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47th prescription

T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다양한 친구들과 술자리에 참석합니다. 남자친구는 이것을 싫어하죠. 남자들이 있을 때는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해요. 그래서 저는 혼자 사이다를 마십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아내가 될 여자는 남자들과 술마시고 다니면 안된다고 합니다. 그는 여자 혼자 술을 마시면 남자들이 쉽고 보고 달려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가 남자들과 어울리려는 것도 아니고 단지 기분 좋게 칵테일 한잔 하는 정도도 못하게 하는 남자친구가 너무 답답합니다. 저는 주량이 세지도 않고 많이 마시지도 않아요. 저는 술보다는 술자리 분위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데도, 남자친구는 이렇게 불안해합니다. 정말로 저와 결혼할 거라면 저를 좀더 믿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T님, 닥터 엘입니다.

T님, 이 문제 역시 대화의 문제로군요. T님의 남자친구도 T님도 서로 사랑하고 있죠. 결혼도 생각할 정도로 말입니다. 어떤 연인도, 나의 연인이 다른 이성에게 유혹받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내 연인은 신뢰해도, 타인을 신뢰할 수는 없죠. 교통사고는 나 혼자 신호를 잘 지킨다고 막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내가 아무리 질서 지켜서 운전을 해도, 뒤에서 들이받으면 그냥 끝이죠. T님이 남자들이 많은 곳에서 술을 마시는 상황은, T님의 남자친구가 볼 때는 불법운전자들이 많은 곳에 운전하러 나가는 것과 같아요. 아무리 술을 별로 마시지 않고 단지 그 곳의 분위기만 즐길 뿐이라 해도, 다른 사람들은 술을 마실 테지요. T님이 다른 이성에게 관심이 없어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T님을 발견한 다른 이성들이 약간의 취기에 어떤 행동이나 어떤 말을 할 지 알 수 없지요. 물론, T님은 늘 맨정신일 테니, 어떤 사건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러나, 만의 하나, 혹시라도 술에 취한 지인이 실수한다면 분명히 T님은 마음이 상할테지요. 그걸 옆에서 지켜줄 수 없었던 T님의 남자친구는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요? T님의 남자친구가 T님의 술자리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그런 맥락이랍니다.

사실, 저 역시 그래요. 제가 남자친구 없이 친구나 지인을 만나 술을 마시는 상황이 되면, 남자친구는 무엇을 마시는지 얼마나 마시는지 몇시에 자리에서 일어서는지 굉장히 궁금해하지요.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남자친구가 제가 없는 자리에서 회사 동료들을 만난다든지, 여자후배들의 상담을 들어준다든지, 오랫동안 여자친구가 없는 또래 남자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신다든지 하면, 저는 굉장히 신경이 쓰이지요. 아무리 믿음직한 우리우리 남친이라 해도, 너무너무 잘생기고 훌륭한 남친을 다른 이성이 약간의 취기를 빌미로 홀랑 안겨올지, 고백이라도 할지, 그건 알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그 상황은 누구의 책임일까요? 제 책임입니다. 저는 아마 남자친구와 함께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일을 후회할 거에요. 혹은, 남자친구가 좀더 빨리 그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게 조언하지 못한 것을 후회할 거에요. 연인의 마음은 그런 것이랍니다.

그래서, 우리 커플은 되도록 모든 약속의 자리에 함께 하도록 하지요. 남자친구의 친구들도, 저의 지인들도 두루두루 친해질 수 있도록, 서로의 세계가 확장될 수 있도록 하지요. 때로는 남자들도 여자들도 여럿이 어울릴 때가 있어요. 저 역시 남자친구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탓에, 한번에 어울리는 자리에는 스무살부터 20대 중후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의(보통은 저만 30대입니다. -ㅅ-) 남자와 여자들이 모이지요. 20대의 술자리에서는 역시 성적 긴장감이 제로가 될 수는 없죠. 그 안에는 다양한 연애 스펙트럼이 생긴답니다. 저와 제 남친은 그 사이에 얽힐 필요가 없으니까 여유있게 관망할 수 있지만, 역시 술이 한두잔 돌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조금씩 풀어지지요. 때문에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는 장담할 수 없는 거랍니다. 알콜의 효능은 뇌의 일부를 마비시키면서 시작되니까 말입니다.

만약 서로 함께 할 수 없는 자리라면, T님도 다양한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세요. 만나는 친구들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고, 나중에라도 함께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요. 그리고, 만나서도 약속한 시간까지만 만날 수 있도록 귀가시간을 조정해요. 그리고, 약속에 나가서도 시간 단위로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요. 통화를 할 때는 "자기랑 있는게 훨씬 더 재밌어요. 자기가 보고 싶어요." 하고 안심시켜주세요. 그리고, 혹시라도 약속이 일찍 끝나면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서 잠깐이라도 얼굴을 봐요. 이런 식이면, 어떤 약속에 나간들, 어떤 멤버들이 나온들 남친이 불안해 할 이유가 없지요. 저와 남친은 이런 방식으로 서로를 안심시키거든요.

