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2th prescription_삽입을 제외한 패팅을 하고 있지만, 남친에게 다른 보상을 주고 싶습니다

L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혼전순결주의자이고 오랜 대화 끝에 그는 저의 가치관을 존중해주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스킨쉽 범위는 예민한 성감대는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의 패팅까지입니다. 그런데, 그는 가끔 정말 서러운 것 같습니다. 검색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자신의 연인이 다른 남성과의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나와는 섹스를 하지 않는다는 불안을 가질 수도 있는 것 같더라구요. 제가 그에게 잘 설명해도 그는 여전히 불안한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제가 앞으로 지금의 남친보다 훨씬 조건좋은 남자를 만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이 남친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라 짐작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삽입 섹스를 대신해서 해줄 수 있는 어떤 보상이 있는지 묻지만, 그는 삽입 섹스를 대신할만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 저는 남친의 고통을 더 이해하고 싶고, 그에게 뭔가 보상을 해주고 싶어요. 삽입 섹스만 제외하고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은데, 그와 논의하는 것조차도 그의 욕구를 자극하기만 할 것 같아 미안해요.








L님, 닥터 엘입니다.

(* 지난 포스팅 중 246th prescription의 내용을 참고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본 포스팅을 읽고 난 후, '혼전순결', '혼전순결주의', '혼전순결주의자' 태그로 검색해서 다른 처방전들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혼전순결주의자에도 여러가지 스펙트럼이 있습니다. 먼저 A 타잎. 이런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버진을 지키며, 가벼운 스킨쉽 외에는 키스도 패팅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사랑에서 에로틱한 영역과 플라토닉한 영역을 확연하게 구분합니다. 욕망도 개발되지 않았고, 연애할 때는 섹스의 즐거움을 만끽할 생각이 없으신 겁니다. 그러나 결혼 이후에는 섹스의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 예상합니다. 섹스는 로맨틱하고 아름답고 두 사람의 영혼을 이어주는 신성한 의식일 것입니다. A 타잎의 순결은 입술과 성기, 옷 안에 감추어진 모든 곳에 존재합니다.

이유와 목적, 의도가 어쨌든 간에, 혼전순결주의에는 B 타잎도 존재합니다. 스킨쉽은 합니다. 키스, 패팅도 다 할 수 있죠. 그러나 삽입섹스만은 하지 않습니다. 처녀막이 보존되면 물리적으로 순결함이 지켜지는 것으로 정해놓지요.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정직한 욕망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순결함의 상징인 처녀막은 지키려고 하지요. 처녀막에 대한 집착은 남성의 정복욕구가 반대로 투사된 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패미니즘에서는 처녀막을 자의로 파괴하는 것이 여성해방의 지름길인 것처럼 보는 시각도 있었죠. 처녀막은 개인의 만족이 아니라 상대 남성에게 자신의 순결을 증명하는 의도로 밖에 쓰일 데가 없으니까요. 생물학적으로 처녀막이라는 기관은 본인은 존재를 거의 느낄 수가 없는 신체부위거든요.

그리고, C 타잎도 있지요. C 타잎은 진한 키스 정도까지는 허락합니다. 그러나, 좀더 농밀한 성적인 뉘앙스의 스킨쉽은 거부합니다. 당연히 패팅도 할 수 없지요. 에로틱한 영역의 사랑은 결혼 이후에 막을 올리게 되는 것이지요. C 타잎의 순결은 입술에는 없습니다. 그러나, 옷으로 감추어진 모든 곳과 특히 성기와 그 안쪽의 처녀막에 있죠.

L님은 (속옷 라인을 지키는 기준을 가진) B 타잎이십니다. L님의 순결은 처녀막과 속옷 안쪽의 속살에 위치하지요. 개인이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선택하고, 어떤 사랑관, 어떤 연애관, 어떤 섹스관을 가질 지는 전적으로 선택의 문제입니다. L님이 만약 자신의 노선이 확실하고 이유와 목적, 의도가 명확하다면, 1g의 자괴감이나 죄책감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괴로워하지 마세요. 또한, 사랑하는 연인과는 결혼 전이라도 (삽입) 섹스할 수 있다는 가치관을 가진 남친의 고통이나 괴로움을 동정하지 마세요. 그는 L님을 선택한 것이지 L님과의 섹스를 선택한 것은 아니니까요. 섹스관은 연애 중인 두 연인이 당연히 다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것을 L님이 보상해주겠다고 생각하는 입장은, L님 역시 (삽입) 섹스가 연애(혹은 결혼)에서 필수적일 수도 있는 거래 조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미래의 연애(혹은 결혼)을 대비해 물리적으로 버진이라는 조건을 지키겠다는 생각은, 매우 현명한 계산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종교에 의한 선택이든, 가치관에 의한 선택이든 간에, L님이 그것을 선택했다면, 연인 간의 (삽입) 섹스로 얻을 수 있는 다른 소통과 행복은 포기하셔야 합니다. 또한, L님의 남친도 L님과의 섹스가 곧 결혼을 의미하며 자신이 결혼상대자가 아니라는 것도 납득해야 합니다. 연애와 결혼은 분명히 다른 것이고, 정말로 L님과의 섹스를 원한다면, 자신이 L님의 결혼상대자가 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증명해야겠지요. 그에게도 이 사실을 명확히 알리고 그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하지만, 구체적인 설명없이 그저 (삽입) 섹스를 거부하는 것은, '넌 나와 결혼하기에는 부족한 남자야'라는 뉘앙스 밖에 되지 않죠. L님의 남친은 어떤 남자인가요? 연애용? 결혼용? 그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시고, 서로의 연애관, 결혼관, 섹스관에 대해서 노골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관계의 밑바닥에 이르세요. 그러고 나면, 두 분은 서로를 인간적으로 더 이해하게 될 것이고, 이 연애를 계속할 지 그만둘 지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삽입) 섹스를 하지 않고, 그것을 보상하는 것은 (오랄) 섹스나 핸드 플레이 정도겠지요. 혹은 서로 간 마스터베이션을 해주거나,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것을 지켜봐주는 것. 혹은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하는 것 정도가 있을려나요. 만약 속옷 라인을 지킨다는 기준이 남성과 여성 한쪽에만 해당되는지, 혹은 둘 다에게 해당되는지에 따라서도 패팅의 수준이나 (삽입) 섹스를 제외한 섹스의 수준은 다르겠지요.

