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07일
405th prescription
A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중학교 때 짧게 사귀고 헤어진 경험이 있어요. 고등학교 때는, 한번은 오래 짝사랑하던 남자애에게 고백을 받아서 사귀기로 한 며칠 만에 헤어진 경험이 있고, 또 한번은 그냥 프로포즈를 수락했다가 다음날 헤어지자고 해서 헤어졌던 적이 있어요. 대학생이 되어서도 문제는, 항상 남자가 먼저 좋다고 하면 그것만 좋고, 막상 연애하려고 하면 너무나 싫어서 그 연애를 시작조차 할 수 없다는 거에요.
지금은 주변에 남자가 아예 없죠. 남자인 친구도 거의없거요. 저는 성격은 활발하고 여자애들에게는 인기가 많아요. 외모도 빠지지 않죠. 저도 이제 사랑이라는 걸 알고 싶어요.
A님, 닥터 엘입니다.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주면, 자존감이 올라가고 자신감이 넘치게 되지요. 타인의 애정을 고백받는 것은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에요. 하지만, 이후에 프로포즈를 받아들여 연애를 시작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지요. 상대는 내가 마음에 들어서 자꾸만 만나고 싶고 관심이 생기고 함께 있고 싶겠지만, 내가 상대에게 관심이 생기지 않으면 그 연애는 시작조차 할 수 없는 거죠. 많은 여자들이 단지 사랑받는 경험이 좋아서, 혹은 상대가 그토록 빠져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호기심이 생겨서, 별다른 감동이 없으면서도 데이트를 계속하죠. 그러다가 좋은 화학작용이 일어나 남자도 여자도 진짜 감정이 생기기도 하고, 서로 맞지 않으면 한쪽만 두근두근하는 데이트가 반복되다가 결국 그 관계는 시들하게 끝나기도 하죠.
프로포즈 이후 급격하게 식는 감정은, 매우 흔한 심리기제랍니다. 내가 상대에게 반하지 않았는데, 어찌 데이트를 하고 일일이 연락에 응답하겠나요. 게다가 사랑과 연애에 대한 호기심이나 관심도 없는 상태라면, 프로포즈 이후의 두번째 데이트조차 부담스러운 것이 당연하지요. 그러니까, 과거의 연애에서 짧게 끝났던 경험이 지금도 나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지 마세요. A님이 오랜 짝사랑 끝에 시작된 연애도 거부한 것은, 그 짝사랑의 감정과 실제적인 연애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에요. 꿈속의 왕자님과 현실 속에서 내 앞에 앉아있는 데이트 상대는 전혀 동일인물이 될 수가 없는 거죠. 지금은 TV 속의 2PM 닉쿤이 내 남자였으면 바라지만, 막상 그와 실제로 데이트를 했을 때 그와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날 지는 알수가 없다는 거죠.
A님이 해야할 일은, 연애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판타지를 버리는 일이죠. 연애는 실제적인 소비활동이고 감정노동이고 타인을 알아가는 지난한 시간들의 연속이에요. 상대만 나에게 빠져있는 것이 아니라, 나 역시 상대에게 그만큼의 에너지가 생겨야 하고 의욕이 있어야 하죠. 그 에너지와 의욕은 다른 것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랍니다. 단지, 그가 나에게 의미있는 존재일 지도 모른다는 아주 미약한 예감에서 생긴답니다. 실제로 상대가 나에게 좋은 연애 상대일 지는 누구도 몰라요. 연애를 계속할 수록 더 좋아하게 될 지, 그냥 미적대다 끝나게 될 지도 모르죠. 그러나, 매번 다음 데이트, 다음 데이트를 계속하게 하는 에너지는 두 사람의 화학작용이 그러하다면 그때마다 조금씩 생기게 된답니다. 그러니까, 이 남자가 아니라면 또 다른 남자를 천천히 만나보세요. 도저히 첫번째 데이트도 싫다, 라고 생각하면 하지 마세요. 그러나, 자신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자신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기꺼이 감정을 대접하겠다는 각오는 언제나 중요하지요.
주변에 남자가 없나요? 동호회 활동을 해보세요. 소개팅을 졸라보세요. 학회 활동을 해보세요. 학원에 다녀보세요. 선후배와의 자리에 참여해보세요. 산책을 해보세요. 여행을 떠나보세요. 파티에 참석하세요. 전시회를 보러 가요. 콘서트를 가보세요. 영화를 보러 가세요. 환경을 바꿔요. 혼자서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찾아나서면 더욱 빨리 사람을 찾을 수 있어요. 그리고 사람을 만나야 사랑도 경험할 수 있죠.
참고로 저는 스윙 댄스 동호회에서 지금의 남친을 만났죠. 기다리는 것보다 움직이는 편이 훨씬 빠르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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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10/07 01:54 | LOVE&MEMORY(401st~)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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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가 중요해요, 소비이자 노동이라는 말씀에 동감누르고 갑니다ㅋㅋㅋㅋ
(오오 스윙댄스라니 엘님 역시 멋지셔영)
저는 과연 어디서....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