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04일
229th prescription
I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가장 갈등 없이 세번째 연애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 혹은 대처 방안이 있을까요. 저는 첫번째 연애와 두번째 연애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깊은 관계까지 경험할 수 있었죠. 지금은 헤어졌지만, 사랑했기 때문에 섹스도 자연스러웠어요. 두번째의 연애는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터라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끝났죠.
세번째의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연애 경험이 거의 없는 이 사람은 저를 이상화해요. 저를 착하고 순결하다고 표현하죠. 저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저는 안 착한 사람이고, 이 나이까지 순결하면 바보 아니냐고 농담으로 받아넘겼죠. 어느 날 키스하고 난 뒤, 그는 '이제 딴 남자 만나면 안돼'라고 말했죠. 그는 아마도 제가 깊은 스킨쉽이나 섹스의 경험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우리는 만난 지 2년이 되어가고 가끔 싸우고 사이가 좋지 않기도 하지만 결혼도 생각하며 만나고 있죠. 나와 하는 모든 게 처음이라고 말하는 그를 보면 저는 그저 미소짓고 말아요.
가끔 저는 그가 저에게 순결한 모습을 바라는 것 같아 부담스러워요. 지금까지의 제 연애는 충분히 떳떳했고 당당했는데, 지금의 그를 생각하면 제가 잘못했던 건 아닌가 혼란스럽기도 해요.
I님, 닥터 엘입니다.
전혀 걱정하실 필요도 없고 혼란스러워하실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I님도 남자친구와 마찬가지니까요. 그와의 첫키스, 그와의 첫 데이트, 그와의 첫영화, 그와 맞이하는 첫눈, 그와 맞이하는 첫봄, 그와 맞이하는 첫 바캉스, 그와 맞이하는 첫 낙엽, 그와 함께 하는 첫 크리스마스... I님이 무엇을 하든 그와 함께 하는 것은 모든 것이 처음이니까요.
사랑에 빠진 남자들은 내 여자가 천사라고 생각하지요. 모든 것이 순결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서로에게 순수하고 순결해지지요. 지난 시간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고마운 자양분들이죠. 과거에 실패도 하고 잘못도 하고 어리석기도 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I님의 남자친구도 스머프가 아닌 이상, I님이 과거에 어떤 아픔과 상처와 실패가 있었는지 다 알고 있답니다. 다만 그가 I님에게 전하는 언어들은, 지금 I님과의 사랑이 감사하고 예뻐서 그렇게 표현하는 것 뿐이에요. 그러니까, 내 남자친구가 나를 자신 만의 이상형 안에 억지로 끼워넣으려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내 여자에게 지난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사랑이 이런 모양과 색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그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래도 걱정이 된다면, 두 분께서는 몇가지 토픽에 대해서 조금 더 진지한 대화를 나누어보아야 할 것 같아요. 서로의 연애관과 섹스관, 결혼관에 대해서 말입니다. 실제로 말을 꺼내는 것과 몇가지 말과 행동으로 미루어 짐작하는 것을 굉장히 틀린답니다. 이미 두 분은 계절이 바뀌는 것도 함께 보면서 인연을 쌓아나가고 있잖아요. 지금은 구체적으로 언어적인 정리를 해보아도 결코 빠르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서로 차 마시면서, 혹은 산책하면서, 좋은 햇살 속에서 손을 잡고, 서로가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서 언어의 퍼즐맞추기를 한번 시도해 봅시다. 한번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조금씩 쉬어가면서 여러번 기회를 나누어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조금은 어렵고 추상적인 것 같아도, 의외로 이런 작업이 있고 나면 두 분은 정말로 마음 놓고 서로에게 감정을 나누어줄 수 있게 될 거에요. 서로가 언어를 맞춘다는 것은 그런 것이거든요.
시간 마련하셔서, 더욱 행복해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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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5/04 00:29 | LOVE&MEMORY(201st~)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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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렇답니다 ^ㅅ^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