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48th prescription

C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친했던 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그 아이가 절 도와주었던 탓에 한때 그를 좋아했었지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들어오는 시간 동안, 그는 여러번 저에게 다가왔다 멋대로 멀어졌어요. 한번은 사귀는 것 같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역시 그는 상황이 바뀌자 연락이 끊어졌죠. 저는 변덕스러운 그 아이의 연락이 없어져도 그저 받아들였죠.

그런데, 1년 여 쯤 지났는데, 그는 또 연락이 오기 시작했어요. 저는 남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그를 그냥 친구로서만 대했죠. 그런데, 그는 제가 바쁜데도 점점 연락이 많아졌어요. 제 일에 집중이 안될 정도죠. 그는 계속 자신의 힘든 상황을 하소연 해요. 제가 되도록 연락을 덜 받으려고 하자, 그는 화를 냈어요. 그는 그간 상황이 힘들다 안좋다, 했던 것이 저의 관심을 끌기 위한 거짓말이었다고 말했어요. 어이가 없었죠. 그는 고등학교 시절을 거론하며 저의 성격을 바꾸고 싶다고 해요. 저는 옛날에는 제 관심을 무시하고 팬처럼 취급해놓고, 지금에 와서 갑자기 친한 친구처럼 구는 게 화가 났죠. 저는 이런 제 입장을 말했고, 그는 또 연락이 없어졌어요. 

그런데, 그는 한 일주일 만에 또 연락이 슬슬 오기 시작해요. 전화, 문자, 메신저... 모든 것을 단절하자니 친구를 잃을 것 같고, 연락을 받아주자니 제가 너무 힘들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C님, 닥터 엘입니다.

C님, 친구라는 두 글자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지 마세요. 그는 상대의 감정을 배려할 줄 모르고 자신의 기준대로만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과거에 상처입힌 사람에게는 반복해서 같은 상처를 주어도 된다고 생각하죠. 상호 존중을 모르는 사람이고, 사람 사이의 거리감도 조절을 못하는 사람이에요. 그에게는 분명히 친구가 없을 거에요. 자신의 목적과 편의에 따라 사람에 대한 태도가 변덕스럽게 바뀌는 사람은, 오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법이거든요. C님에게 반복해서 연락이 오는 이유는 C님이 연락을 받아주기 때문이에요.

C님은 그 사람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나요? C님은 그 사람이 본받을 만한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라 생각하나요? C님은 내가 힘들 때, 그가 나를 안아줄 거라 생각하나요? C님의 과거는 그 친구로 인해 빛나고 아름다웠나요? C님은 그가 앞으로도 변함없는 우정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C님은 그가 감정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나요?

친구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을 때만이 의미가 있답니다. 서로가 상처주고 서로가 불편하면 그것은 친구도 아니고 지인도 아니랍니다. 차라리 면식없는 남보다도 못하죠. 친하고 얼굴을 알기 때문에, 최소한의 예의도 없이 함부로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친구일수록 소중하고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올바른 태도죠. 그러나, C님이 이러한 개념을 그 친구에게 굳이 주입해가며 만나야할 정도로 그 친구가 소중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그 친구는 한때 C님이 힘들었을 때 도와주었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식으로 친구의 마음을 사고, 이후에는 자기가 내키는 대로 이랬다 저랬다 행동과 태도를 바꾸었던 사람이죠. 그 사람의 호의가 진정한 호의였는지, 저는 지금에 와서는 의심스럽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C님, 눈을 뜨시기 바랍니다. 나를 응원하고 나를 성장하게 하고 나를 빛나게 하는 것이 친구입니다. 누구라도 자신의 인간관계에서 원하지 않는 끈을 놓을 권리가 있습니다. 하물며, 죽네사네 사랑했던 연인하고도 헤어지는데, 왜 '친구'라는 두 글자에 매달리십니까. 메신저에서 그의 이름을 삭제하고, 전화는 받지 말고, 문자를 와작와작 먹으세요. 몇번만 반복하면, 상식이 있는 한 그도 더이상 연락하지 않게 될 겁니다. 만약 문자나 메신저로 자신의 우정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항의한다면, 힘든 일이 있어 그러니 돈 100만원만 급하게 입금해달라 하세요. 연락이 올 때마다 부탁하세요. 앞으로 영원히 조용해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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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2009/05/13 15:52 | LOVE&MEMORY(201st~)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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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르프네 at 2009/05/13 16:00
친구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을 때만이 의미가 있답니다.
이말에 감동 받았습니다. ;ㅁ;
원래 친구란 그런거죠....ㅠㅠ
친구 퇴치방법으로 100만원만 빌려달라라....만약, 빌려준다면....어떻게 되는거지요...ㅋ;;;OTL
Commented by at 2009/05/13 16:21
빌려줄 리가. ^ㅅ^ 그 간의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위로금으로 받아요. 저는 과거에 10만원 받아서 연을 끊은 적도 있어요. 저는 C님과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영원히 연락이 안오더군요. 훗.
Commented by 낭만여객 at 2009/05/13 16:02
심각하게 읽다가 마지막 방법론에서 풋하고 웃어버렸습니다. 확실히 돈을 빌려달라 하면...
Commented by at 2009/05/13 16:21
아마도 갑자기 정색할 걸요. 화를 내기도 할 거에요.
Commented by 박고자 at 2009/05/13 17:00
친구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을 때만이...
지난 일이 생각납니다. 제 친구와 제 사이가 틀어질 뻔했던 일이오. 제가 어떤 실수를 저질러서 괴롭다고 털어놨을 때 제 친구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건 자기 가치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식으로 나왔었는데, 물론 지금은 다 지나간 일이고 저와 제 친구는 여전히 사이좋게 잘 지내지만 그 일은 제게 꽤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오라질ㄴㅕㄴ......^ㅅ^
Commented by at 2009/05/13 17:38
하하하하하. 서로의 가치관은 다를 수 있죠. 그래도 말은 곱게곱게. 하하
Commented by 디굴디굴 at 2009/05/13 19:00
엘님은 몇 살이신데 이렇게 많은 지혜보따리를 갖고 계신 겁니까. 그 보따리 속을 좀 구경하고 싶을 정도네요.
Commented by at 2009/05/13 19:04
숙녀에게 나이는 묻지 않는 것이... 호호호. 저는 공식적으로 일곱살 난 고양이랍니다. (그래도 제 블로그 옛날부터 오셨던 분들은 이미 제 나이 다 아시죠. 헐헐헐.)
Commented by 달바다 at 2009/05/13 19:42
친구와 애인를 착각하는 남자네요..
어떤 남자들은 애인의 전 단계로 이성 친구를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아무 사심없는 순박한 남자들;;도 피해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Commented by at 2009/05/13 19:51
흐음... 애인의 전단계가 이성친구는 아닌데 말입니다. ㅠㅠ
Commented at 2009/05/14 09:4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5/14 13:07
후련해져서 다행입니다! ^^
Commented by 雅人知吾 at 2009/05/16 15:25
100만원은 약해요! 정말 혹시 변통해서 빌려오면 어쩌나요, 확실하게 더 지르는 것이..^-^
Commented by at 2009/05/16 16:11
제가 좀 소심해서...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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