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th prescription_결혼을 전제로 사귀는데, 그는 제가 엄마처럼 되길 원하죠

R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남자친구와는 10년 넘게 친구였죠. 우리는 서로의 어린 시절 연애사도 다 알아요. 그는 현재 가족의 문제로 많이 힘들었지만, 저에게는 비밀이 없었죠. 생일도 챙겨주고, 가끔은 데이트도 했지만, 정식 프로포즈도 없이 그는 저에게 잘했어요. 한동안은 그와 지나치게 친밀해지는 게 부담스러워서, 다른 친구들을 불러서 같이 만나기도 했어요.

그러다 최근에 그가 저에게 오래 전부터 좋아했다고 고백했어요. 그래서 사귀게 되었죠. 그런데 우리는 서로 연애관이 다르고 스타일도 많이 달라서 힘들어요. 저는 대화하고 교감하는 게 좋은데, 그는 눈마주치고 말하는 걸 싫어하죠. 그는 저와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일이 바쁜 것이 우선이에요. 심지어 소통할 시간도 없죠. 또한 그는 질문도 없어요. 다 안대요. 그러면서도 결혼할 생각으로 만난대요. 편하고 좋은데, 설레지는 않는다고 하죠. 그는 감정표현도 없고, 연락도 힘들어요. 저는 표현을 많이 하는 게 좋아서 그렇게 말했더니, 그런 표현을 남발하는 게 아니래요. 메일을 써도 답이 없죠. 그는 가족사의 문제 때문에 말이 없어진 거라면서, 좀 이해해달래요. 제가 스킨쉽을 해도 그는 좋아하지 않죠. 그가 스킨쉽할 때는 섹스할 때 뿐이에요. 평소에는 멀뚱멀뚱하죠. 또한 저는 우리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풀고 싶은데, 그는 혼자 잊어버리는 스타일이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어요. 저는 소통을 갈망하지만, 그와는 섹스할 때도 서로 대화를 잘 하지 않아요. 그는 자신이 경상디언이라 표현이 적다며, 차근차근 가르쳐달래요.

저는 그가 힘들고 바쁜 것을 알아서, 반찬도 해주고 안부도 챙기고 최선을 다해요. 그런데, 얼마 전 여행을 갔는데, 그가 제가 밥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제가 그 사람 집에 초대받아서 간 것인데도 말이에요.

그런데, 저는 너무 외롭고 섭섭하고 마음이 뻥 뚫린 것 같아요. 제가 이해를 해야 하는 건가요? 제가 더 많이 대화하면 그가 변할까요? 제가 문제인 걸까요? 저는 행복하게 연애하고 싶어요. 



 
R님, 닥터 엘입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말씀드리면. 그 친구는 R님을 '마누라'로 보고 교제를 신청한 것 같습니다. R님에게 반해서 미치게 사랑해서 프로포즈 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그의 연애관은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 내 가정사를 다 이해해주고, 나를 챙겨주고, 내가 이것저것 힘들 때 다 받아주고, 이해해주고, 밥도 해주고, 내가 특별히 애정표현을 하거나 구애하지 않아도 내 옆에 있어줄 사이' 인 것 같습니다. 일단 그는 자신에 대한 변명이 너무 많죠. 1. 일이 힘들다. 2. 가족사의 배경, 너도 다 알지 않니. 3. 피곤하다. 4. 나는 경상디언이라 원래 표현이 없다. 5. 바쁘다. R님은 그와 자신의 연애관이 전혀 틀린 것을 알아요. 그는 변화하기 힘들어요. 왜냐하면 1번부터 5번까지의 이유가 있으니까요.

생각해보세요. R님은 표현없는 남편과 살아갈 수 있나요? 스킨쉽도 싫어하고 말하는 것도 싫어하고 나이 들수록 일은 줄지 않고 많아질텐데, 갈수록 TV만 멍하니 보는 남자와 살아갈 수 있나요? 질문도 없고, 관심도 없고, 설레지도 않는 남자와 사랑할 수 있나요? 그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애정표현을 다 가르치며, 그가 더디게 변화하는 것을 참아가며 기다릴 수 있나요? 문제가 생겨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는 남자와 어떻게 맞추어가죠?

