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5th prescription_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 이대로도 괜찮을까요?

Q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오래 사귄 남친이 있어요. 그런데, 궁금한 게 생겼어요. 우리는 너무 달라요. 데이트 때마다 뭘 할 지 고민하는 게 힘들어요. 고민하다 집에서 이런저런 얘기하는 걸로 데이트가 끝날 때가 많아요. 같이 할 취미 하나 없는 게 이상하죠. 저는 그도 전혀 다른 취미를 갖고 있죠. 게다가 저는 독립적이라 혼자 뭔가를 하는 걸 좋아하죠. 남들도 신기하다고 할 정도죠. 남친은 우리만 괜찮으면 괜찮대요.

하지만, 우리의 관계는 익숙하고,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것에 문제도 없죠. 하지만, 저는 이렇게 우리가 달라도 계속 사귈 수 있는 건가 너무나 궁금해요.

















Q님, 엘입니다.

누구나 연애할 때는 이런 게 보편적인가, 이게 맞나,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우리가 주변이나 미디어를 통해 보는 연애는 언제나 알콩달콩하고 사건이 넘치고 드라마틱하죠. 

하지만, 현실을 사는 보통스런 삶이 그렇나요. 픽션보다 더 드라마틱하면 팔자 사납기 십상이고, 차라리 사건이 적어도 강같은 평화가 이루어져야 살겠다 싶은 날도 오죠. 제가 나이가 들고 오랜 연애를 경험해보아 그런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그렇더라고요. 

저 역시 연애 초기에 일주일이 멀다 하고 앙앙 울고, 이런 게 연애인가 어리둥절하고, 사랑에 감동하다가도 실망하던 시절을 보냈죠. 연애 초기의 드라마를 다시 하라고 하면, 절대 사절이에요. 연애가 오래되면 당연히 변하지요. 익숙해지고 친밀해지고 당연해지고, 화려했던 감정선들이 정리되고, 은은하고 안온하고 조금은 지루하기까지 한 시간이 다가오지요. 연애를 하고 몇년이 되어도 매일매일이 신나고 화려한 커플들도 있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살려면 얼마나 파닥파닥 살아야겠나요. 저는 살짝살짝 조금씩조금씩 흔들리면서 살아도 충분히 행복할 것 같아요. 나이들수록 덜 피곤하게 사는 게 더 좋지 않겠나요.

만약 Q님이 지금의 평화가 지긋지긋하고, 숨이 막힌다면 분명히 문제가 있죠. 사랑을 모르겠고,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사랑이 변한 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서로 꾸준히 소통하고 있고, 서로를 배려하려 노력하고 있다면, 지금 연애는 충분히 성공입니다. 그러니, Q님이 해야할 일은 다시 한번 자신의 사랑을 점검하는 일입니다. 나, 지금 이 남자를 사랑하고 있나.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세요. 어떤가요?

모든 연애인들이 똑같은 취미로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니랍니다. 우연히도 취미도 취향도 비슷해서, 뭘 하든 신나게 같이 놀고 재밌어하는 운좋은 커플들이 있는가 하면, 정반대의 취미와 이해할 수 없는 취향임에도 오래오래 사랑을 지켜가는 커플도 있죠. 어느 쪽도 본인들이 만족하면 괜찮아요. 사람은 다 다르고, 다른 것을 좋아하게 되어있으니까요. 그게 늘 똑같기만 하다면, 왜 다른 사람을 사랑하겠어요. 자기 자신만 사랑하면 되지.

Q님, 두 분이 시간을 보낼 때는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답니다. 어떤 연인들이라도 있어요. 그게 뭘까요? 그것은 바로바로. 서로를 사랑하는 일이랍니다. 서로와 함께 삶을 살아가는 일이랍니다. 꼭 테마를 정해서, 취미를 맞추어서, 그것을 해야만 하진 않아요. 혼자 있는 일이 편하다면,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연인이 필요해지면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내세요.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표현하고, 서로를 보듬고 쓰다듬고 입을 맞추세요. 사랑하고 또 사랑하세요. 연인들이 해야할 일은,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스케줄이 꽉 차지요. 그래야, 오래 사랑해도 사랑이 시들시들하지 않다구요.

