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th prescription_제 언어 습관에 큰 문제가 있나봐요

P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3년 간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해왔어요. 지인들은 저에게 입이 문제라고 해요. 생각하고 말하는 거냐, 정신과 치료를 받아라, 라는 말까지 들어왔죠. 주변에 도움도 많이 요청해 봤고, 충고나 조언도 따라봤지만, 잘 안되어요. 다들 저를 포기하는 것 같아 힘듭니다. 도와주세요. 
 


P님, 닥터 엘입니다.

P님의 문제는 말의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마음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허언증이 있으신지, 친구의 비밀을 담지 못하는 것이 문제이신지, 상대를 배려하는 화법을 익히지 못해서 문제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외의 문제이실 수도 있구요. 여기서는 일단 세가지의 경우 각각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씀드릴게요.

1. 허언증
: 주변의 애정을 구하려는 노력이 지나쳐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허언증은 거짓말을 위해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게 되는 증상이고, 이것이 계속되면 자신의 거짓말을 진짜라고 믿게 되기도 한다고 해요. 거짓말 때문에 주변의 주목을 받거나 사랑을 받는 경험이 생기면, 계속해서 거짓말을 반복하게 되죠. 그러나, 거짓말은 언젠가는 들통나게 마련이고, 한번 신뢰를 잃으면 주변 사람들은 진지한 대화를 기피하게 되지요.

만약 허언증이 문제라면, 철저하게 혼자가 되는 연습을 해 보세요. 누구나 사랑을 원하지만, 그 사랑은 진실된 나를 향한 것이어야 해요. 내가 진실 만을 말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사람들 앞에서 말을 아끼세요. 그리고, 실수로 거짓말을 하게 된다면, 즉시 밝히고 사과하세요. 주변에서 나를 믿지 않고 싫어하는 것에 고통받지 마세요. 내가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수 없듯이, 나 역시 어떤 사람에게는 소중한 사람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싫은 사람일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것이지요. 내가 실수로 거짓말을 해도 나를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소중한 만큼 스스로를 다잡도록 해요. 말 한마디에 진실과 애정을 담도록 많이 생각하고 노력하세요.

2. 비밀을 담지 못하는 것
: 인내심의 크기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죠. 누구나 타인의 비밀을 담고 있으면 쏟아내고 싶어서 미칩니다. 주변 사람에게 말할 수 없는 타인의 비밀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일기장이나 비밀 블로그에 쏟아내어보세요. 저도 인내심이 참으로 연약합니다.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쏟아내지 못해서 안달이 나지요. 그래서, 저는 블로깅을 시작했답니다. 이름을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내 얘기를 들어주고, 나를 이해한다는 덧글을 달면 마음이 안심이 되고 힘도 나고 용기도 나지요. 방법을 찾아서 노력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실수로 비밀을 또 얘기했다고 한다면, 즉시 사과하고 보안을 부탁해보세요. 그래도 한번 새어나간 비밀은 비밀이 아닌 게 되어버리겠지만 말입니다. 어느 정도는 즉시 이야기가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겠지요.

3. 상대를 배려하는 화법을 익히지 못한 것
: 예를 들어 과체중인 사람 앞에서 '넌 뚱뚱해'라고 비난한다든가, 누군가를 짝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너 걔 좋아하지!'라고 폭로한다든가. 혹은 상대의 기분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슬플 때 웃기는 얘기를 한다든가, 즐거운 분위기에서 절망적인 이야기를 꺼낸다든가. 대화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상대와 분위기의 관찰이랍니다. 잘 듣고 잘 대답하는 게 필요하죠. 먼저 말하는 버릇을 버리세요. 누군가가 말을 꺼내면 잘 듣고, 한 템포 쉰 다음에 그 말을 했을 때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예상 반응을 상상해본 다음 문제가 없다면, 그 때 대답을 하세요. 대답이 늦어서 그 대화를 따라갈 수 없는 것은 신경쓰지 마세요. 상대를 배려하는 화법은 습관이 되면, 생각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요. 처음에는 답답하기도 하고 이야기에 참여할 수 없어서 힘들 거에요. 그러나, 상대를 상처주지 않는 화법이 몸에 완전히 익을 때까지는 그걸 감수하세요. 주위의 평판은 한번에 좋아지지 않아요. 아무리 나를 변명해도 내 행동이 바뀌지 않으면, 상대는 나를 예전의 그 사람으로 보지요. 시간이 걸려도 모든 패널티는 감수하세요. 진짜 내가 변화했을 때, 사람들은 나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 거에요. 그리고, 늘 잘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누구나 말실수는 한답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줄이는 것과 실수했을 때 어떻게 사과하느냐 하는 거죠.

