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70th prescription

Y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우리는 이십대 후반 동갑내기 커플로 약 반년 정도 교제를 계속하고 있지요. 그에게 저는 첫사랑이고, 그는 저에게 다 맞춰주지요. 그는 착하고 순둥이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보기 드물다 평가를 받죠. 

그런데, 저는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지금까지 남자에게 상처를 많이 받아, 남자에게 신뢰가 없었는데도, 그는 저를 감싸안아주지요. 그런 그가 고마웠지만, 저는 그의 부족한 점 때문에 좋아할 수 없어요. 대화할 때는 말이 잘 통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주로 얘기하고 그가 듣죠. 때로는 통화가 지겹고 귀찮기도 해요. 그래서, 저는 몇번이나 헤어지자고도 했죠. 성의없게 전화로 헤어지자 했어요. 직접 만날 정도로 예의를 갖추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가끔 이 관계가 너무 귀찮아요. 무슨 계기라도 있었으면 해요. 그와의 스킨쉽도 내키지 않죠. 당연히 키스도 섹스도 싫어요. 

그러나, 그가 저에게 선물을 사주고, 시간이 남을 때 같이 놀 수 있고, 딱히 새롭게 만날 남자도 없다는 점에서, 저는 이 연애를 지속하는 것 같아요. 

저는 오래 고민한 끝에 혼자 있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사랑 타령도 지겨워요. 그가 저에게 사랑한다 말하는 것도 신기하기만 하죠. 그는 착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제가 바뀌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헤어지는 게 좋을까요?




Y님, 닥터 엘입니다.

Y님 역시 이미 답을 가지고 방문을 해주셨군요. Y님이 그와 헤어지지 못하는 단 한가지 이유는, 타인에게 거절당하는 좌절을 안겨주는 죄책감을 피하고 싶어서입니다. 하지만, 마음에도 없는 만남을 계속하며, 그의 애정과 선물과 그의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충분히 죄책감을 가져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자신에게 더 좋은 만남과 사랑에 대한 연구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해야 할 권리를 박탈해버린 일을 반성하셔야 하지요.

Y님, 제가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이 단어는 실제로 부정적인 단어가 아니랍니다. 이 단어는, '나의 진정한 욕구'라는 말로 대체되어야 할 것입니다. 원하는 것을 하지 않는 것을 탓하란 이야기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하라는 충고랍니다. 그러니까, 이 단어를 마음의 짐으로 생각하지는 마세요. 반성할 시간에 앞으로 나가세요. 그게, Y님이 스스로에게 선물해주어야 하는 것들이랍니다.

그리고, Y님의 나이는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기에 전혀 늦은 나이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안심하고 그와 헤어지세요.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그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도 자신에게 애정을 돌려줄 사람과 사랑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의 행복추구권을 빼앗지 마세요. 그 자리를 얼른 내려오시기 바랍니다.

되도록 이별은 만나서 고마웠다고, 정식으로 정중하게 말로 전하는 것이 좋겠지요. 그가 납득할 수 있도록, Y님은 자신의 행복을 찾아서 떠나겠다고, 우리는 맞지 않는다고,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이 말을 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하세요. 진심을 전하면, 그도 받아들이리라 생각합니다.

Y님, 연애에 지쳤을 때는 혼자서 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충분히 쉬시고, 내가 더 매력적이고 멋진 여자가 될 준비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 그 때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세요. 분명히 그 때 만나는 인연은 더 좋은 인연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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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2009/05/26 18:40 | LOVE&MEMORY(201st~)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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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르프네 at 2009/05/26 18:58
재충전의 시기가 필요하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역시, 재충전....
Commented by at 2009/05/27 03:39
쉬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것 같아요.
Commented at 2009/05/26 22: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5/27 03:41
... 사랑이 오면 사랑이 가기도 하고. 그렇다고 정리합시다. 천천히 시간을 보내시고, 또 삶의 에너지를 모아서, 새로운 인연도 만나게 되시길 바랄게요. :)
Commented by S_he at 2009/05/26 23:56
아... 저랑 비슷한 상황..
전 집행유예 중_
Commented by at 2009/05/27 03:41
음... 용기를 내서 정리하실 수 있기를!
Commented at 2009/05/27 20: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5/27 22:27
좋은 인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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