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nd prescription_원치 않는 연락을 계속 하는 구남친

R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처음으로 마음 홀딱 주는 연애를 했죠. 너무 좋아해서 그에게 많이 의지할 정도였는데 헤어지게 되었죠. 그는 헤어진 후 다른 연애도 했고 그녀와 헤어지자 다시 저에게 연락이 오더군요. 그와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지난 우리의 추억을 이야기했고, 우리는 가끔 만날 때마다 섹스를 했어요. 절실했던 저와 달리 그는 우리 관계에 대한 대답을 늘 회피했고, 그렇게 시간이 흘렀어요.

어느날 그는 술을 먹으면서 제가 다 받아주는 여자라고 했죠. 알고 보니 그는 저 말고 아주 진지하게 사귀는 다른 여자도 있었어요. 저는 너무나 분노했고, 연락처를 바꾸고 그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었어요. 그런데도 그는 몇 년에 걸쳐서 자꾸만 다양한 방식으로 연락을 취해와요. 제가 무시해도 그런 일은 반복되죠.

그와 나누었던 제 어린 시절의 사랑은 분명히 예뻤어요. 그런데 그는 저를 언제라도 부르면 만날 수 있는 쉬운 여자로 취급하죠. 그에게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심정이에요.












R님, 닥터엘입니다.

그는 사랑을 모르는 남자에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야 하는 최소한의 예의도 모르는 남자죠. 그리고 인내심과 절제가 없는 남자에요. 나약한 남자죠. 왜곡된 여성관, 비틀린 섹스관을 가진 남자에요. 상대를 존중할 줄 모르죠. 여자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번 자신에게 친절했던 여자는 나중에도 또 친절하리라 생각하죠. 거짓말하면서도 인간관계는 이어진다고 생각하죠. 양손의 떡을 손에 넣고 어느 쪽이 진짜인지 모르는 남자죠. 타인에게 진실할 수 없는 남자고, 마찬가지로 스스로에게도 진실할 수 없는 남자에요. 아직 어른이 아닌 남자고, 성장하지 못하는 남자에요.

그에게 여자는 섹스할 수 있는 여자와 섹스할 수 없는 여자로 나뉘죠. 이성을 마치 언제라도 소비할 수 있는 물건처럼 대하는 남자는,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하지도 못해요. 그가 어떤 인간관계를 하든, 어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든, 그의 세계는 언제나 불완전하고 거짓되고 텅 비어있겠죠. 이런 블랙홀 같은 남자와는 최선을 다해서 멀어지는 것만이 상책이에요.

R님. 원치 않는 연락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불쾌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면 증거를 모아서 경찰에 의뢰할 수도 있어요. 이것은 명백히 인권침해고 폭력이죠. 내 의사와 상관없이 나를 괴롭히는 일이니까요. 만약 그가 온라인으로 계속해서 연락이 온다면, 통신매체 이용 음란행위로 고소가 가능해요. 전화나 핸드폰, 이메일 등으로 성과 관련된 내용, 성적인 욕설이나 성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모욕이나 불쾌감을 주는 행위는 화면을 캡쳐하거나, 녹음, 녹취를 통해 증거를 확보할 수 있죠. 관련하여 상담소에 상담을 받은 다음 상담 사실 확인서를 받아두어도 좋아요. 그의 말이나 행위가 어디에 해당하는 지에 따라, 모욕이나 명예훼손으로 신고할 수도 있어요. 단순비방이나 욕이라도 3회 이상 반복되어 불안감을 줄 때는 단둘의 통화나 연락이라도 모욕죄에 해당되죠. 만약 그가 동의하지 않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였다면 이것은 비친고죄라 피해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수사가 가능해요. 그에게 이러이러한 죄목으로 고소가 가능하니,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가 만약 집요하게 개인정보 등을 뒤져서 몇 년이나 R님의 뒤를 쫒아오고 있다면, 스토킹 행위로 정리한다면 가장 편리하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아직 스토킹 처벌법이 만들어지지 않아, 개별 행위에 따른 처벌로 방향을 틀어야 해요. 그가 나에게 어떤 부분에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나 생각해보고 대처하시는 것이 가장 좋아요.

물론 R님처럼 그의 연락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그런데 그는 상대가 받아들이든 말든 아무 상관없는 것처럼 일방적인 연락을 하죠. 그는 인간관계에서 지켜져야 할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사람이에요. 엄중한 경고를 주어 그가 자신이 어떤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지를 가르쳐줘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한번만 용기를 내서 그에게 마지막 연락을 해보세요.

그리고, 마음에 맺힌 것들을 빈 종이에 다 쏟아내 보세요. 다 쓴 다음, 갈기갈기 찢어서 불태워 버려요. 사람은 아무리 오래 사겨도, 아무리 몸을 섞어도, 심지어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살아도, 상대가 진심을 꺼내놓지 않으면 모를 수 있어요. 누구라도 믿고 싶은 것을 믿으며 당장의 상처를 피하려고 하지, 처음부터 단박에 거짓을 인정하고 현실과 싸우려고는 하기 힘들 거에요. R님은 어차피 해야 할 싸움을 뒤늦게 시작한 셈이죠. 지금이라도 마주쳐야 하는 현실과 대면한 것을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세요. 이것을 정리하고 나면, R님의 삶은 더 용기와 에너지와 희망으로 꾹꾹 들어찰 거에요. 더 이상 무서운 게 없어질 테니까요.

아직도 많은 남자들이 상대의 성을 자신과 똑 같은 인간으로 보지 못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죠. 연애는 많다고 좋은 게 아니고 없다고 불행한 게 아니에요. 그저 그 시기에 꼭 겪어야만 하는 인연을 살아내는 것이고 삶의 다른 방식을 시험해보는 것이죠. 모든 것이 그러하든, 모든 연애가 상처와 후회도 생겨요. 하지만, 충실히 걸음걸음 꾹 밟아 지나가고 나면, 의미없는 발자국이 없구나 싶을 거에요.

사람을 보는 더 깊은 눈, 스스로를 더 지키는 용기, 삶을 누리는 힘을 더 빨리 얻는 길이다 생각하시고,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일까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부디 더 행복해지는 쪽을 선택하시길 빕니다.













덧글

  • ranigud 2010/05/04 07:04 #

    다른 커뮤니티에서 봤던 어떤 분은... 아예 그 여친에게 알려서 삼자대면하고 남자를 매장시켜버리... 셨죠;
  • 2010/05/04 14:17 #

    어우 그렇게 수고스러운 일까지... ㅠㅠ
  • 팡야러브 2010/05/04 09:40 #

    어? 책 언제 나왔나요? 슬그머니 내셨군요 ㅋㅋㅋ
  • 2010/05/04 14:18 #

    ㅠㅁㅠ 이벤트랑 같이 공지하려다 보니... 알려드리는 게 자꾸 늦어지네요 3일 자로 나왔습니다. ^^
  • 콩자 2010/05/04 13:37 #

    책 내신거 정말정말 축하드려요----!! > <
  • 2010/05/04 14:18 #

    콩자님 고맙습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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