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367th prescription

O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일하는 곳에서 언니 두명과 오빠 한명, 저, 이렇게 4명이서 친해요. 일도 같이 하고 퇴근 후 같이 놀기도 하죠. 우리는 서로서로 사이가 너무나 좋아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오빠가 좋아졌어요. 오빠는 제 마음을 모르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지만, 제가 아프면 챙겨주고 마치 정말로 애정이 있는 듯 행동하기도 해요. 그런데, 오빠는 저 뿐 아니라 다른 언니들과도 친하게 지내지요. 저는 언니들도 너무나 좋기 때문에 오빠가 다른 언니들과 친하게 지내는 걸 질투하는 제 마음이 불편해요. 정말 오빠는 어떤 마음일까 저는 전혀 모르겠어요. 속을 알 수 없는 스타일이거든요. 

이렇게 짝사랑하고, 다른 언니들과 친한 것을 질투하고, 그러다가 인간관계가 틀어질까 걱정도 됩니다. 

 







O님, 닥터 엘입니다.

O님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오빠와 연인 사이가 되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그냥 친한 직장 동료이자 선후배 사이로 남고 싶으신 건가요? O님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빨리 결정하셔야 할 것입니다. 감정을 넘치도록 붙잡고만 있는 것은, O님의 영혼을 시들시들하게 만들 뿐이랍니다.

닥터 엘 연앤상담소에서 짝사랑에 대한 상담의뢰를 받을 때 드리는 답은, 항상 같습니다.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고, 차 마시자고 불러내서, 진지한 태도로 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물론, O님은 어떻게 그렇게 해요! 하고 펄쩍 뛰실 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지요. 은근한 애정을 숨기고 있던 오빠가, 어느날 갑자기 '네 마음 다 알아. 그동안 모른 척 해서 미안해. 우리 사귀자!' 하고 나올 확률은 많지 않아 보이거든요. 또한, 이 오빠가 O님을 다른 언니들과는 다르게 특별히 더 좋아하고 여자친구로 만들고 싶어하는지도 알 수 없지요. 그의 말과 행동은 사랑의 암호가 아닙니다. 명확한 것은, 그는 O님을 비롯한 다른 직장동료들을 세심하게 챙기고 마음껏 애정표현하는 남자라는 거죠. 또한, 아직 누구에게도 프로포즈 하지 않은 남자라는 것입니다. 그는 다행히도 아직은 O님을 거절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마음의 괴로움은 부디 거두시기 바랍니다.

O님. 자신의 심장을 좀더 자유롭게 풀어주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와 연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승률이 낫더라도 그 쪽을 선택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무한한 망설임 대신 모든 의혹에 대한 깨끗한 정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이 답이 아니라면, 차라리 전혀 다른 가능성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만약 그렇다면, 빠른 시일 내에 오빠와 단둘이 마주앉아 대화를 하세요. 진지한 태도로 질문할수록, 오빠는 진지하게 답을 줄 것입니다. O님이 하실 일은, 그와의 합의에 따라 연인이 되든, 예전처럼 사이좋은 직장동료이자 선후배로 계속 가든 둘 중 하나이지요.

물론, O님이 망설이는 이유도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O님은 아마도 연애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단지 막연한 드라마를 꿈꾸고 있을 뿐일 지도 몰라요. 그 드라마는 아픈 짝사랑을 하며 눈물을 감추며 웃어야 하는 가련한 소녀가 주인공일테지요. 혹은, O님은 좋아하는 오빠가 자신을 거절해서 자신의 짝사랑이 서둘러 종말을 고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걸 지도 모르지요. 분명히 거절은 아플테고 어쩌면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건지도 몰라요. 혹은, O님은 직장 내에서의 연애 관계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망쳐버릴 것이라고, 더 나아가 인생을 어지럽게 만들어버릴 거라고 떨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혹은, 자신의 프로포즈가 정말로 받아들여져서 행복한 연인이 된다면, 그 행복을 감당할 자신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혹은. 내가 이렇게 좋아해주시는데 아직도 나에게 프로포즈를 안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라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제 작은 뇌용량으로 생각할 수 있는 '혹은'을 모두 나열해보았습니다. 이 안에 답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요. 중요한 것은 O님의 마음이 정말로 원하는 걸을 알아내는 일이지요. 답을 찾는다면, 그 다음에는 용감하게 한발짝 내딛는 일입니다. 제가 봤을 때는, 이 모든 환란과 고민은, 아직 누구도 절실하게 연애를 원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만. 꼭 O님의 손으로 직접 진실을 찾아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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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 2009/08/21 00:57 | LOVE&MEMORY(301st~)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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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ylita at 2009/08/21 01:49
짝사랑의 해결책은 확실히 고백인 것 같아요. 그냥 고민하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답이 안 나죠...화이팅입니다,O님!
Commented by at 2009/08/22 16:31
만약 짝사랑을 끝내고 싶다면, 고백 밖에는 없지요.
Commented by apoptosis at 2009/08/24 03:07
거절을 두려워 한다면 원하는 것을 내것으로 만들기는 그 두려움의 크기만큼 요원해지는 법이지요..
헌데 O님의 경우는 한번쯤 냉정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는것 같군요..
나는 그의 무엇을 사랑하는가.... ?라는~


Commented by at 2009/08/24 21:06
저 역시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내가 왜 이 남자를 만나나?
Commented at 2009/08/24 11:4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at 2009/08/24 21:07
감사합니다! 시도해보겠습니다. 좀 어려워보이긴 하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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