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th prescription_건강한 애착관계, 그 해답은? (+헤르페스)

F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오랜 동안 진실하지 않은 남자들과 만나서 나쁜 연애를 경험했고, 마음은 늘 공허했어요. 한동안은 우울증에 정신과 상담까지 받아야 할 정도였죠. 그러나, 저는 시간이 꽤 지나고서 제가 헤르페스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어요. 과거의 모든 연인들과 헤어진 후, 새롭게 만난 남자는 제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이었죠. 저는 일상을 잘 꾸려나갈 수 있었어요. 그런데, 예전에 저에게 다정했었던 그 남자를 우연히 만났는데, 그는 저를 잊지 못한다고 했어요. 저는 과거의 남자와 지금의 연인을 비교하기 시작했죠. 

저는 아직 지금의 연인에게 헤르페스에 대해서 말하지 못했어요. 그를 진심으로 신뢰하고 걱정한다면 말해주어야 하지만, 그럴 수 없었죠. 저는 모든 상황이 너무나 혼란스러워요. 

  










F, 닥터엘입니다.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든 애착관계를 맺고 살아갑니다. 그것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행동이든 유형무형을 따지지 않고, 애착관계는 형성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애착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우주는 너무나 광대하고 인간은 너무나 미시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손을 뻗어 누군가와 혹은 무엇인가와 닿아있지 않다면, 어떻게 스스로를 자기자신이라고 인식하겠습니까. 우리는 온전하게 존재하기 위해서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애착관계에도 나를 살리는 관계가 있고, 나를 죽이는 관계가 있습니다. 사람이 건강할 때는 나를 살리는 관계에 의지하고 힘을 얻어 살아갑니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할 때는, 그것이 나를 살리는 관계인지 죽이는 관계인지 단지 의미없이 시간만 보내는 관계인지 알지 못합니다. 스스로를 돌보고자 하는 마음의 눈이 닫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럴 때에 내가 누구인지 몰라서 절박하게 붙잡는 관계는, 나쁜 관계일 경우가 많습니다. 연약한 사람에게는 쉽게 그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접근하기 마련이니까요. 가장 좋은 것은 내가 스스로를 잘 돌보게 될 때까지 섣불리 타인과의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타인도 나에게 그만큼의 애정을 줄 수 없습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돌보는 것을 연습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게 되는 연애는, 마땅하게 스스로에게로 돌려져야 할 관심과 애정을 상대에게로 투사하게 되지요. 그래서 나에게 관심과 애정이 부족한 상대에게도, 무시무시한 집착을 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그러하듯 잘못된 비난과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것은 모든 애착관계에서 유연해지는 것입니다. 사람과 사물과 습관에 대한 애착 포트폴리오를 균형있게 짜보세요. 연애 또한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세요. 만약 자신이 특정한 것에만 온통 정신을 놓고 매몰되고 있다면, 지금 스스로가 건강하지 않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야말로, 자신의 상황을 정리하고 지친 관계들을 놓고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건강한 새로운 관계들을 도모해야 합니다. F님은 스스로를 돌보는 일을 자꾸만 뒤로 미루었고, 그래서 그 때마다 애정을 표현하며 다가오는 인연들을 계속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기 자신에게서는 도망칠 수 있었겠지만, 그런다고 스스로가 발전하거나 달라지지는 않는 법이지요. 자기 자신과의 대면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니 되도록 빨리 익숙해지는 것이 좋지요. 어떤 누구도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 수는 없답니다.

