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28일
340th prescription
N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20대 후반의 여성이고, 몸만 원하는 남자들에게 질린 상태죠. 얼마 전 누군가 저에게 첫경험이 언제냐 물었고, 저는 아직 제가 첫경험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 때 다가온 한 남자. 그는 적극적으로 다가왔고, 비싼 음식을 사주고, 저의 환심을 샀고, 열심히 구애했죠. 물론 스킨쉽에도 적극적이라 틈만 나면 저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려했죠. 제가 경험이 없어 조심스럽다고 했더니, 오히려 자신에게 맡기라더군요. 그러나 결국 그는 '넌 나에게 과분한 여자야'라는 말과 함께 사라졌죠. 그는 제 몸이 목적이었을 뿐이었어요. 무척 화가 났었어요.
그러다, 저는 제가 여자로서 매력이 있나 궁금해졌죠. 오래 전에 저한테 거절당하고 연락이 안되는 한 친구에게 연락했어요. 만나고 보니 둘다 아픔을 안고 살아온 것이 비슷하더군요. 안타깝게도 그는 연인이 있었어요. 만취한 어느날 드디어 모텔에 갔죠. 그러나, 저는 결국 그에게 저의 몸을 허락할 수는 없더군요. 그에게는 우리가 인연이 아닌 것 같다고, 여친에게 충실하라고 했죠. 감정적인 그는 눈물을 보이더군요. 그는 솔직하게, 예전에 좋아했던 저에게 연락이 와서 어떻게 한번 분위기 잡아 자고 싶은 생각이었다고 털어놓더군요. 그러나, 지금은 서로가 비슷하다는 걸 알고 안아주고 싶었대요. 그는 여친을 정리하고 왔다했죠.
그렇게 우리는 함께 밤을 보내고, 연인이 되었어요. 저는 그에게 많은 것을 해주고 싶었고, 그가 지난 연애를 정리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죠. 그는 술을 마시고 애정 고백을 하기도 했죠. 그러다, 그는 어느날,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둥, 머리가 아프다는 둥, 이제는 날 봐도 설레이지 않는다고, 이것이 사랑인 것 같지 않다고 하더군요. 미안하대요. 우리는 당분간 연락을 않기로 했죠.
그러다 저는 집안에 힘든 일이 있어, 저도 모르게 그에게 연락을 했고, 그는 자신도 힘든 상황이래요. 미안하대요. 저는 마지막으로 그를 만나, 모든 걸을 정리하고 너는 너만의 행복한 사랑을 하라고 했죠. 그랬는데...
그가 그날 이후부터 다시 연인처럼 행동하기 시작하네요. 마음껏 애정표현도 해요. 그는 이제서야 저를 사랑한대요. 밤새 전화와 문자를 하죠.
저는 그를 다 믿지는 못해요. 관게를 가질 때도 사랑한다고, 고 하지 않죠. 그러던 그가 어느날은 갑자기 사랑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눈물이 났어요. 그의 말이 거짓이라도 저는 또 다시 속고 싶어요. 이제는 늘 그를 생각하게 되었죠. 저는 그저 사랑하는 만큼 사랑받고 싶은데, 안심이 되지 않고 두렵죠.
N님, 닥터 엘입니다.
N님은 그의 여자친구입니까? 아니면, 두 분은 그저 캐주얼하게 파트너쉽으로 만나고 있는 건가요? 그 남자는 확실하게 여자친구와는 헤어진 것입니까? 그는 사생활이 잘 파악이 되는 남자인가요? 그는 술을 마시지 않고도 늘 변함없는 애정으로 나를 바라보나요? 그가 또 사랑이 무엇인지 머리가 아프다고 할 가능성은 없나요? 그가 말하는 사랑은 무엇인가요? 그는 연애의 비젼을 가지고 있나요?
사실 저는 그 남자가 좋은 남자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여친이 있어도 옛 여자의 연락에 나오는 남자이고, 사랑하지 않아도 섹스를 할 수 있다 생각하는 남자이고, 여친을 두고도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는 남자이고, 거절당할 때야 말로 정복욕에 불타는 남자고, 감정적이어서 새벽이라도 상관없이 술마시고 애정표현을 남발하는 남자죠.
N님은 그를 신뢰하나요? 신뢰한다면 그의 어떤 행동과 말 때문에 신뢰하나요? 만약 신뢰할 수 없다면, 그의 어떤 행동과 말 때문에 신뢰할 수 없나요?
N님, 연애의 시작은 무엇이어도 상관없어요. 그러나, 사랑받기 위해 아무나하고 사랑할 수는 없는 거랍니다. 그와 진지한 관계를 시작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그의 본질을 보도록 해보세요. 그와 섹스를 하기 전에, 그가 말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먼저 알도록 해보세요. 그와 술을 마시기 전에 차를 마시며 그의 내면과 가치관과 그의 일상을 충분히 질문해보세요. N님을 괴롭히는 한톨의 의구심이라도 남아있다면, N님은 그 작은 균열 때문에 커다랗게 흔들릴 거에요. 그의 밑바닥을 들여다보세요. 단지 나와 같은 상처가 있다고, 두 사람이 동류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상처 때문에 나를 더 흔들고 나를 고통스럽게 할 수도 있죠.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다고들 하지요. 두 분에게 많은 기회가 없었다면 두 분은 몇배로 노력해야 해요. 그렇다면, 적어도 둘 중 하나는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나무와 같아야 하죠. N님부터 이렇게 흔들리면서, 상대가 어떤 진심을 갖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면, 그 연애는 근본에서부터 불안정한 거에요. N님은 상대에게 무엇인가 정답이 있기를 바라죠. 그러나, 연애의 정답은 그 남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만약 N님이 진짜 연애를 하고,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자신과 상대방이 얼마나 서로에게 진실할 수 있나를 알아보아야 해요. 여느 연인들처럼 해야할 일을 겉으로만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 데이트를 하고 진짜 대화를 하고 마음의 퍼즐을 맞춰보아야 하죠. 그 때까지는 스킨쉽도, 섹스도, 사랑한다는 말도, 뒤로 미루어놓으세요. 그리고, 두 사람의 힘으로 사랑을 만들어나가는 거에요.
노력해봅시다. 두 사람이 궁극적으로 서로 맞을 수도, 맞지 않을 수도 있죠. 그 때까지는 신중하셔야 할 거에요. 뭔지도 모르고, 그저 흐름에 맡겨야 하는 흐름도 분명히 있어요. 내가 여자로서 존재가치가 있나, 하는 물음이 해결되어야 할 때는 그렇죠. 그러나, N님은 지금 그런 선은 이미 넘어섰잖아요. 그는 N님을 욕심내고 있어요. 그렇다면 인간적으로 서로에게 가치가 있나, 서로에게 잘 맞나를 확인할 때이죠.
처음이라고 너무 두려워하고 떨지는 마세요. 당연히 시행착오도 겪고, 실패도 겪고, 상처도 입어야 해요. 그것이 연애죠. 그걸 피하고서는 어떤 것도 얻지 못한답니다. 인생은 행과 불행을 똑같이 안고 흘러가는 것이니까요. 외롭고 어렵고 두려울 때는, 자신의 마음에서 어떤 파고가 이는지 혼자서 조용히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상대에게 질문을 하고, 또 다시 자신의 마음에 비추어보아요. 이 방법만이, 느리지만 가장 정확하게 자신이 원하는 연애를 하는 방법이에요.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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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7/28 01:51 | LOVE&MEMORY(301st~)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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