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6th prescription_대인기피 증상도 있는 편인데, 더이상 연애도 못하고 혼자이고 싶지 않아요

R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연애다운 연애를 아직 못해보았습니다. 저는 언제나 얼마 가지 않아 상대를 밀어냅니다. 스킨십도 부담스럽고요. 이래저래 만나다 나쁜 남자들도 만나보니, 정말로 연애를 하고 싶지 않아요. 차라리 내가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주변에는 이성인 친구들, 선후배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저는 인기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호감을 은연 중에 표시하면 저는 그것을 무시하거나 피하죠.

어려서는 대인기피증세도 조금 있었습니다. 상대가 저를 똑바로 바라보면 그가 저에게 화내는 모습이 겹쳐져서, 상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었어요. 저는 제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오는 것이 불편하고, 혼자서 집에 있는 것이 편안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렇게 혼자이고 싶지는 않아요. 








R님, 닥터 엘입니다.

가까운 정신보건센터나 온라인 심리검사 등을 이용하여 MBTI 검사나 사군자 기질 검사 혹은 애니어 그램 검사를 받아보세요. 무료도 있고 유료도 있지만, 어느 쪽도 스스로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는 유용할 것입니다. 성격에 대한 것은 좋은 성격, 나쁜 성격이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이런 성격도 있고, 저런 성격도 있고, 모두 다르지요. 자신이 어떤 것에 더 가치를 두는지 어떤 것에 더 예민한지 알아두면 고민을 바라보는 시각을 점검할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하답니다.

R님의 고민은 두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 하나는, 본인이 대인기피증이 아닌가 하는 염려이고, 두번째는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못할까 하는 연애불능증에 대한 염려지요. 첫번째 고민은 성격에 대한 염려지요. 혼자 있는 것이 편하고, 남들과 어울리는 것이 불편하고, 시선을 맞추는데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나쁜 것은 아닐까 걱정하시지요. 그런데, 이런 성격은 매우 많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고들 하죠. 남들과 얼핏 잘 어울리기는 해도, 집에 돌아오면 정신적으로 지쳐서 쉬어야 하죠. 아는 사람은 많은데, 깊은 관계로 들어가는 것에는 막연한 거부반응이 있기도 하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도 호감을 사는 것도 때로는 스트레스가 되죠. 이러한 성격은 자기 자신에 대한 정리가 타인과의 관계보다 더 중요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반응들이고요, 전혀 특이한 반응이 아니랍니다. R님이 대인기피라고 말씀하신 성격적 특징들은, 저도 그렇고 정말로 많은 분들이 겪고 있는 심리기제랍니다. 사람을 감당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된다면, 인간관계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됩니다. 남들보다 사람의 사귐이 쉽지 않다고, 연애경력이 폭넓지 않다고 걱정할 것이 없답니다. 사람은 내성적일 수도 있고, 외향적일 수도 있답니다. 자신이 되고 싶은 성격으로 되지 않는다고 답답해할 수도 있습니다만, 내성적인 성격도 외향적인 성격도 장단점이 있답니다. 굳이 자신의 본성을 변화하려고 저항하지 마시고, 자신의 성격상의 단점보다 장점들을 누리려고 노력해보세요. 내성적인 사람도 얼마든지 인간관계의 깊이를 추구할 수 있고, 사람을 불편해하는 성격도 조금씩 신뢰할 수 있는 지인들을 늘려가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기준에서 지나치지 않도록, 무리하지 않도록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얼마 전 어떤 성격검사에서 저의 내성적인 성격을, 안되었다는 듯 안쓰럽게 쳐다보는 사람이 있었답니다. 하지만, 내성적인 성격이 문제라거나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랍니다. 내성적인 사람은 내성적인 사람다운 사람사귐의 법칙이 있고, 느리고 신중하게 인간관계를 넓혀갑니다. 상처입기도 쉽고 두려움도 많지만, 살아가며 그것을 극복하는 노하우도 남들보다 배로 가질 수 있습니다. 남의 감정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기도 하지요. 그러나, 지나치게 상처입은 사람에 끌린다든가, 내면의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반대 성격을 가진 사람을 동경하는 경향도 있지요. R님은 아직 스스로에 대해서 잘 모르고, 막연히 이래서는 안될 거라 걱정하시지요. R님의 조심성많은 성격은 전혀 나쁜 것이 아니니, 자신에 대해서 좀더 공부하고 이해하려 노력해보세요.

