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49th prescription

W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오래 전 우리는 연애했어요. 그가 입대를 하고 제대하기 직전에 헤어졌어요. 저는 그에게 몇개월이나 매달렸죠. 그는 저를 상처주고 단념시키기 위해  강간하다시피 제 몸에 상처를 주었어요. 저는 그 일을 기점으로 그와 헤어졌었죠. 그러다, 굉장히 로맨틱한 다른 남자를 만났어요. 그러나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인격장애가 있었고 저에게 정신적인 학대를 가했죠. 저는 새 남친과도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무렵, 헤어졌던 전 남자친구를 우연히 마주쳤어요. 그날부터 전 남친은 다시 만나자고 미친듯이 매달렸죠. 이제 다시 만나면 정말로 저를 사랑해주겠다 했어요. 저를 가운데 두고, 전 남친과 새 남친은 심하게 싸웠고, 결국 그것이 폭력사건으로 번져 새 남친이 감옥으로 가는 것으로 사건은 종결되었어요. 저와 전 남친은 다시 만날 수 없었죠. 

그러다, 시간이 흘렀고 저의 짧은 다른 연애들 역시 실패로 끝났어요. 그런데 우연히도 전 남친과 또 마주치게 되었죠. 그가 다시 저에게 고백했고, 우리는 사귀게 되었어요. 저는 상처를 보듬으며 사랑하고 싶었고, 사랑받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는 지금 공부를 마치면 한국을 떠나 몇년이나 외국에 있어야 한대요. 그는 현실적인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늘 저에게 불만만 있죠. 우리는 말 한마디로도 마음을 다치고 싸우고, 전혀 서로를 배려하지 못하고 있어요. 우리는 연애할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그는 미칠 듯이 바쁘고, 저 역시 바쁘죠. 저는 이제 화가 나다 못해 체념한 상태에요. 심지어 제가 헤어지자고 하면 그는 저를 다시 잡아요.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문제 해결은 아무 것도 되지 않고, 그 역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아요. 그는 오히려 저에게 즐겁게 해달라고 부탁해요. 저 때문에 노력할 수조차 없대요. 제가 무엇인가 질문을 해도, 그는 제대로 대답을 못하지요.














W님, 닥터 엘입니다.

몇번이나 두 분은 어긋나셨군요. 제가 볼 때, 그 남자는 다시 사랑할 수 없는 남자인 것 같아요. 영원히 과거에 얽매여있죠. 익숙한 편안한 여자가 아니면, 속내를 드러내지도 화를 내지도 못하죠. 그래서, 늘 같은 여자에게 되돌아와요. 물론, 그녀를 지킬 각오도 의지도 없으면서요. 두 분은 어릴 때 만나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죠. 그러나, 이제는 둘 다 어른이 되어야 해요. 더이상 과거의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며 시간을 낭비할 순 없어요. 두 사람은 친하고 익숙하고, 그것 때문에 반복해서 상처줄 수 밖에 없어요. 그는 W님이 반복해서 받아줄 것을 알기 때문에, 공허한 약속을 되풀이하죠. 그러나, 그에게도 W님에게도 사랑은 아직 도달하지 못한 곳이에요. W님은 사랑받고 싶지요. 그러나 그는 W님에게 그 사랑을 줄 수 없어요. W님은 사랑하고 싶지요. 그러나 그는 W님의 사랑을 받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요. 반복해서 만나고 헤어진다고 해서 두 사람이 운명인 것은 아니에요. 그저 익숙해서 또다시 자신의 얼굴에 생채기를 내는 그런 습관같은 연애. 제대로 된 끝도 시작도 없는 인연. 그곳에서 제대로 된 사랑을 꽃피우려면, 둘 중 하나는 부처님이 되어야하겠죠. 그러나, 그렇게 어렵고도 험난한 고개를 넘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던가요. 사랑은 서로를 향한 지향만으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그래서 차곡차곡 시간이라는 벽돌을 쌓아가며 완성해나가는 것이 아니던가요. 그런데 두 분은 영원히 닿을 수 없는 거울 속 세계와 바깥 세계처럼, 서로를 비추기만 해요. 손을 내밀어도 닿지 못하고, 바라보고 있어도 서로가 보이지 않지요. W님도 그도 마이너스의 상황이죠. 서로가 똑같다는 걸 알면서도 밀어내야만 하죠. 두 분, 정말로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건가요?

