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th prescription_남자친구가 해외로 간 사이 클럽에서 원나잇스탠드를 해버렸습니다.

H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남자친구와 일년이 넘게 잘 사겼는데, 몇달 전 그가 공부하러 외국으로 갔어요. 너무 외로워서 친구들과 나이트 클럽도 많이 갔죠. 그냥 춤추고 재미로 부킹도 하고 그러고 싶었거든요. 그러다가 부킹으로 만난 어떤 남자가 매너도 좋고 서로 잘 통하고 그래서, 연락을 계속 하게 되었어요. 우리는 만난 지 얼마 안되어 모텔까지 갔죠.

저는 솔직히 남자친구와 한 경험이 처음이었어요. 이 남자와는 왠지 아프고 정말 힘들더라구요. 섹스 후 그는 돌변해서 무뚝뚝해지더군요.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후회감에 눈물이 났어요. 남자친구가 날 사랑했던 방식이 생각났죠. 그가 돌아오고, 우리는 다음날에서야 모텔을 나왔어요. 그는 저를 집까지 데려다주었고, 이후에 며칠은 잘 연락하고 다정했어요.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연락이 안되고, 전화도 안받네요.

저와 자고 나서 실망해서인지, 제가 바빠서 시간을 많이 못내서인지, 그냥 저를 즐기려고 만난 건지 모르겠어요.

남자친구와 통화하면 눈물이 나죠.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 남자가 계속 생각나요. 저와 성격도 잘 맞고 말도 잘 통했고 저에게 잘 해 주었거든요. 그리고 절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그건 전부 저와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그랬던 걸까요?






H님, 닥터 엘입니다.

외로울 때는 누구라도 타인의 체온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있을 때는 자신의 외로움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연인이 있으면서 잠시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아무하고나 만날 수는 없죠. 특히 그 관계가 자신에게 상처를 줄 것이 너무나 훤히 보이는 상황에서는 더욱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것입니다. H님은 아직 자기 기준이 뚜렷하게 서지 않았고, 큰 상처도 겪어보지 않았죠. 연애할 때 다른 이성을 만날 수 있을지는 연애하는 상대방과 합의가 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만약 H님이 남자친구와 그러한 논의없이, 몰래 다른 이성을 만나고 섹스도 한다면, 그것은 연애헌법 제 1장 1조 1항 신뢰 항목에 의거, 명백한 위법이고 범죄죠. 그러니,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외로움은 낯선 타인과의 섹스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많은 연애인들이 순간의 유혹에 지고 말지만, 그들이 그러한 섹스로 구원받았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H님은 스스로의 아이덴티티를 선수 생활 즐기는 플레이걸로 포지셔닝하고 있지도 않죠. H님의 가녀린 정절의식과 연인에 대한 의리는, H님을 계속해서 괴롭힐 거에요. 만약 반대의 상황이 온다면, 남자친구를 마음껏 의심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을 것입니다. 지금 H님이 저지른 일은 바로 그런 것이랍니다.

문제는 H님이 너무나 순진해서 지금 자신의 안과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나이트 클럽은 춤추고 음악을 들으러 가는 곳인 동시에, 원나잇 스탠드의 상대를 찾아 헤매는 곳이기도 합니다. 온갖 바이러스들이 들끓고 있는 유해한 곳이죠. 만약, H님이 정말로 춤과 음악을 사랑해서 그런 곳을 찾았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H님처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그곳을 찾은 여자들만 골라먹는 포식자 남성들이 늘 버티고 있답니다. 그들은 다정한 태도와 배려하는 화술로 여성들의 경계심을 간단하게 풀어버립니다. 가능하다면, 원나잇 스탠드의 디데이를 장기적으로 잡기도 합니다. 기꺼이 데이트도 하죠. 적절하게 자신을 포장하거나 신뢰할만한 직업을 대거나 스케줄을 슬쩍 알려주기도 합니다. 정말로 사랑에 빠진 듯 능숙하게 눈을 반짝이고, 수줍은 듯 상대 여성의 아름다움을 칭찬하기도 하죠. 느낌, 이라거나, 행운, 이라거나, 오랜만, 이라거나, 처음, 이라거나, 여성이 혹할만한 단어들을 꺼냅니다. 그러나 결국 술 한잔 마시고, 모텔로 갑니다.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예전과 같은 성심성의는 사라지죠. 물론, 매너는 지킵니다. 그렇다고 결코 확실한 프로포즈를 하거나 일상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죠. 아는 오빠동생 사이는 될 거에요. 그저그런 비슷한 부류의 다른 친구들에게 내 여자친구야, 하고 한두번 소개되기도 하겠죠. 하지만, 그들 무리에서 H님의 섹스가 생중계될 지도 몰라요. 그러다가, 결국 그 오빠는 미친 듯이 바빠지다가 연락이 힘들어질 거에요.

진짜 연애는 그렇게 시작하지 않죠. 서로의 내면을 좀더 탐색하고, 손끝부터 서서히 닿아갈 거에요. 일상의 빈틈을 서로 맞추어가고 수많은 약속 끝에 소중하게 서로의 첫날밤을 준비하겠죠. 사랑을 나누고 난 뒤에는 영혼이 더욱 충만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테고, 시간이 갈수록 두 사람이 얼마나 잘 맞는지 깨달으며 감동하게 될 거에요. 그게 진짜 연애고 진짜 섹스죠.

