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6th prescription_나보다 잘난 연하남 남친 앞에서 작아지는 나

N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연상연하 커플인 우리는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연애 중이죠. 문제는 제 자존감입니다. 남친은 언제나 제가 예쁘다고 하지만, 저는 제 외모가 자신이 없어요. 그런데, 세상에는 예쁜 여자들 천지죠. 하루하루 지쳐가는 제 외모, 특출나지 못한 스펙을 생각하면 작아지는 저에 비해, 남친은 잘 생겼고 자신만만하고 스펙까지 좋죠.

그를 놓치기는 싫은데, 자꾸만 불안해집니다.









N님, 닥터엘입니다.

저는 N님이 보낸 메일을 읽고 제가 (과거에) 쓴 글인 줄 알았답니다. 어리고 멋지고 잘생긴 남친을 두고 먼저 나이 들어가는 연상녀의 마음은 참으로 복잡할 수 밖에 없죠. 분명히 나는 남친보다 먼저 노화하고 있고 언제 이 알량한 섹시함이 무너질 지 모르는데, 나만 빼고 남친 주위의 젊은 여자들은 뽀얗고 길쭉길쭉하고 매력적인데다 스펙까지 좋잖아요. 잠시 방심한 사이 엉덩이가 쳐질까, 잔주름이 늘어날까, 흰머리가 생기는 건 아닐까 두려울 수 밖에요.

그런데 말입니다.

연애는 제 눈에 안경이랍니다. N님이 처음에는 외모와 조건과 자신을 향한 애정 때문에 남친을 사랑하기 시작했을 지 몰라요. 남친도 처음에는 N님의 외모와 성격과 매력 때문에 사랑하기 시작했을 지 몰라요. 하지만, 연애하는 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나면, 그러한 외적인 부분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거에요. 그가 N님을 사랑하는 건, 외적인 부분을 포함해서 사랑하는 거에요. N님 또한 마찬가지죠. 내 남자고 내 여자니까 예쁘고 사랑스럽고 멋진 거지, 예쁘고 사랑스럽고 멋져서 내 남자, 내 여자가 되는 건 아니랍니다. 두 분이 서로를 인정하는 한, 각자의 기준에서 두 사람이 우주 최고의 남자, 우주 최고의 여자인 거에요. 객관적인 잣대로 판단하자면, 두 분은 셀리브리티도 아니고 장동건이나 고소영도 아니고 재벌 2세도 로얄 패밀리도 아닌 일반인들이잖아요. 두 분이 머리 싸매며 사랑할 자격, 사랑 받을 자격 따질 이유는 전혀 없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벅차게 행복하고 달콤하기만 한 시기지만, 장담컨대 몇 년 더 겪어보세요. 나를 공주님처럼 모시고 갓난아이 다루듯이 조심스럽던 남자도 조금 지나면 친구처럼도 대하고 때로는 짓궂은 장난도 치고 딴 데 정신이 팔리기도 하고 그래요. 친해지고 편안해지고 서로의 깊은 곳을 더 잘 알게 되죠. 그러면 잘난 것만큼 못난 것도 보이고 나와 네가 조금도 더 하고 덜 한 구석이 없구나 알게 될 거에요. M님이 지금 남친이 완벽해 보이는 것은, 아직도 친해지고 가까워질 여지가 한참이나 남아있기 때문이죠.

진짜 사랑은 상대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추악한 모습과 비겁한 속내와 구멍난 팬티까지 보고 나서야 시작되지요. M님이 걱정해야 할 건,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사랑하는 일이지 지금 당장 사랑 받을 자격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랍니다.

물론, 연하남을 만나는 연상녀들은 자신의 미모나 젊음에 더 많은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여자라면 평생 한꺼풀의 피부에 온갖 비용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며 살아가는 거에요. 그것이 나이가 몇 살 더 많다고 해서 덜 하거나 더 한 것은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여자의 피부는 25살 이후로 공평하게 늙어가기 시작하니까요.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생각하면, 하세요. 그렇다고 너무 매달리지는 마세요. 완벽해지려고 목표를 잡다 보면 끝도 없죠. 많은 남자들이 거울을 보며 자신의 얼굴이 이 정도면 평균 미모라고 생각한다고 하죠. 많은 여자들이 자신의 얼굴에서 결점을 찾아내는 게 빠른 것과는 참으로 다른 생존전략이죠.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온다고 생각하나요? 단순히 자존감이 낮고 높고의 문제일까요?

아니랍니다. 남자는 남성성 만으로 평가받고 여자는 미모로 평가받는 환경이라서 생기는, 후천적이고 문화적인 차이랍니다. 그러니까, 세상의 기준과 평가에 세뇌 당해 자신의 존재를 평가절하하지 마세요. 미모는 물론 중요해요. 그러나, 아름다움의 원천이 균형과 건강에서 유래한다는 걸 잊어서는 안된답니다. 당당한 미소와 자연스러운 태도가 어떤 성형외과의 매스보다 우월하다는 걸 염두에 두시면 좋겠죠. 남자친구가 마음에 든다면, 그 사람을 사랑하는 에너지만큼 자신에게도 투자하세요. 나를 돌보고 가꿀수록, 점점 자신감도 자라나니까요.