원하는 것은 남성마다 다르답니다. 미안해하지 말고 두려워 말고 섹스토크는 하세요. 섹스토크는 몇백번 해도 L님의 순결에는 한점 오점도 남기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권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가치관을 좀더 들여다보고, 내가 어떤 노선을 취하고 있으며, 그것이 어떤 사랑으로 이어지는지 늘 생각하고 점검해보시라는 겁니다. 살다보면 가치관은 몇번이나 뒤집어집니다. 특히 섹스나 사랑에 대한 가치관은 그렇습니다. 그것은 체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10대 때는 당시의 모든 여자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당연하게 혼전순결주의자였고, 20대 중반에 첫 경험을 하고 서른이 넘어설 때까지 몇번이나 성에 대한 가치관이 바꼈습니다. 저에게 섹스는 폭력이었고, 남성의 정복욕이었고, 게임이었고 스포츠였고 우발적인 사고였고 무의미한 놀이나 배설이었던 때도 있었죠. 지금처럼 섹스가 사랑하는 사람과만 할 수 있는 영혼의 대화라고 체득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어요. L님이 살아가며 삶의 가치관이 여러번 바뀌는 것처럼, 섹스관도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사랑을 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특히나 궁극의 행복과 즐거움, 성스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섹스를 알기까지에는 본인의 학습과 경험, 노력도 필요하지요. 그래서 많은 연인들이 사랑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서로의 몸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것이랍니다. 몸으로 하는 대화는 평생에 걸쳐서 완성해야 하는 길고도 끝없는 여정이거든요. L님도 자신의 가치관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더 열어두도록 하세요. 그것이 사랑을 하고 살아가려는 인간의 기본태도일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연애라는 시스템에는 많은 커뮤니케이션 형식이 포함되지요. 데이트도 있고 대화도 있고 스킨쉽도 있습니다. 물론 섹스도 있지요. 혼전순결주의는 연애에서 스킨쉽 중에서도 가장 깊은 관계를 맺게 되는 섹스를 배제한 형식이지요. 연애를 시작하기 전 상대에게 이 사실을 미리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채식주의자와 함께 식사를 하게 된다고 생각해보세요. 식사를 할 때 그가 먹지도 않는 고기를 권할 수는 없겠지요. 만약 그와 데이트를 하게 된다면, 레스토랑이나 메뉴의 선택이 처음부터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연애도 마찬가지랍니다. 많은 사람들은 연애하면서 당연하게 섹스도 하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채식주의 레스토랑을 예약해야 한다고 귀뜸해주지 않으면, 나중에서야 두 사람 다 당황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밖에 없지요.

만약 L님이 사랑하는 남편과만 (삽입) 섹스를 하고 싶은 혼전순결주의자라면, 연애도 더 현명하고 영민하게 하세요. (삽입) 섹스를 제외한 스킨쉽, 패팅의 세계는 넓고도 넓어요. 두 사람이 동시에 만족하면서도 L님의 처녀성은 완벽하게 지켜지는 방법도 많습니다. 더 공부하고 더 누리시기 바랍니다.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SEXPART1>

<HOW2SEXPART2>



덧글

  • 하하하 2010/01/27 22:00 #

    혼전 순결을 지키시고자 한다면 패팅도 안하시는게 좋을듯 싶습니다.
  • 2010/01/29 00:29 #

    개인마다 기준이 다르니 늘 잘 생각해야 하는 것 같아요.
  • 雅人知吾 2010/01/28 16:38 #

    여친에게 삽입섹스를 요구 못 한 나는 패배자였나...-_-
  • 2010/01/29 00:27 #

    그 얘기가 아니잖아요 ㅠㅁㅠ
  • 2010/01/29 13:4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1/29 13:46 #

    귀한 덧글 감사합니다. 저 역시 막연한 이유로 혼전순결주의자였죠. 여자는 깨끗해야 하고 순결해야 하고 성에 대해서 무지해야 하고 욕망이 없어야 한다 생각했어요. 점차 성장하며 욕망을 건강하게 대접하는 것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는데, 어린 시절의 주입식 혼전순결 의식과 배치되어 스스로를 얼마나 괴롭혔는지 몰라요. 또한, 자라며 배운 것은, 혼전순결이 가치있으려면, 남성과 여성의 순결이 등가여야 한다는 사실이었죠. 혼전순결이 단지 성역할을 고착화시키는 교환가치란 것을 깨닫고 난 뒤부터는, 그간의 성에 대한 패러다임이 다 뒤집어지는 고통스런 나날이 계속되었죠. 그러다가 그러한 이유로, 모든 성경험이 폭력이 되는 경험도 했고요.

    가치관은 바뀌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을 의심하는 태도, 늘 깨어서 스스로의 답을 찾는 것. 진짜 어른되는 길이라 생각해요.

    비공개님도 비교적 덜 다치면서, 스스로의 답을 찾으시기 바래요. ^^ 생각할 여지를 주는 처방전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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