 

F. 연애는 인생을 구원하지 않습니다. 연애는 그저 삶을 살아가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니까요. 나를 구원하는 것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랍니다. 어떤 연애라도 나를 살리는 관계가 아니라면 그만 둘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독립적인 인간만이 좋은 연애를 할 수 있지요. 좋은 연애는 신뢰와 행복이 바탕이 된 관계이고, 그래야 진실된 사랑이 싹틀 수 있습니다. 그저 연애라는 시스템만 만들어놓았다고 해서 저절로 사랑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은 동사입니다. 내가 나로서 상대를 사랑해야 사랑이 있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서는, 사랑도 무엇도 할 수 없지요. 또한, 상대라고 해서, 늘 답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지요. 사랑은 스스로 하는 것이고, 내가 스스로를 사랑하는 만큼 상대가 그만큼의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F님은 연애의 기준을 아직 많이 세우지 못했지요. 그래서 나쁜 연애들을 여러 번 거쳐왔습니다. 지금은 다행히 F님의 일상을 건강하게 살리는 좋은 분과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구남친이 나타나 오래 묵은 프로포즈를 해왔지요. 제 의견은 이렇습니다. 만약 구남친이 지금 행복한 연애 중이거나 진실된 사랑을 아는 남자라면 결코 F님을 이렇게 흔들지 않을 것입니다.  F님은 지금에야 비로소 스스로를 돌보는 일을 시작하셨는데, 마땅히 맞이했어야 할 이별을 보낸 구남친의 입장으로서 일말의 애정이라도 있다면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며 다시 시작하자고 할 리가 없죠. 모든 연애는 그럴 만 해서 일어나지만, 이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두 분은 오래 전에 두 분의 관계가 의미없음을 선언했습니다. 만약 되돌려야 했다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 이유도 없습니다. 누군가가 애정을 호소하면 그 진실의 깊이를 따져야 합니다. 또한, 그 관계가 서로를 살리는 관계인지, 서로 존중하고 존경할 수 있는 관계인지 따져야 합니다. 결혼의 가능성을 따지는 것은 백년은 빠릅니다. 결혼 또한 삶의 방식 중 하나이고, 연애가 그렇듯 자신을 구원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에게 결혼이란 stage A에서 stage B로의 이동일 뿐이니까요. 그리고, 상대에 대한 타인의 평가도 중요하지 않죠. 연애의 당사자는 F님이고, 그를 판단할 근거는 F님이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으니까요. 만약 구남친의 고백이 술기운에 따른 것이었다면, 그가 아무리 절절한 어투로 눈물 꾹 참으며 고백했다 해도, 신뢰도 제로라고 판단하시면 될 것입니다.

 

F. 건강해지기 위해서 술에 대한 애착을 다른 곳으로 분산하시기 바랍니다. 다 기술하지는 않으셨지만, F님의 나쁜 연애의 대부분이 술과 얽혀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2030 세대의 사건사고는 대부분 알코올과 연관 있습니다. 연애도 사랑도 섹스도 맨정신에 해야 하고, 그래야 진심을 담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신뢰와 행복을 쌓아가는 연인들이라면 조촐하게 술 한잔 즐기는 여유도 가질 수 있겠지요. 그러나, 알코올은 간도 망치고 피부도 망치고 뇌세포도 대량 살상하죠. 술도 섹스도 다른 중독도 과하면 안됩니다. 절제하는 자만이 지극의 쾌락을 누리는 법이죠.

 

F님에게 중요한 것은, 나쁜 중독을 끊는 일이고,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고, 자신을 살리는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헤르페스에 대해서 좀더 공부하고 아는 일이죠.  

 

헤르페스는 입술 주변에 발생하는 1형과 성기와 하반신(엉덩이나 허벅지)에 발행하는 2형으로 나뉘어집니다. 최근에는 1형과 2형의 교차감염이 흔해져서 굳이 성병이다 아니다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죠. 성기에 발생하면 산부인과나 비뇨기과로 가고, 이외의 부위에 발생하면 피부과로 가면 됩니다. 보통 치료는 외용제로 하고, 항생제를 복용하기도 합니다. 잠복기는 수일에서 몇 년에 이를 수 있고, 자연 치유되거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보균자가 되거나 하기도 합니다. 증상은 수포나 발진으로 나타나고, 무증상인 경우에도 피부의 약한 부분을 통해서 바이러스를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보균자들이 반드시 상대에게 감염시키는 것도 아니고, 감염이 되었다고해서 반드시 발병하는 것도 아닙니다. 때문에 통계적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매우 흔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치료한다고 제거되는 것이 아니고 신경절에 위치하면서, 면역력이 약해지는 때에 평생동안 재발합니다. 그러나, 건강을 유지하기만 한다면 큰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습니다. 최초 감염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증상도 상당히 경미하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콘돔의 사용이 헤르페스의 감염을 100% 차단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률을 줄여주기는 합니다. 보균자라고 해서 반드시 상대에게 감염시키는 것도 아니고, 감염이 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발병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만약 수포나 발진이 생겼을 경우에는 되도록 상대와 접촉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합니다.