그러니까, 묻고 싶은 것은. 프로텍션은 확실하게 하셨나요?

H님. 내가 남자의 눈에서 진실과 거짓을 확실하게 가려낼 수 있는 내공이 생겼다는 판단이 들지 않는다면, 연인을 두고 바람피는 고난이도의 기술은 사용하지 마세요. 내가 하나 감추고 있으면, 상대는 열개를 감추고 있는 남자일 가능성이 커요. 그곳이 나이트 클럽이라면 더더욱 그렇죠. 만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모텔로 가자는 제안을 하고, 마치 스포츠를 하듯 건조하게 체력을 소모하는 걸 본다면, H님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이 남자가 나에게 빠진 것이 아니고, 이 남자의 성욕이 나를 필요로 했구나, 하는 것을요.

자신의 몸을 허술하게 보관하지 마세요. 외롭고 심심하고 우울해지면, 다른 남자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보는 다른 활동을 시작하세요.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고, 명상도 하세요. 산책도 하고, 책도 읽고, 남자친구에게 편지를 써요. 피부를 위해서 일찍 주무세요. 앞으로 어떤 멋진 여자가 될까 고민하세요. 자신을 충만하게 하는 방법은, 적어도 나이트 클럽에 있지는 않을 거에요. 정답은 스스로의 안에 있죠. 좀더 자기 기준을 세우세요. 나를 만질 수 있는 남자의 기준을 엄격하게 세워요. 남자들의 칭찬에 금방 무너지지 마세요. 엉뚱한 곳에서 매너와 쿨함을 찾는 남자를 경계하세요. 사실, H님도 이미 다 알고 있잖아요. 수많은 언니들이 여러 번 실패하고 상처받았어요. 그런데 왜 자신만이 예외일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나이트 클럽에서 근사하고 멋진 남자들을 만나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한 선례도 있다고 해요. 하지만, 술에 취해 매캐하고 유독한 공기 안에서 빛나는 영혼을 알아볼 가능성이 몇 %나 된다고 생각하세요?

남자친구와 통화하며 울지 마세요. 더 강해지세요. 어렸을 때는 누구라도 한번쯤 실수할 수 있어요. 사실 저도 그랬었거든요. 많은 언니들이 비슷한 상처와 후회를 극복하며 진짜 여자가 되었죠. 그와의 연락을 끊고, 남자친구에게 좀더 집중해요. 남자친구를 사랑한다면, 그걸 지켜내요. 외롭다면, 남자친구에게 몇번이라도 말해요. 더욱 사랑을 표현해 달라 말해요. 그리고, 몸이 외롭다면 나이트를 가지말고, 성능좋은 바이브레이터를 구비하세요. 훨씬 위생적인 동시에 합법적이며, H님이 무슨 짓을 하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죠. 게다가 나이트 한번 갈 돈이면 용도별로 몇개라도 구비할 수 있다니까요. 

H님의 연애는 안전하게 계속될 거에요. 만약, H님이 스스로를 더욱 적극적으로 돌보겠다고 다짐만 한다면 말이죠. 

그리고, 또 하나 묻고 싶은 것은. 보통 나이트 클럽은 혼자 가지 않죠. 같이 다니는 친구들은, H님이 연인이 있는 것을 배려하지 않나요? 왜 H님이 재미로 부킹하거나 외로워할 때, 진심으로 친구가 되어주지 않았을까요. H님이 마땅히 경계해야 할 남자와 연락하고 있을 때 말려주지 않았을까요. H님의 나이트 친구들과도 다시 한번 대화를 해보세요. 그들은 어떤 연애관, 섹스관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고, 어떤 사랑을 꿈꾸는지 말이에요. 그리고, 그 친구들이 연인이 없다면, 진짜 인연은 나이트 클럽에 있을 확률이 적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네요. 진짜 남자는 어두컴컴한 곳에 있지 않아요. 밝은 곳으로 나오면, 더 멋진 남자들이 많이 있어요. 그곳을 공략하라고 전해주세요. 

H님, 사랑을 믿고, 더 강해지시기 바래요.






 

덧글

  • 하양군 2009/09/15 10:13 #

    나이트..모텔..하룻밤..
    음..이건 뭐 너무나도 앞이 보이는 단어들이라, 좀 거시기하군요'ㅅ'
  • 2009/09/15 13:35 #

    하지만 처음으로 닥쳐보면, 뭔가 다른 것만 같지요... ㅠㅠ
  • 2009/09/15 11:2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9/15 13:35 #

    ㅠㅅㅠ 감사합니다.
  • 맑음뒤흐림 2009/09/15 11:44 #

    뭐... Absolutely "Yes"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좋아하는 척 한 거죠.
  • 2009/09/15 13:36 #

    많이 겪어보기 전에는 그냥 하는 말과 진심으로 하는 말의 구별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2009/09/17 16:5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상담 상태

상담상태클릭


처방전 검색기

Loading

노란리본

2013 대표이글루

위즈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