왜 연애관과 사랑관, 결혼관이 전혀 맞지 않는 남자와 연애하면서 고민하고 있나요. 만약 그 남자가 정말로 10년 동안 R님을 사랑했다면, R님이 다른 남자와 연애할 때 어떻게 참고 있었겠어요. 그리고, 그는 어떻게 다른 여자와 연애도 했을까요. 물론, 그가 10년 동안 R님을 사랑했다는 것은 진실일 지도 몰라요. 그러나, R님은 그에게 언제나 두번째의 여자였고, 앞으로 있을 지도 모르는 연애의 후보자였을 뿐이에요. 그 사실을 잊지 마세요.

물론, R님도 그 분처럼 편안하고 루즈한 애정을 느릿하게 주고받으며, 별다른 표현이나 질문 없이도 그저 옆에 있으니까 좋아하려니, 하고 밥해주고 살림하고 밤에는 섹스도 하는 결혼생활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면, 이런 연애도 상관은 없어요. 많은 커플들이, 이런 결혼을 하니까요. 하지만, R님이 만약 이런 남자와 결혼한다고 하면, 그 결혼생활은 불을 보듯 뻔하죠. 그는 일이 끝나고 늦게 들어와 TV를 켜고 멍하니 있을테고, R님은 답답하고 외로워서 몸부림치겠죠.

저는 R님이 좀더 사랑받는 여자가 되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음껏 애정표현을 주고 받고, 알콩달콩 했으면 좋겠어요. 누군들 안 그러겠어요. 행복한 연애 하고 싶지 않은 여자가 어디 있겠냐구요. 그래서, 연애하기 전에는, 서로의 연애관, 사랑관, 사랑의 비젼을 서로 잘 맞추어 보아야 해요. 만약 R님이 이 남자의 연애 스타일이 이렇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그 프로포즈 수락했을까요?

그와 마지막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어보고, 서로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면, 더 관계가 깊어지기 전에 헤어지는 게 정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디 더 행복해지시기 바랍니다.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오르프네 2009/05/20 11:25 #

    연애할 여자 또는 남자
    결혼할 여자 또는 남자
    연애와 결혼을 같이 할 남자 또는 여자.

    마지막이 제일 어렵죠.....

  • 팡야러브 2009/05/20 11:39 #

    저는 셋다 .. 없다는 ㅠ
  • 2009/05/20 11:40 #

    마지막이 제일 어려워요! ㅠㅁㅠ
  • 雅人知吾 2009/05/20 12:44 #

    결혼하고 세월이 지나면 많은 남자들이 표현을 적게, 아니 시큰둥해지기까지 하는데 결혼 전부터 경상디언이 아니라 우간다디언이라 해도 그래서야.... (저도 반성 많이 하는 중)
  • 2009/05/20 13:04 #

    우우우 우간다디언~ 우간다디언이라니~ 으허허허
  • 2009/05/20 14: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5/20 16:14 #

    내면아이를 치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답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비공개님이 상대에게 사랑받아서 행복한 것보다, 상대를 치유하느라 고통받고 지쳐버리지 않을까 하는 사실이지요. 그리고, 비공개님의 남자친구는 자신의 상처를 타인에게 보상받기를 간절히 바라는데, 그것의 타겟이 연인이 되어서는 안되거든요. 게다가, 그 형태가 자신이 대접받고 이해받기를 바라는 결혼이라는 형태가 되면, 비공개님이 더욱 힘들 것 같아서에요.

