미 연애에 대한 경험치는 적지 않죠. 다음은 사랑에 대해서 고민할 차례에요. 되도록이면 지금 연애하고 있는 상대와 사랑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면 가장 바람직하겠지요. 내가 사랑을 모르겠다면, 남자친구에게 물어보세요. 느껴지지 않는다면, 표현해달라고 하세요. 관계가 식상해진다면, 다시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요. 그가 여러가지 크고 작은 단점들이 있다면, 나를 위해 고쳐달라고 하거나 내가 참을 수 있을지 가늠해보아요. 데이트가 느슨하고 설레지 않는다면, 좀더 매력적인 여자가 되도록 혹은 그가 좀더 섹시한 남자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보아요. 함께 있을 때 지루하고 재미없다면, 나를 좀더 정신없이 두근대도록 만들어달라고 해요. 나에게 지금도 반해있는지 물어보아요. 남자친구가 볼 때마다 사랑스럽고 안아주고 싶은지 생각해 보아요. 둘이 마주보고 있으면 그저 슬금슬금 웃음이 나고,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어서 몸살이 나는지 생각해 봐요. 애정표현이 적어졌다면, 예쁘고 아름답고 귀엽고 섹시한 애정표현들을 찾아내서, 마음껏 즐겨요. 사랑받아서 행복해지고, 사랑해서 행복해지세요. 지루하고 재미없는 연애를 지속하는 것은 결코 현명한 일이 아니에요!

생각해보고, 질문해보고, 느껴보고, 노력해보세요. 그리고, 빨리 답을 찾아내요. 내가 그와 있어서 행복한지 행복하지 않은지 답을 찾아요. 이게 사랑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되도록 빨리 그 자리에서 걸어나와야죠. 왜냐하면, 누구라도 사랑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이것은 행복추구권과 거의 동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물론, 새로운 남자와 다시 연애를 시작한다고 해도, 내가 노력하지 않고, 상대가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관계는 또 똑같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연애가 될 가능성이 커요. 내가 어떤 연애를 할 수 있는 여자인지 지금의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답을 찾으세요. 물론, 질문하고 대답하는 정도로는 그 사람과도 얼마든지 해도 돼요. 그러나, 지금의 남자친구와 결론이 나오기 전에는 그 사람과는 선을 잘 그어놓으셔야죠. 그리고, 남자친구에게서 사랑의 비젼을 찾을 수 없다면, 헤어지세요. 그 사람이 나에게, 그리고 내가 그 사람에게 사랑을 보여주고 함께 누릴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T님이 먼저 프로포즈하세요.

사랑하는 사람과만 연애하실 수 있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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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2009/04/24 19:06 | LOVE&MEMORY(201st~)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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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rCrazyani at 2009/04/24 19:25
연구와 노력... 중요합니다 ㅠ_ㅠ!
Commented by at 2009/04/24 19:37
사실 끝이 없지요. ^ㅅ^
Commented by 케이리엘 at 2009/04/24 19:33
사랑하는 사람과만 연애...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at 2009/04/24 19:38
처음에는 막연한 예감으로 시작하더라도, 사랑에 다다르는 길을 찾아내야만 하겠지요.
Commented by 오르프네 at 2009/04/24 19:53
세컨드 인건가요...;;
Commented by at 2009/04/24 20:08
엥? 그건 아니구요. '그 사람'으로 지칭되는 분은 그냥 가까운 지인입니다.
Commented at 2009/04/24 19:5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4/24 20:13
음... 그냥 지인이라기엔 옆에서 연애사를 다 지켜봐온 친밀한 관계라는 것은, 어쩌면 더 애매한 관계라는 말도 되는 것 같아요. 모든 감정을 다 접고 그저 친구나 선후배라면 좋은데, 막상 그러기에도 자신도 상대도 감정이 명확하지 않으니 문제겠지요.
Commented by 세실 at 2009/04/24 21:58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것 만큼 어려운 것도 없지요.... 저도 아직 사랑이 뭔질 모르겠어요.... 그러면서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정말 신기해요~^^
Commented by at 2009/04/24 23:32
그래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것도 사랑 아닐까요? ^^
Commented by 미자씨 at 2009/04/24 22:35
하아...사랑은 시작보다 끊는 게 더 어려워요 항상. 현명한 판단 하시기를.
Commented by at 2009/04/24 23:32
그러나 나 자신을 위해서는 이별이 필요할 때도 있고요.
Commented by 팡야러브 at 2009/04/24 22:37
가까운 지인과 사귀면 다시 그 상황이 오지 않을까요? ㅇㅅㅇ
Commented by at 2009/04/24 23:32
내가 비젼이 없고 그도 비슷하다면, 반복될 가능성이 크지요.
Commented by 雅人知吾 at 2009/04/25 11:41
당근을 좋아하고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연애가 잘 맞고 안 맞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닌가...가끔 생각해봅니다. 노력이라는 변수는 빼고요.
Commented by at 2009/04/25 15:53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도 연애는 능숙할 수 있고, 그 반대도 있는 것 같아요. 관계의 열쇠를 찾는다면, 서툰 연애도 좋아지리라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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