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01일
314th prescription
N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영화연출을 전공하고 있어요. 연기과의 한 남자아이를 좋아하게 되었죠. 그와 일할 뻔 했는데, 결국 인연이 닿지 않았었어요.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저는 그가 생각이 났어요. 보고 싶었죠. 전 제 감정을 누르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그와 함께 식사를 했어요. 그는 배우와 연출자의 관계인 것으로만 생각하는 건지도 몰라요. 그 후에도 식사를 하자고 연락을 했는데, 그가 바빴고 결국 왜 자신과 밥을 먹어야 먹고 싶냐고 물었죠. 저는 잘 생각하다가, 친해지고 싶어서 그렇다고 대답했어요. 그 친구는 솔직하게도 조금 부담이 된다고 답을 주었죠. 저는 부담스러워 말고 편하게 생각했으면 한다고 했지만, 그는 그 후로 답이 없어요. 네, 저도 알아요. 완곡한 거절의 뜻이라는 걸.
그에게는 이렇게 호감을 갖고 접근하는 여자들이 많았을 지도 몰라요. 저는 연애가 어렵고, 너무 진지하죠. 제가 제 감정에 진지한 건 제 신념이랍니다.
자신의 마음에 끝까지 충실한 것이 맞는 걸까요? 노홍철과 장윤정의 경우도, 한 사람의 꾸준하고 진실한 마음이 뒤늦게 전해진 경우잖아요. 그는 저에게 관심이 없을까요? 저를 몰라서 관심이 안 생기는 걸 지도 몰라요. 더 도전해야 할 지, 포기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도와주세요!
N님, 닥터 엘입니다.
완곡한 거절의 말 앞에 쉽게 물러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죠. 그것은 성별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아요. 남자라도, 여자라도, 자신의 원하는 상대를 가질 때까지 맹렬하게 추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N님이 어떤 분이신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N님은 적어도 장난스럽게 호감과 여지를 흘리는 사람은 아니죠. 저는 N님처럼 진지한 사람이 좋습니다. 그런 태도가 좋은 연애를 이끈다고, 저는 믿고 있거든요.
사실 예술적인 영감을 함께 나누어야 하는 분야에서는, 각자의 파트에 값하는 위치에 얽매여 관계가 고정되기도 해요. 하지만, 다행히도 연출자와 배우의 관계는 언제나 사랑해야만 서로를 빛낼 수 있는 관계죠. 상하관계는 아니지요. 두 관계는 어쩔 수 없이 공생해야 하고 이해해야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관계죠. 연애관계와도 똑같아요. 그래서, 영화계에서는 그렇게도 많은 연인들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는 N님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욕망은 없어보여요. N님은 그에게 자신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더 가지고 싶어하시죠. 만약, 개인적인 요청이 거절당했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방법은 두가지일 거에요.
1. 그를 주인공으로 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그와 함께 일하며 나의 개인적인 매력을 더 보여준다. 그가 나에게 답을 줄 시간은, 아주뒤로 유보되는 셈이죠.
2. 그에게 마지막으로 진심을 전한다. "나는 네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좀더 데이트를 해보는 건 어떻겠는가." 정면승부해서 NO라는 대답을 받는다면, 오히려 포기가 쉬울 지도 모르죠.
N님은 어떤 선택을 하고 싶으신가요? 이도저도 아니라면, 그의 완곡한 거절의 말을 NO로 인정하고, 내 마음을 종이접듯 차곡차곡 접어버리는 일이죠. N님의 지금 그 마음이 어떤 답을 찾아낼 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힘들어도 내 마음 깊은 곳의 욕망과 마주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답은 절대 알 수 없지요. 막연한 연애욕인지, 꼭 그 아이여야만 하는지, 그의 외모에 끌리는지, 거절에 대한 반발로 애정이 더 불타오르는 건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인지, 작품에 대한 욕심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처방전을 드리고 보니, 수사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군요.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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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7/01 19:43 | LOVE&MEMORY(301st~)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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