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5th prescription_저는 현모양처를 찾고 싶을 뿐인데, 참 사람이 없네요

C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20대 후반이고, 짧은 연애도 몇년 만나는 긴 연애도 해보았습니다. 얼마 전 이별 후 새로운 인연을 기다리고 있죠. 그런데, 저는 어느새 연애하는 법도 잃어버린 것 같고 답답하기만 해요. 결혼도 급하니 마음이 조급합니다. 

괜찮은 여자는 드물고, 맘에 드는 여자는 임자가 있고, 맘에 드는 여자가 있어도 인사도 힘들어하는 제 성격도 문제죠. 제 이상형은 조신한 여자, 조강지처, 현모양처입니다. 그런데, 여자들은 결혼하면 포기할 것이 많다, 여자가 손해본다는 입장이더라구요. 현모양처를 찾는 제 욕심이 과한가요? 

저는 자존감도 높고, 이성과의 접점도 충분히 열어놓았습니다. 자기 계발도 운동도 열심히 하고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각종 처세서의 기본적인 상식도 체크하고 있죠. 그런데도, 시간이 무위로 흐르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요. 제가 뭘 더 배우고 노력해야 할까요. 




 

C님, 엘입니다.

C님은 이미 충분히 자신의 삶과 몸을 지배하고 있고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더 큰 성취를 목표로 하고 계시죠. 어떤 가치로 살아갈 것인지 대해서도 방향을 다 잡아놓으셨습니다. 자존감도 높고, 방향성도 뚜렷하고, 기성 세대와 사회를 보는 비판적인 눈, 다양한 가치를 인정하는 열린 사고도 돋보이지요. 그런데도 C님은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보다 덜 행복하고 불안합니다. 어떤 사람은 C님의 반의 반도 못 갖추고도 행복해하는데 말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C님. 

지금 C님이 누리는 많은 조건들은, C님이 태어나기 전부터 준비된 오랜 전통과 가풍에서 연원하였죠. 보통의 아이들이 그런 바탕에서 나태해지기 쉽다면, C님은 당연한 환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였습니다. 때문에 C님의 지금 모습은 분명히 자신의 색을 갖고 있고, 건강하고, 훌륭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C님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당연한 세상에서만 안전합니다. 

C님의 삶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안전할까요. 정말 그럴까요.

C님. 

C님은 결혼에서 삶의 동반자를 원하나요, 아니면, 현모양처 역할을 해 줄 대상을 찾나요.  

대부분의 양가댁 자제들이 현모양처를 찾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현모양처라는 단어 안에는, 가부장적 시스템에 기여할 어머니와 아내라는 역할이 있을 뿐이죠. 결혼이라는 시스템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목적적 존재, 남성 권력이 작동하는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말하는 단어가 현모양처입니다. 여성이 원해서 이 시스템을 이해하고 스스로 현모양처를 선택한다면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하지만, C님도 앞으로 C님이 배우자로 선택할 여성도, 성차별적 사회에서 개인이 감당해야 할 부당한 고통의 정체를 모두 학습하고 선택하진 않습니다. 대부분 어른들의 논리, 기득권의 규율, 원래 그런 세상에 순응하기에도 바쁘니까요. 

남성 권력이 원하는 대로, 현모양처만의 길만이 유일한 미덕이라 믿는 여성들이 어디에나 흔하게 널려있으면 참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21세기에는,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인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진 인격체라는 걸 배웁니다. 결혼도 출산도 선택이며, 자신이 어머니나 아내의 역할을 감당할지 말지, 어떻게 감당할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많은 여성들이 좋은 어머니, 좋은 아내, 좋은 며느리가 아닌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을 고민합니다. 남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이기 이전에 그들은 한 인간이죠. 결혼하며 짊어지게 되는 의무와 책임이 왜 남자와 여자가 다른가 고민하기 시작했죠. 많은 사회학자들과 인류학자들이 남성과 여성의 고착된 젠더 이미지가 한 인간의 삶에 어떤 폭력으로 작동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문화권마다 남성과 여성의 삶, 결혼제도는 각기 다른 양상으로 펼쳐집니다. 현모양처를 지향하는 태도는 일부에서는 여전히 가치있는 일이고, 일부에게는 시대착오적인 족쇄, 혹은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향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C님은 왜 결혼하려고 하시나요? 결혼하기 위해 사람이 필요한가요? 아니면, 그 반대입니까?

남자도 여자도 세상이 정한 대로만 살 필요는 없습니다. 삶의 방식은 서로가 잘 의논해서 정하면 됩니다. 

여전히 성평등주의나 인권의식에 대해서 인식이 없는 인구도 많이 있습니다. 예비 현모양처를 전면에 내세우며 결혼전략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조건좋은 결혼과 안락한 생활, 동질혼 이상의 상승혼을 목표로 한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C님이 결혼을 무엇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서로의 조건이 맞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C님은 결혼이 급하다고 하셨습니다. 

C님은 어떤 삶을 살기 원하십니까? 사랑을 원하시나요? 행복한 삶을 원하시나요? 자신의 기준으로 자신의 손으로 만드는 삶을 꿈꾸시나요?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C님. 

다시 한번 결혼을 고민해보세요. 다양한 기준, 다양한 이유, 다양한 형태의 결혼을 공부해보세요. 그리고 자신의 결혼을 C님의 손으로 선택하세요. 그리고, C님이 선택한 결혼관은, C님이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상대의 결혼관과 맞추어 다시 한번 변화합니다. 

