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12th prescription

L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제가 잘 해주지 못 했고, 늘 의지했고, 힘들게 했었던 여자친구와 헤어졌어요. 그녀는 사실 전에도 세 번이나 저에게 기회를 주었죠. 헤어지자는 그녀의 말에 이번에는 꼭 변하겠다고 하며, 그녀를 붙잡았어요. 그런데, 이번의 이별은 정말로 헤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매달렸지만, 그녀는 저를 다시 받아주지 않아요. 그녀는 제가 변한다는 말을 믿을 수 없대요. 친구들조차, 그녀가 이제 드디어 모래구덩이에서 빠나갔다고 할 정도죠. 제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는 잘 알아요. 그런데, 이별 후를 버티는 것이 너무나 힘듭니다.





L님, 닥터 엘입니다.

그녀는 예전에도 L님에게 기회를 주었지요. 아무리 운명으로 맺어진 연인이라도, 상대가 나를 고통스럽게 하면 오래 버티기 힘듭니다. 그녀는 같은 이유로 이별하고자 했고, L님에게 기회를 주었지만, 결국 L님은 변하지 못하셨지요. 사람은 쉽게 변하기 힘들고, 연애 스타일도 참으로 변하기 힘듭니다. 
 
그녀가 기대하는 L님의 모습은, 좀더 어른스럽고, 혼자서도 당당하고, 힘든 일이 생겨도 이겨낼 수 있는 모습이었을 거에요. 그러나 L님은, 어린 그녀에게 늘 기대었고 그녀를 보듬어주지 못했지요. 그녀가 아무리 L님을 사랑한들, 사랑해서 행복해야 하는데, 사랑해서 고통스럽다면, 그 연애를 지속할 이유를 찾지 못할 거에요. 저 역시, L님이 아니라, 그녀가 저에게 상담 메일을 보냈다면, 상대가 더 어른이 될 때까지 완벽하게 연을 끊고, 그가 혼자 성장할 수 기회를 주라고 했을 거에요

헤어지고 나서도 L님은 그녀의 입장과 생각, 결정을 존중하지 않고 계속 매달렸죠. 오로지 자신의 고통을 벗어나고자,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그저 돌진하셨어요. 만약 L님이 그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를 원한다면, 매달려서는 절대 안됩니다. L님이 정말로 어른이 되어서, 그녀가 욕심나게 하는 남자가 되셔야죠. 그래서, 그녀가 오히려 매달려서, 다시 만나자고 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 매달려서 일시적으로 관계를 회복한다고 한들, 근본적인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두 분의 연애는 계속 위태위태할 거에요. 
 
멋진 남자가 되세요. 그녀를 완전히 잊은 것처럼, 훌륭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세우고, 이루어가는 사람이 되세요. 그녀에게 새로운 인연이 생기면 축복해주세요. 그녀도 행복한 즐거운 연애할 권리가 있죠. 만약 두 분이 정말로 인연이면, 그녀는 나중에라도 L님이 준비가 되었을 때 돌아오겠죠. L님이 굳이 그녀에게 이런 변화를 증명해보일 필요 없어요. 한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고, 반년, 일년이 지나고 나면, L님은 자신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스스로 더 잘 알겠죠. 주변에서도, 이제 너는 예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다... 이렇게 증명해주겠죠. 그녀가 땅을 치고 후회하겠다, 대신 말해줄 거에요. 
 
그녀의 모든 흔적을 지우세요. 그녀의 연락에게 절대로 연락 마세요. 그저 묵묵히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가세요. 시간이 지나면 상실감은 반드시 사라지게 되어있어요. 자신의 고통과 슬픔을 담담하게 마주하세요. 시간이 점점 그 괴로움을 옅게 해줄 거에요. 시간의 힘을 믿어요. 그리고, 자신의 연애관, 자신의 사랑관을 변화할 에너지를 모아요. 앞으로의 연인에게, 어떻게 대하고 어떤 생각으로 행동해야할 지, 어떤 말들을 전해야 할 지... 노트에 기록하고 정리해보세요. 다른 훌륭한 남자들을 관찰해보세요. 본받으려고 노력해보세요. 머리 속에 이상적인 남자의 모습이 항상 있어야 해요. 막연히 멋진 남자, 라는 구호만으로는, L님은 어떤 변화도 맞이할 수 없어요. 늘 꿈꾸세요. 늘 이상의 모습을 향해 도전하세요. 
 
만약 그녀가 이렇게 고통스러워 하는 L님의 이런 모습을 보면, 더 힘들 거에요. 그녀가 반해야 할 남자가 L님이 아닌가요? 그녀가 다시 욕심내고 갖고 싶어해야 하는 남자가 L님이 아닌가요? L님이 더 멋진 남자가 되지 않고 지금 이대로라면, 그녀는 헤어진 걸 정말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거에요.
 