W님이 그에게 가지는 감정은 자기 연민에 다르지 않는 것 같아요. 그의 상처 역시 W님의 상처니까요. 하지만, 건강한 사랑은 이러한 연민에서 싹트는 것은 아닐 거에요. 만약 W님이 마음을 놓고 그에게 다정할 수 있으려면, W님이 먼저 풍요롭고 평화로워져야 하죠. 반대로, 그는 자신의 일상에서 이미 평화롭고 행복해서, W님을 안아줄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두 분은 어느 쪽도 행복하지 않은 연인들이죠. 연애하면서 연애를 고민할 수 없는데, 왜 연애하나요?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사랑할 수 없는데, 왜 사랑하려고 하시나요?

W님. 그에게도 자신에게도 좀더 시간을 주세요. 그와 헤어지세요. 그가 붙잡을 것을 생각한다면, 정확하게 선을 긋고 헤어지세요. 그는 W님에게 W님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없어요. W님 역시, 흠뻑 사랑받기 전에는 그를 사랑할 수 없죠. 만약, 그가 지금의 불통과 무관심이 두 분의 영원한 결합을 위한 것이라 말한다면, W님은 어쩌면 더 기다릴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두 분은 과거의 기억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연애를 하려고 하고 있고, 아직은 그런 것을 논할 단계도 아니죠. 서로가 서로에게 맞는지, 서로의 가치관이 서로에게 맞는지 조차 두 분은 맞추어보지 못했잖아요. 그렇다면, 두 분은 그저 서로에게 질문하고 답하고 서로를 공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해요. 그런데, 연애 중이면서도 연애에 신경쓸 수 없다면, 도대체 그 연애 왜 하는 걸까요. 그러니까, W님. 그와는 일단 헤어져야 하는 거랍니다.

W님. 가능하다면 플러스인 남자를 찾아보세요. 그리고 흠뻑 사랑받으세요. 그러고 나면, W님이 어떻게 남자를 만나고 어떻게 사랑을 해야할 지 조금은 생각하게 될 거에요. 물론, W님은 실패의 역사도 있지요. 그러나, 모든 여자들이 평생 실패하다가 마지막에 딱 한번 성공하는 거랍니다. 연애는 실패의 역사일 수 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애를 계속하는 건, 그 실패의 오차를 줄여가는 과정 또한 의미있고 행복하고 즐겁기 때문이랍니다. W님. 지금의 이 연애가 아니라면, 언제라도 하차하시면 되어요. 그리고, 또 다른 새로운 실패, 전보다는 조금은 더 나은 실패를 향해서 달려가세요. 이 연애가 정말로 너덜너덜해지고 진절머리가 날 정도까지 붙잡을 이유는 없는 거랍니다.

물론, 제 처방전은 참고용이죠. 그러나, 문제 해결에 대한 다른 생각이 필요하다면, 제 말들을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 2009/08/06 20:50 | LOVE&MEMORY(301st~) | 트랙백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LUVnLUV.egloos.com/tb/193603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at 2009/08/06 22: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8/07 11:58
일단 스스로를 플러스로 만드는 게 관건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알고 보면 어둠이 없는 사람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플러스인 사람인 것 같아요.
Commented by 팡야러브 at 2009/08/06 22:28
인연이 아니신듯.. 이럴때는 한 남자에게 매달릴 노력을 다른 남자에게 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at 2009/08/07 11:58
그러게요.
Commented by 雅人知吾 at 2009/08/07 12:28
이제 300건이 넘는 상담을 하시다보니 비슷한 유형들이 겹쳐지는군요. 괴로운 사랑인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게 사랑의 무서운 점인 것 같아요. 옆에서 보면 뻔히 그만두는 게 좋은 것 같은데 당사자로서는 정작 그걸 못 느끼고 매달리게 되지요.
Commented by at 2009/08/07 12:50
비슷비슷한 것 같아도, 당사자에게는 특별하고 특수하겠지요. 그런데, 저 역시 비슷한 유형의 상담이라도 제가 그 때 그 때 생각하는 것이 달라서 다르게 답을 드리는 것 같아요.
Commented at 2009/08/28 14:4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8/28 15:49
새로운 시작을 결심하셨다면, 이제 정말로 시작되는 거에요! 비공개님은 잘 하실 수 있을 거에요. 혼자되는 건 누구라도 무서울 거에요. 하지만,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건 훨씬 더 무서운 일이지요.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 혼자를 선택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에요. 축하드립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