단, R님이 익숙하지 않은 상대와 시선이 부딪히는 것이 어렵다면, 그것은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잘 모르는 타인에게서 막연하게 호의를 예상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반대로 막연하게 적의를 예상합니다. R님이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익숙하지 않은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영문도 모르고 야단을 맞거나 꾸지람을 듣거나 싫어한다는 말을 들은 경험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면, 그것에 대한 두려움이 무의식 중에 저장되어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저는 기억의 근원을 따져가며 불안이나 트라우마를 해석하는 쪽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만, 어렵지 않게는 현재 R님이 생활하고 있는 가족구성원과의 관계를 돌아보면 쉽게 답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가족들 안에서 늘 편안하고 애정표현을 자주 하고 따뜻한 시선을 주고 받고 있다면, 타인과의 관계도 적의보다 호의를 예상하는 습관이 먼저 생겼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족들끼리 서먹하고 눈을 마주치기보다 적당히 무관심하고 칭찬보다 잘못을 지적받는 분위기라면,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호의보다는 적의가 있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습관이 생길 확률이 큽니다. R님은 대화와 표현이 많은 가족 분위기 속에서 생활하고 계십니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거울을 꺼내서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고, 가장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과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대화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타인은 생각만큼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따라서 나를 싫어할만큼 적극적인 감정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면, 대인기피증상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어린 시절의 대인기피증상이 어느 정도로 극복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것은 R님이 성장하며 스스로를 그만큼 단련시키고 격려하고 변화시킨 탓이랍니다. 누구도 자신의 성격을 제대로 알면, 그것을 좀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노력할 수 있답니다. 늘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하도록 하세요. 사람을 원한다면 용기를 좀더 내고, 휴식을 원한다면 자신이 혼자서 쉴 수 있도록 시간을 비워두면 됩니다.

R님의 두번째 고민은 연애불능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이지요.

지금까지의 연애가 잘 되지 않았고, 괜찮은 남자가 없었고, 사랑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두고 한탄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청춘들이 99.9% 헤어지는 연애를 합니다. !%를 제외한 모든 연애는 사실, 꽝입니다. 이별을 할 때는 그 연애가 의미없어서 헤어집니다. 상처도 당연히 받습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요. 우리는 1%의 기적을 위해서 또 연애하고 또 상처받고 또 연애하는 거랍니다. 그러면서 성숙하고 교훈을 얻고 강해지고 내공이 생기고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도 생기는 거랍니다. 흠뻑 불행했다면, 흠뻑 행복해지는 방법을 더 많이 알고 있는 셈이랍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시간들도 다 의미가 있는 거랍니다. 닥터 엘도 실패한 백번의 연애 덕분에,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여자는 상처도 있고 비밀도 있고 아픔도 있는 여자죠. R님은 분명 더 농밀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진짜 연애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는 거랍니다. 연애욕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데, 좋은 연애로 가는 길을 모르겠다면 바로 지금이 굿 타이밍이랍니다. 진짜 아름다운 여자가 되어가는 순간에 서 있는 것이죠.

R님. 인연을 막연히 기다리지 말고, 가족과 친구들과 지인들과 고개를 들고 시선을 마주치는 연습을 하세요. 그것부터 시작하시면 된답니다. 선택당하는 것보다 선택할 수 있는 여자가 되겠다고 다짐하세요. 그리고, 좋은 연애상대의 조건들을 손으로 꼽아보고, 그것의 반대되는 인연들을 과감하게 거부하세요. 좋은 풀에 있지 않다면, 더 넓은 환경을 찾아서 일상의 바운더리를 넓히세요. 아직 남자를 잘 모르겠다고 머리를 흔들지 마시고, 모르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트를 해야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막연히 짐작과 추리를 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답을 받으세요.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리지 마시고, 좋은 연애상대를 선택해서 좋은 데이트를 하고 좋은 인연이 되기를 기도해보세요. 진짜 사랑은 좋은 연애의 토양을 만든 후에 자연스럽게 싹트게 되거든요. 굳이 좋은 연애상대가 아닌데, 아닌 사람을 붙잡고 마음에도 없는 관계를 질질 끌 필요는 없어요. R님이 얼마 못가 상대를 밀어내는 연애가 많았다면, 그것은 그럴 인연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랬던 거에요. R님이 마음을 여는 연습을 충분히 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R님의 서툴고 상처받은 마음을 살살 간지럽히며 다가오는 인연은 분명히 있어요. 저도 연애고 남자고 뭐도 다 소용없다고 부르짓던 어느날, 천사같은 남친을 만난 걸요. 그 사람을 알아보겠다는 각오만 하고 있다면, R님도 문제 없어요. 행운을 빕니다.