사실 P님의 문제가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나, 마음이 외롭고 불안하고 자주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짐작하겠습니다. 친구가 꼭 많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모든 상황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내 마음의 중심을 잘 잡고 있고,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늘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혼자가 되어서 불안하다면, 글을 써 보세요.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써 봐요. 친구가 필요하다면,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을 최대한 배려하세요. 진실만을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물론, 수없이 실수할 거에요. 그러나, 노력하는 사이에 조금씩 좋아질 거에요. 누구도 완벽하지는 않으니까요.

P님은 주변에서 조언과 충고를 주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그만큼 실패했을 때 비난하거나 욕을 하는 사람들도 많겠지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거죠. 그걸 받아들이세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지 않도록만 하세요.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까지 굳이 모든 것을 해명하고 받아들여져야 할 필요는 없어요.

모두가 나를 포기해도,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아야 해요. 변화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지켜야할 것들을 정리해보아요. 노력하고 실수하고 또 도전하세요.

그리고, 제 처방전이 도움이 안된다면, 그 때는 정말로 전문의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자신을 포기하지 마세요.



덧글

  • 2009/04/25 18:2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4/25 20:32 #

    저도 참 눈치가 없는 족속이에요. 가족들과 있으면 한없이 풀어져서 아무 말이나 마구하고 꿀밤 맞을 때가 많죠. 다행히 남들하고 있으면 조심하느라 조용한 편. 그래도, 기분이 좋아지면 꺄꺄 떠드는 쪽이라 문제에요.
  • 팡야러브 2009/04/25 19:35 #

    이 질문을 보니 왠지 제 주위의 어느분이 생각난다는...;;; 쿨럭 -ㅁ-;
  • 2009/04/25 20:32 #

    ^ㅅ^ 누구나 조금씩은 이런 증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미자씨 2009/04/25 19:38 #

    허언증이 뭔가 하다가 네이버에서 찾아보고 아...
    음...근데 솔직히 티가 나서요. 제 주위에도 한 분 계신데 뭐. 그냥 알아서 필터링하고 들어요. 너무 관대한 건가요;
  • 2009/04/25 20:33 #

    남자분들도 이런 증상이 많지만, 여자아이들은 이런 경향이 좀더 두드러지는 듯. 작은 거짓말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더 사랑받으려고 자꾸만 지어내게 되지요.
  • 세실 2009/04/25 22:07 #

    저도 약간 찔리네요.... 말을 너무 편하게 해서...;;;;
    그래도 '노력'한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 2009/04/25 22:18 #

    ^ㅅ^ 누구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 위시 2009/04/25 23:19 #

    정말 말과 관련된 문제는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도 사고가 너무 빠르다 보니 그걸 안 놓치려고 말을 하다 실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걸 보면서 잘 조절하고 조심해야겠어요.
  • 2009/04/26 01:27 #

    저도 좀 말이 빠른 편이에요. 생각이 폭발하면 미친 듯이 말하고 싶을 때도 있죠. 그러나, 항상 조심조심. 현실에서는 다 말하지 못해서, 꿈 속에서 미친듯이 말하기도 해요. 꿈에선 실수해도 누가 다치는 일이 없으니... 허허.
  • MrCrazyani 2009/04/26 21:47 #

    '인간은 변화하는 존재다'라는 말을 꼭 믿으셨으면 좋겠네요... 많은 분들이 인간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유일하게 나 자신만큼은 나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_+
  • 2009/04/27 18:15 #

    멋져요! 나 자신만큼은 나를 변화시킬 수 있죠. 멋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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