C님이 결혼하고자 하는 사람이, 현모양처가 아닐 수도 있고, 얌전하고 수줍은 아가씨가 아닐 수도 있지요. 그 사람이 결혼을 아주 나중에 하기를 원할 수도 있고, 양가집안과는 독립된 결혼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결혼은 나와 결혼관이 같은 사람을 찾아서 하면 되는 사회적 계약입니다.   

C님이 현모양처의 뜻을 알고도 결혼의 조건을 바꿀 수 없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맞선입니다. 정서적 이상형을 찾고, 그녀가 현모양처이기를 점치고, 나중에 조건 맞추는 연애보다는 맞선이 훨씬 과학적이고 합리적이죠. 조건부터 맞추고 이후에 함께 결혼생활을 감당할 수 있을 지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C님의 목표가 명확하면 운명을 기다릴 필요도 없고 동호회에서 헤매는 시간낭비도 없습니다.  

C님에게 정말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 많이 해보세요. 건투를 빕니다.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소개팅 서바이벌>

<HOW2LUV: 파티 서바이벌>





(*2015년 12월 15일 리라이팅함.)



덧글

  • 솔직녀 2010/01/01 01:42 #

    현모양처 찾는다고 여자들에게 얘기하진 마세요...
  • 맑음뒤흐림 2010/01/02 11:53 #

    현모양처가 꿈인 여자분도 있어요... ... 그런 분을 만나면 좋을 듯.
  • ranigud 2010/01/01 08:27 #

    이제 겨우 20대 후반인데 결혼이 뭐 급하시다고...
  • 2010/01/10 12:53 #

    결혼을 빨리 하면 여러가지 이점이 있지요. ^^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조건과 책임을 고려해야 하니 힘들어지고요. ^^
  • 민트사랑 2010/01/01 16:16 #

    안녕하세요 L님.
    연말연시에 바쁘실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상담을 해주시니 정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사실 제가 결혼을 빨리 하고 싶었던 이유는 그냥 빨리 행복해 지고 싶어서녔는데 쉬운일이 아닌듯 하네요. 차라리 "시간" 이라는 것을 포기하는게 맞을것 같아요. ^^;;덕분에 답답한 심정도 많이 풀리고, 새해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겠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2010/01/10 12:53 #

    좀더 연애를 많이 해보시는 것도 답인 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민트사랑 2010/01/13 17:49 #

    처방전을 내려주신것도 감사한데, 이렇게 왕진(?) 까지 해주시니, 너무 고맙네요. ^^;;

    결혼에 대해 낭만적인 부분만을 보는것은 아니에요. 안좋은 측면은 아예 나의 결혼생활에서는 일어나지 않을것이라고 잘라서 생각하는것이죠. 사람은 긍정적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것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것은 천지차이라고 생각해요. 남자 역시 반드시 경재적 이유만은 아니지만, 결혼으로 인하여 원하지 않는 의무감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어요. 더욱이 성 젠더 이미지의 고착을 원하지 않는 남성이 있을수도 있는것이죠. 경재적 종속을 원하지 않는 여성분들이 원하지 않더라고 경재적으로 종속될 수 있는것 처럼요. 하지만 그것은 생각하기 나름인것 같아요.

    회사에서 어떤 사람 초기에 자신이 꿈꾸었던 비젼은 어디론가 없어지고, 월급 타령을 하며 주식이나 하고있죠. 하지만 어떤 사람은 인정받고 자기발전하며 위를 향해 올라가고 있죠. 저는 이게 "아~ 먹고살기 조X 빡시네..내가 돈 몇푼 벌자고 이고생을 하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지금 내가 흘리는 피와 땀은 나를 더욱더 발전시켜 줄것이니, 일하는것이 너무 즐겁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성격이 남들 하라는대로 막 따라가는 성격은 전혀 아니지만, 어른들이 요구하는 결혼을 어느정도는 당위성이 있게 받아들여요(물론 100%는 아니지만요). 물론 제 의지로 말이죠, 예를 들면 "결혼은 집안 대 집안의 결합" 같은 문제들이 있겠네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아무리 개개인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그 개인은 사회라는 집단에 속할 수 밖에 없거든요. 만일, 여성분이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 남자가 집인일 같은 가사일을 떠맏게 된다면,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그 모습을 곱게 봐줄 수 있는 사회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남자가 원해서 그랬던지, 아니였던지에 상관 없이 말이죠. 남이 시선따위는 전혀 구애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자유로운 영혼이 아닌이상, 인간은 사회에 종속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죠.

    제가 결혼을 조건없는 당연히 해야될 일이라고 생각하는것은 아니에요. 사랑해서 결혼하는것이 당연히 해야될 일이라고 보는것이죠. 애초에 결혼 앞에는 사랑하기 때문 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는것이에요.

    급한 성격 탓에, 제가 원하는것이 너무 과했었나 하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이 안되네요. 분명 현모양처를 지향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아닌사람이 있으면 그런사람도 있는게 세상 아닐까요 ^^;;

    저도 엘님께서 말씀하신것처럼 언젠가는 좋은 사람 만나서, 좋은 연애 할것이라 믿어요 ㅎㅎ

    왕진까지 해주시니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그리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래요 ^^;;

    P.S : 원래 비밀글이나, 익명 같은것을 별로 좋하지 않아서 그냥 썼어요..(제 블로그도 아니면서 ㅠㅠ) 혹시 문제가 되시면 삭제 할께요.
  • 2010/01/14 01:52 #

    생각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ㅅ^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상담 상태

상담상태클릭


처방전 검색기

Loading

노란리본

2013 대표이글루

위즈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