덧글

  • 지누 2010/04/08 02:29 #

    Let's go out! Open my mind.
    Let's go! Sweet dream other side.
  • 2010/04/08 14:37 #

    ^-^;
  • ranigud 2010/04/08 09:25 #

    세상의 80%는 내성적인 사람이라는데 설마 그 사람들이 모두 성격을 고치고나서 잘 살고 있는 거겠어요? ^^;
    저도 내성적이고 혼자 집에서 노는 게 더 편하지만 그래도 연애를 잘 하고 있고... 눈을 맞추는 게 싫으면 눈 아래쪽이나 목 정도를 보면 됩니다(...농담은 아닌데;)
  • 2010/04/08 14:37 #

    인중이나 미간을 보라는 조언도 있더라고요. ^ㅅ^
  • 팡야러브 2010/04/08 12:18 #

    99.9%가 꽝인 복권도 사람들이 계속 사는데 99.9%가 헤어지는 연애라도 계속 한다는건 같은 심리일까요? ㅋㅋ
  • 2010/04/08 14:36 #

    헤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삶은 계속되니까요. 의미없는 연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ㅅ^
  • 객客 2010/04/08 20:21 #

    교양수업 시간 중에 MBTI 해보니까 INTJ(과학자형)나오더군요... 교수님 덧붙이는 설명이 '사람 대하는 일은 최악. 한 자리에 궁둥이 오래 붙이고 깊이 파는 일을 잘 할 수 있으니 연구직이 천직.'이라나요? I(내향성)지수가 70만점에 43점 나와서 좀 많이 식겁했습니다. 여러가지로 귀신칼같더군요. 뭐 이런 인간형임에도 4학년 올라오고 나서 학생회장이 과대 한번 하라고 종용하긴 하더군요.(어쩌면 이런 인간형이어서 한 학기동안 총대 메어놓을 산제물로 바칠 만치 주위에 인덕이 없었단 반증일지도 모르지만요ㅠ) 아무리 천성이 내성적이라 해도 살면서 여기저기 부대끼고 하다 보면 천성 외에도 다른 속성들(처세술?)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꼭 '나는 내성적이어서 안될거야'라고 땅파고만 있을게 아니라 '나는 내성적이어서 여러 사람 한번에 커버하기 힘드니 믿을만한 사람 몇명이라도 확실히 해 둬야겠어'라던가 '나는 뭘 해도 영 요령이 없으니 성실한 모습이라도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겠다'정도의 대안이 필요한 거죠.

    연애야 뭐... 짝사랑 한 번 안 해본 채로 대학 졸업이 눈 앞에 다가온 사람도 똑같이 밥 세끼 먹고 햇빛 쬐면서 잘만 삽니다. 꼭 '진정한 사랑을 얻지 않으면 살 수 없어'란 강박관념을 가지실 필요는 없어요. 인연 생기면 생기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산대도 하등 법적으로 처벌받을 것도,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것도 없잖습니까?
  • 2010/04/09 20:09 #

    각자의 인생관, 연애관대로 사는 거지요. ^^ 그래도 나이들면 혼자보다는 둘이 낫구나 싶답니다... 흐흐
  • 2010/04/08 20:2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4/09 20:09 #

    아직 시도해볼 일은 많고 많지요. 결심하는 만큼 결실이 있을 거에요. ^^ 지치지 마시고, 화이팅입니다!
  • 2010/04/11 03:1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4/11 11:36 #

    ^ㅅ^ 일과 연애를 동시에~! 존경합니다! 깊은 마음은 줄만한 인연을 만나면 주게 되겠지요. 느긋하게 기다려봅시다!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상담 상태

상담상태클릭


처방전 검색기

Loading

노란리본

2013 대표이글루

위즈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