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423rd prescription

S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전 남자친구와 집안 문제, 경제적 문제 등등 여러가지 이유들로 헤어졌어요. 우리의 연애는 짧았고, 이별도 문자로 했죠. 지금 남자친구와 사귀게 되었어도, 지난 남자친구에 대한 미련은 아직 남아있어요. 제가 전 남친을 많이 좋아했어요. 지금 연애에서는 반대지만요. 그래서, 스킨쉽에서도 좋은 느낌이 많이 없는 것 같아요. 몇달 전 전 남친과 안부를 주고받은 적이 있는데, 그래서 더 생각나고 꿈에도 나오고 그래요. 지금 남친이 싫은 것이 아니고 좋은데, 전 남친만큼은 아닌 것 같아요.











S님, 닥터 엘입니다.

가지 않은 길은 마음 한 쪽에 내내 남습니다. 싫어서 미워서 헤어진 게 아니라면, 더욱 우리는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을까, 가정하고 상상하고 행복할 거라 빌고 싶은 마음이 되지요. 특히나 내가 지금 연애에 홀딱 빠진 게 아니라면, 과거의 미완결된 연애들은 종종 가장 이상적인 후속편을 남길 거라 선택받아요. 그런 생각들은 꿈속에서 무의식에서,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남은 애정이 덧붙고 아쉬움과 그리움이 래핑되지요. 치졸함과 상처와 피곤은 어느새 한참이나 과소평가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S님의 옛 연애는 꼭 돌아가야만 할 진짜 사랑이 될 거에요. 그런데, S님의 지금 생각은 진짜일까요, 마음의 착각일까요?

저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서, 지난 연인에게 돌아오라, 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만. 그 다음 순간, 굉장히 신기한 일이 일어났답니다. 그가 YES, 라고 대답하자마자 제 마음이 후다닥 현실로 돌아온 것이에요. 그와 내가 헤어질 때는 분명히 헤어질만하기 때문에 헤어졌었던 것을 기억해냈죠. 반나절 전만 해도 저는, 우리의 이야기가 이대로 끝날 수는 없어! 라는 강경한 입장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강렬한 열망이 응답을 받자마자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난 것이었어요. 우리가 다시 만나서 예전처럼 다시 데이트를 시작한다는 가정을 해보았죠. 그와 저 사이에 있는 상황은 어느 하나 바뀔 수 없는 것이었고, 그도 나도 서로를 미칠 듯이 사랑한 것은 아니었어요. 문제가 생길 경우, 우리는 또 쉽게 포기할 것이 분명했어요. 나는 나를 믿을 수 없었고, 그를 믿을 수는 더더욱 없었죠. 그래서, 저는 다시 그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만 했어요. 다시 한번 이별의 말을 전해야 했죠. 그 후로는 저는 깨끗하게 단념할 수 있었어요. 이런 마음의 착각도 있구나, 생각했죠. 

일단 지난 연애의 문제를 생각해봅시다. 두 분의 연애는 짧았고,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쉽게 헤어졌죠. 물론, 어느 한쪽이 좀더 애정이 있었다면, 이별은 좀더 늦춰졌을 거에요. 하지만, 두 분은 딱 그만큼의 애정을 가졌었고, 불편함과 서운함과 원망 때문에 이별을 돌이키리라 생각하지 못했겠지요. 시간이 흐르고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만큼, 충분히 그 시간을 과거로 인정해주었어요. 그런데, S님은 지금 지금 연애가 만족스럽지 못하죠. 그러면, 누구라도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상상하게 되어요. 그럴 때면, 가장 먼저 진짜 연애의 후보자로 떠오르는 것이 옛날 남자친구에요. 더군다나, 그와는 죽여라 살려라 지난한 과정도 없이 덜컥 헤어지고 말았으니, 더욱 아쉽고 미련이 남는 걸 거에요. 하지만, 지난 남친과 다시 연애를 시작해도 지난 연애에서 해결못하고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여러가지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죠. 그와 다시 연애를 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들과 함께 시작한다는 뜻이니까요. 다시 달콤하게 서로를 알아가고 두근대는 한달을 맞이하는 일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그 남자와 익숙한 문제들이 패키지로 따라오는 일이죠. S님은 그를 다시 만난다면, 그를 둘러싼 문제들을 해결하고 극복하리라는 각오가 되어있나요? 그는 어떨까요? 그는 돌이키고 싶어할까요? 그가 안부를 보낸 적이 있다고 하셨죠. 그는 아마도 그 마지막 연락으로 자신이 먼저 이별을 선언했던 일에서 남아있던 죄책감에 대한 면죄부를 받았을 거에요. 어떤 연애를 하든, 먼저 헤어지자고 선언하고는 미안한 마음이 없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그럼 지금 연애의 문제를 생각해봅시다. 여전히 그가 사랑스럽지 않나요? 감정이 꽃피지 않나요? 무덤덤한가요? 재미가 없고 지루한가요? 그에 대한 모든 것이 더 궁금해지지 않나요? 그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없나요? 만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가요? 그의 감정이 부담스러운가요? S님은 지난 남친과는 별개로 지금의 남친에 대한 감정을 정리해야만 해요. 하나하나 자신의 마음에 물어보고, 아니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더 늦기 전에 지금 남친에게 알리세요. 그만 만났으면 좋겠다고요. 만약, S님의 마음에 지금 남친에 대한 애정이 있고, 그 애정이 더디게나마 발전하고 있다면, 다음 데이트가 기다려진다면, 시간을 조금 더 보내보세요. 그러면, S님의 미적지근한 감정도 확실하게 제 자리를 찾아가겠지요. 연애에서 이도저도 아닌 시기는 분명히 있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희미하고 알수 없는 감정은 점차 제 모습을 드러내지요. 지금 연애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일단 지난 남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게 우선이겠지요.

스스로에게 차근차근 질문하고, 답을 도출하고, 생각을 정리하세요. 이 문제는 온전히 S님의 마음 속 전쟁이니,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만이 답인 것 같아요. 힘들고 지치겠지만, 어쩌겠나요. 연애라는 게 늘 달콤하기만 하면 금방 충치가 생길 걸요. 쓰고 밍밍하고 시금털털한 것도 잘 삼켜야 건강해지겠지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 2009/10/24 16:45 | LOVE&MEMORY(401st~)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LUVnLUV.egloos.com/tb/196171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MrCrazyani at 2009/10/24 20:36
생각해보니 제가 참... 헤어짐+헤어진 이후에 별 일들을 다 겪어서 미련이 전혀 없네요; -_-;;;
Commented by at 2009/10/26 19:03
이야기가 기승전결 다 이어지고 나서 헤어지면, 미련이 없는 듯. 중간에 끊어지면 미련이 생겨요. ^^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 페이지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