    만약 이미 결혼한 상태라면, 저는 김형경님과 같은 조언을 했을 거에요. 하지만, 연애에는 좀더 많은 선택지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리고, 적극적으로 이 일에 대처하고자 하신다면, 비공개님과 남자친구가 [비폭력대화]라는 책을 읽고 실천하셨으면 합니다. 반드시 도움이 될 거에요.
  • 미자씨 2009/05/20 15:43 #

    경상디언이라고 표현 없는 건 아닌데. 근데 경상디언이 대체로 (경험상으로는 99.9%) 마초는 확실한 듯. 가끔 비열하고 어린 마초도 있구요. 지역감정 조장하자는 게 아니라 저쪽 지역이 원래 분위기가 좀, 그렇습니다.
    근데 이 분은 뭐 답이 없...아니 왜 연애를 하시나요 이런 분과. 아니 도대체 뭣땜시. 그 이유가 있을 거에요 지금 이런 사람과 연애를 하는 이유가. 그 이유에 대해 한번 더 곰곰이 생각해보시면 좋겠어요. 그 이유가 정말 그렇게 간절한 건지.
    저같으면 이런 남자는 100억을 갖다 줘도 연애 못하겠네요. 뭐 이런...
  • 2009/05/20 16:17 #

    저도 결코 사양입니다만. 제가 요즘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연애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도, 많은 여성분들이, 타인의 케이스라면 분명히 반대할 연애를, 본인의 일로 닥치면 상대를 무조건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안간힘을 쓰신다는 거에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보통 여성들이 수용하고 순종하고 순응하는 미덕을 교육받고 자라는 때문이 아닐까... 잠정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만. 그 이전에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ㅠㅅㅠ
  • 미자씨 2009/05/20 20:43 #

    수용하고 순종하고 순응하는 미덕.. 제 생각엔, '그런 것조차도 이해하고 감싸주는 여자가 착한 여자 혹은 진정한 사랑'이라는, 전혀 보편적이지 않은 것을 보편적이고 타당한 것마냥 강요하는 사랑의 신화때문이 아닐까 해요. 여자들은 그노무 사랑의 신화에서 항상 의무를 져야 하는 쪽으로 그려지기도 하고. 왠지 여자들은 사랑앞에 더 약하거나 약해야 한다는 신화도 있고. 사랑이라는 것도 결국 그냥 관계 중에 하나인데 말이죠.
  • 미자씨 2009/05/20 20:45 #

    내가 혹시 속물은 아닐까. 이런 것도 못 참아주면 난 진정으로 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닐까. 내가 희생하면 다 잘 될거야. 남자니까 그럴 수도 있지 뭐.
    ...제발 말도 안되는 소리 집어치우시기 바랍니다.
  • 2009/05/20 21:47 #

    ㅠㅅㅠ 잘못된 사랑의 신화지요.
  • 미자씨 2009/05/20 15:44 #

    불통은 독백보다 외롭습니다. 둘이서 말이 안 통하면 혼자 있는 게 낫습니다. 외로워서 그런 거라면 제발 다시 한번 고려를...
  • 2009/05/20 16:17 #

    ㅠㅅㅠ
  • 리엘 2009/05/20 16:02 #

    결혼하면 바뀌려니 하고 생각하면 절대 안된다고 합니다..=ㅁ=
    편한 연애와 편한 무감각한 연애는 절대 같은게 아니라는...
    갠적을 경상디언분들을 매우 싫어라 합니다=ㅅ=ㅋ
  • 2009/05/20 16:17 #

    저도 경상디언이지만, 저 역시 남편이 경상디언이라면 정말로 사양하고 싶습니다.
  • 메리쫑 2009/05/20 16:20 #

    연애할 때는 함께 여행을 가게 되면 보통 남자가 여자한테 잘보이기 위해서 자신이 먼저 밥하겠다고 나섭니다. 그런데 그런 남자들도 막상 결혼하고 나면 아내가 자신을 위해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길 바라고 잘 안하려고 하죠. 그런데 연애때부터 여자친구가 밥차려주기만을 바라고 있다니요. -_- 그리고 R님은 아들을 키우시는 게 아니잖아요. 저라도 저런남자랑은..... 에휴우.
  • 2009/05/20 16:21 #

    막상 물어보면 이런 남자분도 이유는 많지요. 하지만, 그 이유를 다 이해하려다보면내 행복은 챙길 여유가 없어져요.
  • 미자씨 2009/05/20 20:47 #

    아픔이 있고 사정이 있겠지만 그 아픔과 사정을 꼭 내가 불행해져가면서까지 돌봐주고 사랑해줘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생 남 위해서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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