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01일
378th prescription
Z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사귄 지 1년 정도 된 제 남친은 늘 알바에 바빠요. 쉬는 날이면 무조건 쉬고 싶어하죠. 그래서 저와의 데이트는 거의 못해요. 새벽에 얼굴 잠깐 보는 게 다죠. 연락도 힘들고 늘 제가 먼저 연락하죠. 저는 남들같은 평범한 데이트가 하고 싶어서 울다 잠들어요. 남친은 자신이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미안해해요. 우리는 이 문제로 울고 섭섭해하고 싸우죠.
하루에 한번의 통화도 그가 피곤하다고 해서 몇분 하지도 못하고, 서로 대화할 것도 별로 없죠. 그래도 저는 그를 너무나 좋아해요. 하지만, 너무나 외롭고 지칩니다.
Z님, 닥터 엘입니다.
Z님은 지금부터 생각을 잘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1년 동안 버티신 거면, 마음 고생이 심하셨을 거라 생각되네요. 가장 먼저, Z님은 남친이 자신에게 해주었으면 하는 배려 리스트를 작성해보세요. 아주 구체적으로 하셔야 합니다. 아래는 그 예입니다.
1. 전화 - 아무리 피곤해도, 하루에 2번 이상은 나에게 전화하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와 잠들기 전 전화는 꼭 지키기.
2. 문자 - 내가 문자 보내면, 1시간 내로 꼭 답해주기. 아무리 바빠도, 내 문자 씹어먹지 않기.
3. 사랑해 - 내가 기운이 없을 때에는, 꼭 사랑해 라고 말해주기. 특히, 쉬는 날에는 절대로 잊지 않고 말해주기.
4. 데이트 - 자기가 너무 바쁘다면, 한달에 한번 쉬는 날에는 꼭 데이트하기. 나만을 위해 시간을 빼주기. 하루가 안된다면 반나절이라도 시간 빼주기.
5. 맛있는 식사 - 두 달에 한번은 같이 외식하기. 비싼 곳이 아니어도, 내가 먹고 싶어하는 것 물어봐주기.
6. 편지 - 기념일에는 꼭 편지 써주기. 거창한 말이 아니어도, 나에게 하고 싶은 말, 솔직하게 써주기.
제가 위에서 예로 든 것은, 아주아주아주아주 관대한 버젼입니다. 아마도 Z님은 그에게 바라는 것이 더 구체적으로 많이 있으시겠죠. 그리고, Z님이 그의 상황을 이해하는 만큼, 이 정도만 해줘도 그는 힘들 거에요, 라고 미리 포기하는 것도 있으실 거에요. 지금 Z님은 대부분의 연애인들이 누리고 있는 연애의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면서도, 그에 대한 감정만큼은 진짜라고 믿고 있으시죠. 하지만, 내가 지치고 행복하지 않은 연애는 결국 나를 시들시들 말라가게 할 뿐이에요. 아무런 감정적 보상도 없는 연애를, 왜 굳이 참으면서까지 감수하려고 하시나요. Z님은 앞으로의 일년도 똑같다면, 이 연애 계속할 수 있겠나요?
1년이면, 그 사람의 내면과 외면, 연애의 스타일,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의 크기, 애정의 정도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에요. 그가 일상에 있어서 여자친구에게 할애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아요. 분명히 미안해하고 좋아해주고 있다고는 해도, 여자가 연애하면서 그와의 접점을 찾는 것조차 힘들어하는데, 그 연애가 어디에서 어떻게 자라고 풍요로와지겠어요.
Z님. 그에게 바라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서 리스트를 만들어요. 그리고, 그를 만나서 제대로 그 리스트에 대해서 전달해요. 울면서 말하지 말아요. 웃으면서 차근차근 제대로 전달해요. 그가 이 리스트에 대해서 동의하고, 리스트를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약속한다면, 그를 좀더 지켜보세요. 그가 정말로 Z님의 고통을 이해하고, Z님이 아프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Z님은 조금씩 행복해질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가 이 이상으로 Z님에게 배려할 수 있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다면, Z님이 아니라 누구라도 견딜 수 없을 거에요. 그럴 때에는, 이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여자친구가 아니라 휴식이구나, 인정하고 Z님이 먼저 일어서세요.
인생이 고통스럽고 힘들 때에는, 연애해서 행복한 것보다 자신과 주변을 추스리고, 생존을 도모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필요할 때도 있어요. 그런 사람의 옆에서, 사랑을 투정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일도 드물죠. 그가 자신의 삶을 좀더 지배할 수 있게 되고, 마음과 영혼이 좀더 자유로울 때, 그 때 사랑하세요. 지금은 그를 가만히 놓아두어야 할 때에요. 차라리 그게 그를 더 사랑하는 방법일 수 있죠.
Z님. Z님은 아직 어리고 흠뻑 사랑받아야 하죠. 외로워서 울고 참으면서 고통스러워할 나이가 아니에요. 연애는 좀더 행복해도 되는 거잖아요. 자신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아무리 바빠도, 멀리 떨어져 있다 해도, 오랫동안 얼굴을 못 본다 해도, 사랑은 전해지죠. Z님이 외롭다면, 사랑을 표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사랑이 아니어서일 수도 있어요. Z님의 남자친구는 어느 쪽이라고 생각하세요? 그에게 진지하게 질문해보세요. 믿고 싶은 것을 믿으려 하지 말고, 진실을 보도록 노력해보세요. Z님이 좀더 용기낸다면, Z님은 분명히 지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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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9/01 20:30 | LOVE&MEMORY(301st~)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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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하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은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행복을 향해 선을 죽 긋고, 그 길을 따라 척척 걸어가다보면, 반드시 행복해질 거에요. 힘냅시다!
남자분이 배려할 부분을 몰랐을 수도 있으니, 저기 적힌 대로 배려에 대한 요구를 하며 서로서로 대화해서 맞춰나가면 좋겠네요~^^
상대의 하나를 가지면 또다른 하나를 원하게 되고...
그래서 외롭고 지치죠..
사랑은 언제나 욕심쟁이!
혼자 다 가지고 싶어하죠..
^^
보통은 여자분들이 많이 참고 기다리고 남자에게 맞춰주는데요, 그거 진심으로 고마와하고 결국 그런 여자에게 헌신하게 되는 남자는 별로 못 봤습니다.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헛말이 아니더군요. 상대에게 잘해주는 것, 물론 중요하지요. 하지만 상대방이 그만큼 못해준다면 그건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가 될 수 있어요. 상대를 정말 좋아한다면 상대방이 나에게 해 줄수 있는만큼만 해주고 그만큼만 바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