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th prescription_수상스러운 남친과 다시 재결합했는데, 역시 이상해요

K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그와 사귀며, 문제가 생겨 헤어지고 문제가 해결되어 다시 사겼죠. 그런데 요즘 계속 싸웁니다. 그는 감정 나오는 대로 다 쏟는 짜증이스트이고, 저도 그걸 관대하게 넘어가지는 못하죠. 우리는 롱디인데다, 한번 헤어진 적도 있어서, 저는 그와 부딪히면서 헤어질 정리를 하고 있었죠. 연락처도 다 끊고 요금제도 정리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가 마지막으로 볼 수 있냐고 하는 겁니다.

결국 우리는 다시 만나서 화해를 하고 만나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가 그 날 어떤 전화를 제 앞을 피해서 받는데 전에 없이 다정한 목소리였고, 제 몰래 문자도 주고 받더라구요. 저는 신경이 쓰였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고, 시간이 지나 물었더니 그는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했어요. 저는 직감적으로 그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와 전에 연애하며 바람피는 실수를 용납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의견대립이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용서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그는 몸이 가도 마음만 안가면 용서할 수 있다고 했죠. 그와 저는 근본적인 부분에서 연애관이 다르죠. 저는 그와 다시 한번 대화해보고 싶어요. 그가 그의 가치관을 바꾸고 저에게 맞추어 달라고 말해도 될까요? 정말 고민입니다.









K님, 엘입니다.

기준이 명확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다른 건 기정사실이죠. 그렇다면, 내가 내 기준이 선명해야, 관계의 안전과 안녕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나와 너는 다르지만, 우리가 공유하는 부분 만큼은 이해 가능해야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죠.  

그는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연습해야 합니다. 아무리 친밀한 연인 관계라도 할 말과 못할 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또한, K님도 상대가 감정적으로 폭발할 때 일일이 반응하지 말아야 합니다. 감정이 격할 때는 적절한 수준에서 넘어가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두 분은 아마도 굉장히 친밀하고, 때문에 말을 편하게 하고, 거리낌없이 감정을 토로했겠죠. 그러나, 연인관계는 마구 공던져도 되는 아마추어 야구가 아닙니다. 연애가 오래고 아름답게 꽃피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고 그것을 표현하고 전하는 훌륭한 매너도 필요합니다. 

두 분은 본심이 아니면서도 후회할 말을 많이도 주고받으셨겠지요. 헤어지자는 말도 그런 말이에요. 그러나, 아무리 감정이 극한으로 치달아도, 헤어지자는 말은 금기어입니다. 그 말이 한번 현실로 이루어지고 나면, 누구라도 그 일이 두번 안 일어날까 의심을 멈추지 못하니까요.

두 분은 [비폭력대화]를 공부하고, 서로에게 지켜야 하는 예의의 적정선이 어디에 있는지 점검해보세요. 결코 상대를 비난하지 마세요. 결코 상대의 말을 가로막지 마세요. 감정이 격하면 숨을 크게 들이쉬고, 먼저 상대를 이해하도록 해보세요. 물론, 이 모든 과정은 도닦는 과정에 필적할만큼 복장 터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사람이라면, 노력하세요. 내가 뭐가 아쉬워서 굳이 그래야 하나, 싶으면 관두세요. 사랑이 없으면, 대화고 뭐고 노력할 의미가 없으니까요.  

K님은 대화의 문제 뿐 아니라 신뢰와 가치관의 문제도 고민하고 있죠. 모든 인간관계에는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연애관계는 일대 일의 관계를 전제로 하게 되지요. 그것이 무너질 수도 있고 변경될 수도 있다 생각하면, 누구라도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하겠죠. 비록 자신의 가치관이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지라도, 프로포즈할 때는 누구라도 '너만을' 이라는 단서를 달죠. 그것을 '너를 포함하여 또 다른 누군가도'로 바꾸고서도, 프로포즈에 성공한 케이스가 있다면 저에게 제보해주세요.

일대일의 독점적 애정관계를 전제로 하는 연애이기 때문에. 한쪽의 바람기는 두 사람을 불행에 빠뜨려요. 바람기가 있다 없다, 그걸 어떻게 알죠. 바람기가 고쳐진다 아니다, 그걸 어떻게 증명하죠. 거짓말을 한다 안 한다, 이것이 쟁점이죠. 프라이버시와 비밀은 어디까지가 정답인지, 그걸 누가 정하죠. K님의 기준은 무엇이고, 그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K님의 남자친구가 바람도 한번은 용서할 수 있다고 말한 맥락이 그의 진심인지 실언인지 확인해보세요. 습관적 이별과 재회, 거짓말하는 연애를 두고, 그것을 대수롭지 않다 여긴다면 그는 역시나 신뢰하기 힘든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과는 몇번을 얘기해도, 이랬다 저랬다, 오히려 울컥 짜증을 내기 십상이겠죠. 

