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10th prescription

J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30대의 여성이고, 그간 바람피는 남자를 만나 고생하다 가까스로 끝을 낸 연애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다시는 이런 연애 안할 거라 다짐하며 시간을 충분히 보냈죠. 그리고 다시 한 남자에게 프로포즈를 받고, 사랑하게 되었어요. 우리는 일년 정도 잘 지냈죠. 

그러다, 한번 심하게 싸운 뒤, 그는 저를 피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이대로 끝낼 수 없다 생각해서 다시 시작하자고 했죠. 그런데, 우리는 그 후로 자주 삐걱거렸어요. 서로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잦아졌죠. 힘든 제 마음을 전했지만, 그는 여전히 연락이 없어요. 저는 제 지난 연애의 악몽을 다시 보는 것 같습니다. 지금 그가 하는 행동은, 늘 나를 배신했던 그 남자와 닮아있어요. 

제 연애는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은 거죠? 그를 그냥 내버려둬야 하나요, 아니면, 만나서 다시 한번 결론을 내야 하나요?
  








J님, 닥터 엘입니다.

모든 연인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그 진지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연애는 한결같고, 어떤 연애는 후반부부터 꼬리로  치닫기까지 그 흔적조차 희미하지요. 안타깝게도, 기승전결 뚜렷하고, 제대로 된 이별까지 발자국 남기며 뚜벅뚜벅 걸어가는 연애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여자들이, 그렇게도 분통터져가며, 황당해하며, 눈물을 씹으며 이별을 맞이하는 거랍니다. 사랑했던 만큼, 함께 시간을 보낸만큼, 똑같이 그 무게를 나누어지면 좋으련만. 연애에 있어서 자신의 몫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많고도 많습니다. J님이 무엇인가를 잘못해서 그런 남자와 만난 것은 아닙니다. 80%(상징적인 의미의 숫자입니다)의 남자들이 연애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남자지요. 그러나, 연애에 뛰어드는 것은 나머지 20%의 남자들과 똑같은 비율로 뛰어듭니다. 그리고, 감당을 못하는 거죠. 흔들흔들, 좌충우돌, 대충대충. 그리고, 스르르. 저도 숱하게 겪었던 남자들이랍니다.

서른을 넘기면, 연애도 할만큼 했고, 남자도 알만큼 알고, 사랑에 목숨 걸 일 많지 않다는 것도 이해하게 되지요. 그런데도, 사람은 사랑을 해야 살 수 있죠. 결혼을 하든, 비혼을 택하든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이번이 마지막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많은 것을 참고 인내하며, 일어서야 할 시간을 늦추고는 해요. 아마도, J님이 그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생각보다 오래되었을 지도 몰라요. 그는 자신이 이 연애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기 시작했고, J님은 뒤늦게야 그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러나, 지금 J님이 그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정말로 좋은 신호랍니다. J님은 덕분에, 더 빨리 다음 연애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제, 자리를 털고 일어섭시다.

가장 좋은 이별은 그동안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만나면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죠. 만약, 그와 만나서 성의있게 정리하는 수고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도 그랬으니까 굳이 예의를 갖출 의무는 없어요. 간단하게 J님의 이별 선언만 전하세요. 그간의 시간 고마웠고, 앞으로도 늘 행복하라고 말이죠.

그리고, J님은 혼자서 해야할 일이 있지요. 그와 연애하며 즐거웠던 것만 파일링하고, 힘들고 싫었고 참아야했고 맞지 않았던 것은 버리는 일이에요. 모든 연애는 교훈을 남기지요. 내가 꼭 기억해야 할 메세지가 있다면, 기록해 놓기도 해요. 그리고, 나의 사랑관, 연애관을 다시 재정비해요. 마음이 진정되면, 그 때는 내가 삼십대라는 위기의식을 버리고, 더욱 소중한 마음으로 천천히 사람을 찾아요. 인연은 넘칠 필요도 없죠. 진짜 사랑은 한번으로 족해요. 그러니까, 한 사람, 한 사람, 차례 차례, 인연을 찾아나가면 되는 거랍니다.

저는 J님이 자신의 연애를 패턴화하지 않았으면 해요. 보통 여자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죠. 내가 또 이런 선택을 하고 말았구나, 생각이 들면 언제라도 되돌아가면 돼요. 연애는 결혼이 아니고, 사랑 역시 의무가 아니잖아요.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연애를 하고, 언제라도 자신의 연애관을 되짚고 바꾸고 변화시킬 권리도 있지요. 그러니까, 난 왜 이럴까, 고민 마세요. 원래 연애라는 것이 수많은 오류를 거치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에요. 그래야만, 나의 진짜 사랑이 더욱 빛날 수 있을 테니까요. 아팠던 만큼, 한걸음 더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잊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by | 2009/06/28 01:21 | LOVE&MEMORY(301st~)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LUVnLUV.egloos.com/tb/192241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유우롱 at 2009/06/29 01:49
"모든 연애는 교훈을 남기지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동감해요
어떠한 연애든 간에 저를 성장시킨다고 굳게 믿으렵니다..
Commented by at 2009/06/29 14:04
저도 굳게 믿습니다! ^^
Commented by 진사야 at 2009/06/29 11:40
'모든 연애는 교훈을 남긴다' 참 적절한 말 같습니다 :)
사람이 성장하듯 연애관도 성장하는 법이겠지요.
Commented by at 2009/06/29 14:04
넵! 사람은 언제라도 쑥쑥 클 수 있습니다!
Commented at 2009/07/06 22:1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7/07 14:23
... 용기를 가지고, 문제와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