자존감의 문제는 어린 시절의 경험에서부터 기인하고, 개인마다 낮을 수도 있고, 높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존감이 낮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 자신이 어떤 선택을 할 때 그 이유를 돌이켜 생각할 수도 있답니다. 저도 심리검사를 하면 자존감이 아주 낮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으로 짊어져야 하는 멍에는 달갑지 않죠. 그래서 저는 제가 자존감이 낮은 것을 상쇄할만한 사고와 선택을 하기 위해 늘 훈련하고 있답니다. 내가 어떤 문제를 갖고 있다는 걸 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할 여지도 생기는 거죠. 그러니까,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그럼, 제가 쓰는 자존감 상승 훈련 방법 하나 알려드릴게요. 저는 게을러서 자주 하진 못하지만, 아주 효과가 있는 방법이랍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거울을 볼 때 무조건 외치세요. “안녕! N아, 오늘도 좋은 하루를 만들어보자! 힘내자! 잘 될 거야! 기운내자! 네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사람인 거 알지?“ 아주 손발이 오글오글 해지겠지만, 딱 한번만 해보세요. 주의할 점은 큰 소리로 외쳐야 한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할 말을 한 다음 씩 웃으세요. 웃는 것을 연습해보세요. 그러면, 아주 민망해지면서 기분이 메롱메롱해 질 거에요. 하지만, 자존감은 +1 올라가게 됩니다. 진짜에요. 못 믿으시면 일단 한번 해보시고, 저한테 피드백 주세요.

남친이 곁에 있다면 같이 해도 좋아요. 사실 하루의 어느 때 해도 효과 만점이죠. 처음에는 막 웃겨요. 하지만, 이걸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리고, 뭘 하면 되지, 하고 생각하게 되죠.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해야 내 삶이 변화할까, 하고 고민도 하게 될 거에요. 그러면, 내 안의 답을 찾아서 그렇게 쭉 가면 되는 거랍니다.

사실 아침에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고 누가 나를 사랑해줄까 한탄하기만 하면, 일상은 바뀌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나를 격려하는 최고의 응원군이 된다면, 분명히 변화는 일어나죠. 사실 변화라는 것은 아주 작은 생각 하나에서, 행동 하나에서, 습관 하나에서 시작되거든요.

나를 사랑하는 것. 연습이 필요한 일이에요. 이것만 성공하면, N님은 남친보다 백배 멋진 남자가 와서 프로포즈해도 두렵지 않을 거에요. 아, 물론 지금 이 사랑에 흠뻑 행복하시다면 그런 남자는 필요 없으시겠지만요.

남친이 예쁘다 하면 그냥 그 말 믿으세요. 사랑은 어차피 두 사람만의 종교거든요. 사랑천국, 불신지옥. 연애할 때 이왕이면 천국에서 쭉 사셔야 하지 않겠나요. 이렇게 훌륭한 남친을 얻었으니,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구나 생각하고, 남친의 사랑을 냠냠 맘껏 먹으세요. 앞으로도 용기와 자신감을 갖고, 매일매일 자존감 +1 훈련을 하면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파이팅입니다!






덧글

  • 2010/07/25 02:3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7/25 12:30 #

    저런저런. 연상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 사람이라서 그런 건데. 너의 생각을 이런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 라고 비공개님이 본보기를 보여주세요. 연상연하 연애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나이 차이가 걸리고 문제가 되면 그 연애 오래 하기 힘들어요. 나이 차이 문제는 보통 외부에서 오는 건데, 그것을 내부에서도 문제삼으면 어떻게 둘 사이를 버티겠나요.

    그런데 연상이라서 뭐가 문제라는 건지? 아마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해줄 수 있는 말은 다르겠지요? 연상이라서... 라는 말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강단을 가지시는 것이 좋을 듯 해요.
  • 깜정콩알 2010/07/27 07:58 #

    감사 감사...역시...제가 그런 강단이 필요한것 같아요. 내 나이를 사랑하자...30 살이 넘어서는 남 앞에서 좀 꺼려하는 면이...생긴것 같아요. ^^
  • 2010/07/28 13:01 #

    30살 넘으면 그 이후에는 시간이 정말 빨리 가요. 금방 낼모레 마흔이 된답니다. 자신의 나이에 더 적응을 하셔야 해요. ^^
  • 람반장 2010/08/13 17:55 #

    이래서 가장 좋은 애인은 내 눈에만 예쁜사람이라 했던가요.. ㅋㅋㅋ

    내 여자니까 이쁜거는 공감입니다 ㅎ
  • 2010/08/14 01:05 #

    내 여자니까 이뿐 거고 내 남자니까 잘 생긴 거고.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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