 

보통 성병에 감염되면, 나의 성생활에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자책하고 상대를 탓하기 바쁩니다. 하지만, 몸은 건강하게 잘 쓰면 되는 것이지 도덕률에 의한 재판장소가 아닙니다. 몸은 언제라도 소중하게 사용되어야 하고, 건강하지 못할 때는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합니다. 헤르페스는 물론 성병의 일종이지만,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는 방광염, 요도염, 질염도 크게 보아서는 성병으로 분류합니다. 인구의 1/4가 갖고 있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또한 성병이죠.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무시무시한 바이러스이지만, 남성은 어떠한 자각 증상도 없고 그저 바이러스를 매개하기만 합니다. 감염경로가 성관계에 의한 것이고 주로 성기의 피부에 병변을 일으키는 경우에 성병이라고 지칭합니다. 하지만, 성병은 증상이나 질환일 뿐이지, 당신의 과거나 경험을 단죄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니까, 스스로를 유죄로 만들고 괴롭히는 일은 당장 그만 두시기 바랍니다.

 

F. 남자친구와 함께 가까운 보건소나 산부인과, 비뇨기과를 찾으세요. 그리고, 바이러스 검사, 자궁암 검사,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를 받으세요. 서로의 몸에 대해 공부하고 얼마나 건강한지 확인하세요. 치료해야 할 것이 있다면 치료를 받으세요. 그리고, 헤르페스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감염을 막는 방법을 선택하세요. 만약 헤르페스 때문에 너와 더 이상 만날 수 없다고 선언하는 남자라면, 이쪽에서 먼저 거절할 일입니다. 과거의 모든 시간들이 지금의 F님을 만든 것인데, 좋은 것만 선택하고 나쁜 것이라고 버릴 수는 없는 일이지요. 정말로 두 분이 신뢰하고 있다면, 그는 이런 문제 정도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F. 차근차근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덧글

  • 발라 2010/04/23 20:36 #

    폰트가 달라보이는 것은 내눈의 착각인가?
  • 2010/04/23 20:45 #

    발라님 눈의 진실이에요. =ㅅ= 컴터 고장나서 넷북으로 올리다보니 자꾸 처방전이 날라가고 그래서... 워드에 썼다 옮기니 이렇게 되네. 보기에 힘든가요? 굴림이 나을까나?
  • ranigud 2010/04/23 21:05 #

    에디터입력 말고 HTML탭에서 입력하면 폰트 바뀌지 않아요. 아래것만 폰트가 달라보여서 좀 어색하긴 하네요 ^^;
  • 2010/04/23 21:32 #

    오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 발라 2010/04/23 22:17 #

    헤르페스라... 피곤하면 구강에 나타나는 그녀석(...) 콘돔 착용은 잘 해서 2형은 아직;;;
  • 2010/04/23 22:4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4/23 23:15 #

    너무나 잘 하고 계십니다. 언제나 답은 자신 안에 있는 법이지요.

    그런데 제가 수정을 했는데, 그래도 부족하시면 또 말씀을 해주세요.
  • 2010/04/27 11:3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4/27 14:52 #

    ^ㅅ^ 새로운 닉도 너무 재밌어요. 커피를 계피 스틱으로 저으면 향긋해지지요. 우흐흐

    저도 매번 사람들의 문제를 생각하면서, 마음 속으로 조금씩 더 자란답니다. 실제 키는 꼬꼬마지만 마음의 키라도 자라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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