마지막으로 그와 대화를 해보세요. 그리고, 둘의 사랑을 더욱 소중하게 담기 위해 해야할 일이 있다고 알리세요. 그가 순순하게 더욱 사랑하자, 라고 나온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K님의 말을 듣지 못하고, 눈물도 보지 못한다면, 이번에는 진짜 이별을 준비할 때죠.

남친의 사생활은 결코 그만의 것이 아닙니다. 내 연인에게 감추어야만 하는 인간관계는 대체 무엇일까요. 그가 누구와 통화하는지, 어떤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다 물어보세요. 질투하고 걱정하고 그것을 감추지 마세요. 왜 쿨해야 합니까. 내 남자는, 내가 신경쓰고 지키는 만큼 관리되죠. 특히나, 멀리 떨어져있을 때는 더욱 그래야 하죠. 물론, 남친 또한 여자친구가 혼자 끙끙대며 고민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자신의 사생활을 오픈하고 자주 브리핑하여 안심시킬 의무가 있죠.

K님의 불안한 마음, 그대로 다 전하세요. 그리고 그와 함께 그 불안을 어루만지고 다독이세요.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두 분은 다시 안심해도 되죠. 그의 변명이 늘어난다면, 어쩔 수 없지요.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2009/10/16 16: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9/10/17 03:07 #

    꺅. 그 여자 뭔가요? 몰래 보지 마시고, 그냥 당당하게 보세요. 그 여자는 누군가! 하고 대뜸 물어보세요. 매너없이 왜 늦은 시간에 자기를 찾나요? 하고 큰 소리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 팡야러브 2009/10/17 00:20 #

    이 상황은.. 아무리봐도 아닌겁니다 -_-;;
  • 2009/10/17 03:08 #

    조금 불안하지요.
  • 밑동구름 2009/10/17 01:39 #

    몸이 가도 마음만 아니 가면 용서할 수 있다 ? 와하하하하하하. 점잖게 말하여 참으로 이기적인 생각 !

    아무리 이야기하여도 잘못된 것을 고치지 않음은 물론 고쳐야 할 필요성조차도 느끼지 못 하는 사람은 그냥 피하는 게 편합니다. 엘님의 말씀대로 마지막 대화를 하시고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그 결정이 헤어지는 경우면 오만 정 과감히 떼십시오.
  • 2009/10/17 03:08 #

    몸이 갈 가능성이 있다면, 내가 철저하게 교통정리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수 밖에요.
  • 객客 2009/10/17 02:07 #

    몸만 주고 마음은 주지 않는다... 이거 보통 확고하게 마음먹지 않고서야 쉽지 않은 일 아닌가요? 뭐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맞는 말도 틀린 말도 될 수 있는 얘기긴 하겠지만... 확실히 불안해 하실 만도 하군요;;
  • 2009/10/17 03:09 #

    그... 실수라는 것이. 실수하기 위해 상황을 만드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거든요. 아예 실수가 발생할 상황을 철저하게 피해다니는 남자라면 멋질 것 같아요.
  • 객客 2009/10/17 04:06 #

    특히 사생활에 비밀이 있는 남자들이 이런 소리 하면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주는 사람이 순진한 거겠죠.

    '애초에 그럴 일이 발생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가 평소 골치아픈 일 대처에 대한 제 신조인데... 우홋, 그럼 저도 멋진 남자?[끌려간다]
  • 솔직녀 2009/10/17 04:03 #

    그럼 님의 남자친구는 님이 다른 남자에게 몸만 주고 마음을 주지 않으면 괜찮다는 얘긴가요? 흠..
  • 2009/10/17 04:10 #

    오오 남자들은 이런 가정을 하는 것조차 힘들어 할 것 같아요.
  • 객客 2009/10/17 04:21 #

    형평성을 따지자면 이래야 정상일텐데... 대개 남자들은(저도 남자지만) 자기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랑 잔 적이 있다거나 그러고 싶다고 하면 지금까지의 자기 전적과 별개로 분개하기 마련이죠? 이 걸 생각해서라도 '몸만 가고 마음 안 가면 괜찮잖아'란 말은 쉽게 못 꺼낼 거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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