정말로 그녀를 원하나요? 아니면, 그저 예쁘고 몸매좋고 늘 날 돌봐주는 여자친구를 원하나요? 어느 쪽인지도 늘 고민해보세요. 

두 분은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았죠. 후회한다면 반성하고 달라지세요. 어른이 되세요. 방법을 모르면, 주변에 물어보세요. 만약 L님이 그녀를 다시 원한다면, 의지하는 것, 외로움 타는 것, 그녀를 힘들게 한 것, 여자친구에게 잘 못하기로 유명했던 것... 모든 과거의 모습이 완벽하게 지워져야 해요. 오히려, 주변에서 넌 이제 그녀를 만날 준비가 되었어, 라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달라져야 해요. 
 
L님의 사랑은 그녀를 힘들게 했죠. 행복하지 않은 연애는, 언제라도 중단할 권리가 있어요. 그녀에게도, L님에게도. 그러니까, 그녀가 정말로 행복하길 원하고, 그녀를 사랑한다면, 지금은 어떤 미련도 남기지 말고,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세요. 어떤 여지도 남기지 마세요. 오히려, 연락하지 마라, 내가 준비가 되면 연락하겠다, 좋은 남자 있으면 얼마든지 만나라, 하고 말할 수 있는 남자가 되어야 해요. 

그녀의 주변 사람들과도 완전히 연락을 끊어요. L님은 자신의 이별도 그간 연애의 트러블도, 주변사람에게 의지하며 버텨왔죠. 지금 L님의 모습은, 그녀의 입장에서 볼 때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온전하게 홀로 서세요. 자신을 추스리고, 오히려 그녀를 챙길 수 있을 정도로 되어야 해요. 지금은 L님은 그녀를 걱정할 때가 아니에요. 다 버리고, 그리고 다시 태어나세요. 
 
사실, 저는 L님의 메일을, 그녀의 입장에서 읽었어요. 내가 만약 그녀라면, 나의 헤어진 남자친구가 지금 이런 상황이라는 걸 안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지금 L님은, 절대로 그녀가 갖고 싶은 남자가 아니에요. 그건 본인도 잘 아시겠지요? 그녀는 어떤 남자친구를 원할까요? 자신의 일은 혼자서도 잘 처리하고, 오히려 그녀가 힘들 때 안아줄 수 있는 어른스러운 남자 아닐까요? 아마도 정답은 L님이 더 잘 아시겠지요. 
 
L님은, 저에게 메일을 쓰시면서, 상황을 전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셨지요. 구체적인 에피소드나 후회하는 일에 대한 문제점은 상세히 기술하지 않으셨지만, L님처럼 어른이 되기를 계속해서 미루는 남자들은 굉장히 많아요. 여자가 지쳐서 떠나면,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려고 하죠. 그러나, 힘든 이별을 겪고도 같은 잘못과 실수를 계속하는 경우도 많아요. 사람이 변한다는 건, 다시 태어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니까요. L님은 스스로를 믿고 있나요? 사람들의 인식, 특히 나를 한번 겪은 사람은 나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않아요. 그러니까, 몇번이라도 몇백번이라도 각오하세요. 분명히 수차례 실수하고 되돌아가겠죠. 그러나, 그 때마다 나를 다잡아요.
 
그녀에게 다시 연락을 할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인가 하는 것은 스스로가 알게 될 거에요. 어쩌면, 영영 그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죠.
그러나, 노력한만큼, L님은 좀더 발전하고 어른이 된 자신과 만나게 될 거에요. 그것이 바로, L님과 함께 힘든 연애를 이겨냈던 그녀의 마지막 선물인 셈이지요.
 
지금은 온전하게 자신과의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자신이 왜 괴로운지 생각해보세요. 그녀에게 거부당해서 그렇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녀처럼 모든 것을 다 받아주는 여자가 없어져서 그런 건가요? L님이 괴로워해야하는 이유는, 자신이 생각보다 더 빨리 어른이 되지 못하는 것 뿐이에요. 자신의 사랑이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해야할 뿐이에요. 이별은 오히려 L님을 향한 소중한 시간이 될 거에요. 그녀가 L님에게 준 선물이라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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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2009/07/01 18:56 | LOVE&MEMORY(301st~)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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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7/01 23:1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7/01 23:49
다들 자기 일이 아닌가 하시는군요. 남친에게 기회를 여러번 주는 인내심 강한 여자들이 많은 것 같죠. ㅠㅅㅠ
Commented by 키즈나 at 2009/07/01 23:26
아...제 전남자친구가 쓴 줄...다행이 L님이 아니에요 그사람은...휴
Commented by at 2009/07/01 23:50
ㅠㅅㅠ 키즈나님도 여러 번 용서하셨나 보군요.
Commented by MrCrazyani at 2009/07/02 02:35
ㅠ_ㅠ 전 비록 제가 먼저 이별을 통보했지만... 그럼에도 이별 후에 저 자신을 돌아보고 고쳐야 할 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됐죠. 안타깝게도, 항상 자기 자신을 객관화시켜서 돌아보는 건 이별 후에 가능한 것 같아요. 아무튼 자기 자신을 객관화시켜서 돌아볼 기회가 온 것이니까, 이 기회에 나 자신의 모습을 꼭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내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지, 그 사람이 다시 오든 새로운 사람을 만나든 어떻게 사랑하고 연애해야 할 지 알 수 있을 거예요.
Commented by at 2009/07/02 13:20
이후에라도 돌아볼 수 있다면 그것이 성장이겠지요. ^^
Commented by 기다려요 at 2009/07/04 15:05
L입니다.. 여자의 입장을 알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가끔 네 생각이 나면 눈물이 흘러..', '오늘도 몇번씩 네생각에 눈물이 났어' 라는
말이 제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말입니다..
전 2달째.. 하루종일 생각이 납니다.. 아침에 눈을뜨면 괴로움에 한시간이상 몸부림치고.. 회사에서도 일하다 말고 눈물이 너무 나서 눈치껏 화장실로 가고.. 2달이 지나도 왼쪽가슴이 너무 아파서 움켜지고..