그리고, 핵심은 대화의 문제지요. 내 입장이나 요구만 이야기하다보면 상대와는 절대로 이해에 이를 수 없어요. 서로 입장이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일단 한숨 참아요. 그리고, 눈을 보고 두 손을 마주잡고 존댓말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세요. 상대의 입장을 먼저 이해한다고 이야기한 뒤, 나의 생각과 입장을 전달하세요. 화가 나거나 말이 거칠어지려고 할 때는 심호흡을 하고 쉬세요. 내가 말이 격해지려고 하면 차라리 키스를 하세요. 상대가 격앙되어 이야기할 때는 묵묵히 들으세요. 한 사람이 참지 않으면 결국은 부딪히는 수 밖에 없거든요. 상대가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난 다음에, 내 이야기를 하도록 하세요. 천천히 말하고 예쁘게 말해요. 그리고, 서로 양보하고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해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은 같은데, 가치관의 차이나 대화의 문제로 싸우게 될 때는 비폭력 대화를 연습해보세요. (http://www.krnvc.org/에서 정보를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화를 통해 이해에 이르실 수 있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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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2009/05/11 20:07 | LOVE&MEMORY(201st~)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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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르프네 at 2009/05/11 20:27
암요. 대화란 중요한 것이지요.
전 애인님에게 좀 다른 사람하고도 마셔라, 남자도 만나라 (다만, 누구 만나는 지만 말해주고..)라고 해도 안하는게 걱정이라...OTL
Commented by at 2009/05/11 20:32
아하하하하하하. 저랑 비슷한 상황이신 듯. 저 역시 남친이랑 같이 노는 게 재밌어서 말이죠.
Commented at 2009/05/11 21: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제제 at 2009/05/11 21:40
제가 겪어본 바로는 제대로 대화하지 않으면 부딪혀서 깨지고 말아요. 정말 사소한 일부터라도 대화해야 하는 것 같아요. 엘 님 말씀처럼 잘 얘기하시고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길 바랍니다. :)
Commented by at 2009/05/11 22:29
^ㅅ^
Commented by 팡야러브 at 2009/05/11 22:40
제가 칵테일 만드는데...
기분좋게 칵테일 한잔이 도수가 꽤 됍니다 @.@ ㅋㅋ
주스 들어간 칵테일은 맥주의 한 2배정도 되지요~ 아닌건 소주보다 독하다는...;;
그나저나 술자리에 많이 간 저는 옆에 아무도 없는데 취기에 홀랑 안겨온다든지 고백한다든지 했던일은 전혀 없군요.. ㅠ
Commented by at 2009/05/11 22:44
^ㅅ^ 칵테일 한잔 하고 싶은 저녁입니다.
Commented by MrCrazyani at 2009/05/11 23:40
대화는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_<;;

근데 두루두루 친해지는 문제... 그 결과 인간 관계가 절단나고 물리적으로(!) 얻어맞기까지 한 저로써는 -_-;;; 섣불리 추천하기가 어렵....;;;;

정말, 음, 말도 안되게 관계가 꼬일 수도 있더군요 -_-;; 최소한 연인이 자기에게도 하지 않는 말을 할 정도로 자기 친구와 친해지는 건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_-;;;
Commented by at 2009/05/12 12:35
어머나. 그런 일이 있으셨어요? 그러나 두루두루 친해지는 것도 기준은 있어야겠죠. 언제나 연인이 1등이어야 하고, 나머지는 언제나 2등이어야 해요. 저는 제 연인에게 1등의 친구가 되고 싶은 걸요. 아마도 제 남자친구도 마찬가지 마음일 거에요.
Commented by 식연 at 2009/05/11 23:56
왠지 귀여운 듯한..흑 풋풋해요ㅠㅠ..나중에 직업을 가지면 일로 어쩔 수 없이 수많은 남/녀를 따로 알게 될텐데;; 제 남자친구는 그걸 너무 잘 이해해서 왠지 섭섭할때까지 있는데요(근데 이해 못하면 답답할 듯);;
Commented by at 2009/05/12 12:37
너무 질투도 없고 누구든지 편하게 만나라는 식이면 오히려 섭섭할 지도 몰라요. 제가 회사를 다닐 때는 워낙 젊고 돈 잘 쓰는 이성들이 주변에 많아서 남친이 스트레스를 좀 받았었죠.
Commented by 雅人知吾 at 2009/05/12 11:49
저도 저런 문제로 말다툼한 적이 있는데 엘님의 처방전같은 생각을 했더라면 훨씬 빨리 해결되었을 거에요.
Commented by at 2009/05/12 12:37
지금은 잘 해결되신 거지요? ^^
Commented by 연토깽 at 2009/05/12 13:08
제 남자친구는 좀 만나라! 나도 여자랑 술마시자!! ...라는 농담을 즐겨하지요..ㅡㅡ;
Commented by at 2009/05/13 01:55
하하하. 사이가 좋으시군요. ^ㅅ^
Commented by 메리쫑 at 2009/05/14 14:37
사람은 누구나 다 마찬가지인 듯 해요.
저는 그래서 결국 결혼하기 전에 모든 남자관계를 청산(?)했다지요-ㅅ-
지금도 가끔 그 때 만나던 친구들이(남자) 생각날 때도 있는데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어요. 저한테 무척 잘해줬던 친구들이거든요. 뭐.... 지금은 군대에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님 제대했을지도? 여튼.... 술이란 게 좀 그런거니까요. ^^;;;
Commented by at 2009/05/14 16:17
술이 즐거워지는 것은, 뇌의 일부가 마비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니까요, 백번 조심해도 과하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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