만약, 데이트가 재미가 없다면, 즐거운 데이트를 만들기 위해 두 분이 논의하고 정보를 모으고 스케줄을 짜세요. 남들도 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데이트를 개발하며 살아가요. 만약 같이 하고 싶은 취미를 만들고 싶다면, 같이 하고 싶은 취미를 새로 선택해요. 나도 좋고, 그도 좋은 것이 없을 리가 없죠. 찾아내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에요. 두 분은 사랑하고 있잖아요.

사랑한다면 맞추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궁무진하다구요. 아직 더 찾아보지 못했을 뿐이에요.

두 분이 정보도 모으고, 같은 취미나 놀이를 개발하려 했는데도, 잘 되지 않는지 한번 보세요. 무엇을 같이 해도 의욕이 없고 재미없다면, 그 때야말로 두 분은 서로 맞지 않다 생각해도 됩니다. 

반드시 두 분이 완벽하게 잘 맞고 재밌어야 할 필요는 없어요. 무엇을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잘 못하고 실수하고 실패해도, 그것까지 다 즐겁고 행복하면 그게 두 사람이 잘 맞는다는 증거랍니다. 남친은 별다른 불만이 없잖아요. 그러나, Q님은 분명히 무엇인가 모자라다고 생각하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노력하고, 그 다음에도 마음이 부족한지 보세요. 그 때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찾으시면 되고 그걸 해결하면 될 일입니다.

가만히 앉아 서로의 다름을 한탄하는 시간에, 함께 즐거운 일들을 찾고 개발하면 인생이 즐겁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원하는 걸 얻는 방법은 없으니까요. 













(*2014년 8월 13일 리라이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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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9/09/24 15:3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09/25 15:30 #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일인 지도 몰라요. 둘이 있을 때 뭘 할 것인가! 하는...

    비공개님은 많은 곳을 가보셨나봐요. 저는 아직도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막막 의욕에 불타는데, 제 남친은, 그건 이러고 저러고 하니 다음에 가고, 비용이 얼마나 드니 언제 가고... 하는 식으로 그걸 다독인다능.
  • Dummy 2009/09/24 18:27 #

    같이 해서 좋기도 하고 서로 달라서 좋기도 하고 그래요.

    물론 그때문에 못마땅한것도 생기고 싸우게도 되지요.
    그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할건 양보하고 그렇게 잘 맞춰나가면 해피~

    안맞고 너무힘들면 문제가 있는거니 그때는 고민해봐야죠.
  • 2009/09/25 15:30 #

    맞아요 같아도 좋고 달라도 좋은 거지요. ^^
  • 팡야러브 2009/09/24 22:56 #

    하핫.. 저도 Q님과 같은 연애를 하게될지도 모르겠네요 ~_~
    과연 어느 처자가 탁구,테니스,스케이트,수영을 같이 할것이며 매주 음악회 공연과 영화를 보러갈런지.. ㅋㅋ
  • 2009/09/25 15:32 #

    왜요, 사랑에 빠지면 뭐라도 같이 할 걸요. 저도 예전에는 1g도 관심없던 축구 구경도 하고, 야구 구경도 가고, 고스톱도 칠 줄 알게 되었고, 무섭지만 웨이크 보드도 해 봤는 걸요. 다 할 수 있어요.

    저는 매주 음악회와 영화라면 기절하게 좋을 것 같아요. 흐흐흐.
  • 솔직녀 2009/09/24 23:30 #

    전 테니스, 스케이트 좋아하고, 음악회, 영화엔 환장하는데요..
    그러나 임자있는 몸이라.. ㅎㅎ
  • 팡야러브 2009/09/25 06:37 #

    역시 그런분은 다 임자가 있더라능 -_-;
    그리고 제 나이 또래에 그런분 찾기는 역시 모래에서 바늘찾기랄까요 ㅋㅋ
  • xmaskid 2009/09/25 07:25 #

    저도 여름에는 수영, 테니스, 가을에는 자전거, 겨울에는 스키타러다니는데요..ㅎㅎ 요즘은 골프도 치고...근데 저도 이미 결혼을...ㅎㅎ
  • 2009/09/25 15:33 #

    푸하하하. 팡야러브님 맘아프시겠다. 분명히 그런 여자분은 있으나, 임자가 있을 뿐이고!
  • 2009/10/08 00:5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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