혼자만의 변명일 지는 모르지만.. 저는 4년의 연애기간동안 단 한순간도 여친에 대한 마음이 식은적없습니다.. 제가 잘해주지 못했다는 점 인정해요.. 사랑이 식어서 소홀해졌다? ... 이건 절대 아닙니다..

왜다들 이렇게 헤어졌다고 하면.. 내 사랑의 깊이와 진실함은 아무도 신경안쓰는 걸까요.. 엘님 말씀대로. 이렇게 사랑만 가지고 운운하는 저는 어른이 되길 거부하는 피터펜 증후군이라서 그럴까요..
저는 4년동안 그녀와 연애할때도 그랬고.. 지금 이순간도 그렇고 앞으로도 제 마음 다해서 사랑하는 모습 잃고 싶지 않아요..

저의 늦깍이 첫연예.. 여자의 심리도 모르고 나도 제대로 몰랐던 것.. 이게미치도록 억울하고 원망스럽습니다..

연예하면 바람 피우지만 자기 여자한테는 너무 잘하고 챙겨주던 사람들이 결혼 잘해서 행복하게 사는거 보면..
요새 정말 미치도록 억울합니다. 나 좋다던 딴 여자들 무시하면서.. 친구들 룸쌀롱갈때도.. 혼자 나와서 집으로 향하던 저는 왜 이렇게 초라하게 남겨졌지요....?

정말 남들이 다 부러워 할 정도로 자신감있고 행복하게 살던 제가.. 죽고싶다는 생각에 하루를 보내고..

다들 저에게 이제 끝이라고 떠난 여자는 안돌아 온다고.. 더 좋은 여자 만날수 있다고..

아아.. 두달 내내 친구들의 이런 조언 듣지만..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수많은 시인들이.. 작가들이 말하던 사랑이.. 어떻게 그래요..
Commented by at 2009/07/04 15:44
사랑이니까 변하는 거고, 그래서 항상 그 순간에 충실해야 한답니다. 그녀를 그토록 사랑했다면, 그 시간에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하고, 추억을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녀를 아직도 사랑한다면, 그녀에게 좀더 시간을 주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시간을 주어야지요. 그녀를 잃어버린 상실감에 우는 일은 이제 관두고 일어서세요. 누가 봐도 탐나는, 그녀가 봐도 탐나는, 그런 멋진 남자가 되어서 일어서셔야지요. 두 분이 두 번째의 기회를 맞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지도 몰라요. 그녀가 언젠가 돌아왔을 땐, 마음놓고 그녀가 기댈 수 있는 남자가 되어있어야만 해요. 지금 변하지 않으면, 더이상 기회는 없지요. 그녀를 다시 만날 날을 앞당기려면, 슬픔과 좌절에 낭비하는 시간은 적을 수록 좋을 거에요.

그리고, 바람피면서도 여자친구한테 잘해서 결혼해서 행복한 커플들을 부러워하지 마세요. 4년 간 그녀를 충실하고 사랑하고 사랑받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세요. 그녀가 고통을 참으면서도, L님의 행복을 위해서 계속 버티어줬다면, L님은 변하겠다는 생각을 했을까요? 그녀는 과연 L님 곁에서 행복할까요?

누구도 L님 사랑의 진실함을 의심하지는 않았지요. 지금 이렇게 상실감에 고통스러워할만큼 깊이 사랑했던 자신을 칭찬하고 대견하다고 안아주고 달래주어요. L님은 그동안 행복했잖아요. 지금은 그동안 그녀가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것을 아파하셔야 할 시간이에요.

처음 하는 사랑, 누구라도 서투를 수 있지요. 그러나, 사랑하고 연애하면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싫어도 어른이 되어야만 해요. 내 행복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행복도 똑같이 중요하지요. 이제부터는 방법을 고민해 보아요. 내 여자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남자가 되도록 노력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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