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th prescription_시들해진 그가 잠시 시간을 갖자고 해요

R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처음에는 적극적이던 그가 점차 저와의 데이트보다는 다른 일상에 더 바빠지더라고요. 그는 저와 있어도 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의견도 없죠. 점차 스킨십도 줄어갔고요. 제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보자 했더니, 그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혼자 생각을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그가 점점 제 연락을 안 받게 되었죠.

저는 대화로 우리의 문제를 풀고자 하는데, 그는 시간을 가져보자고 했죠. 저는 그것이 이별로 이어질까 두렵기도 하고, 어쩌면 이미 체념해버린 것 같기도 해요. 먼저 연락을 해야 할 지, 연락을 기다려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R님, 닥터엘입니다.

연애에도 여러가지 패턴이 있지요. 초반에 불타고 서서히 시들해지기 시작해서 종국에는 꼬리도 없이 사라지는 패턴이 가장 흔한데요. R님의 연애가 이쪽에 속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많은 연인들이 연애의 시작에서는 서로에 대한 판타지를 갖고 시작하지요. 자신에게는 없는 이상적인 인격체를 상대에게서 발견하려고 안간힘을 쓰기도 하고요, 어떤 연인들에게나 일어나는 일이 자신에게만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감동하거나 감격하기도 하지요. 그러다가 연애라는 사회활동이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무엇을 추구해야 할 지 길을 잃기도 하죠. 연애하며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랑하는 일이지만, 그것을 모르는 연애인들도 부지기수고요. 사실 연애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고, 연애할 때마다 자신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할 지, 혹은 시들해지고 낡아갈 지는 누구도 모른답니다. R님의 연애는 어떻게 시작했고, 무엇을 추구했고, 어떤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나요?

연애든 그저 인간관계든 가장 중요한 기본은 신뢰와 행복이죠.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에서 오는 일체감은, 연애인에게 24시간 행복감을 만끽하도록 하지요. 이러한 감동이 바로 연애를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죠. 그런데, 상대가 이러한 감정적인 커넥션에서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연애관계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해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 감사한 일이고, 마음이 쓸쓸하고 외로울 때 언제라도 만나고 싶고, 함께 있어서 즐겁고 재밌고 행복해야 하죠. 그렇지 않다면, 그 연애는 목적을 잃고 표류하게 되지요. 두 분은 연애하며 무엇을 추구하고 누려야 하는지 대화하여 본 일이 있나요?

많은 연애인들이 연애 초기의 달콤함을 다 먹어버리고 나면, 연애에서 무엇을 나누어야 할 지 고민하고 방황하다가 관계를 포기하기도 해요. R님의 남친처럼 대화보다 현실도피를 선택하며, 어려운 이별보다 의미없는 연장전을 감당하려고 하죠. R님은 자신의 연애에서 어떻게든 정답을 찾아보려고 애쓰고 있지만, 혼자서만 애쓴다고 해서 그 답이 찾아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누구라도 거절당하는 경험은 상처로 받아들이게 되어요. 그러나, 연애에서 추구해야 할 것이 사랑과 행복이라는 자기 기준이 있다면, 이별에 대한 결정이 단순한 거절의 의미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추구할 새로운 기회라는 것도 알 수 있을 거에요. 그는 R님에게 일정 기간 떨어져서 생각을 해보자 했죠. 그의 진심은 아직은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나, R님이 관계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어볼 수 있는 시간은 확보가 된 셈이에요. 그 사람과 연애하며 누렸던 것과 잃었던 것의 리스트를 채워보세요. 내가 이 연애를 계속해서 끌고 가야할 지, 아니면 서로에게 충분하게 기회를 주었으니 서로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리에서 일어서야 할 지 마음의 결정을 하세요. 그리고, 그와 언제쯤 만나서 서로의 답을 교환할 지 합의를 보세요.

그가 단지 커뮤니케이션에 서툰 사람이라 당장의 문제 해결을 회피했는지, 그저 이별을 선언하기 전 시간을 벌려는 건지,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연애관계를 튼튼하게 재건하려는 건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요. 그의 진심이 무엇이든 R님이 지금 해야할 일은,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것을 정리하는 것 밖에는 없어요. 그와 마지막으로 대화할 시간이 될 때는, 실수로 진심을 다 쏟지 못하는 불상사가 없도록 충분히 생각해보시기 바래요.

저는 그가 연락을 회피했던 점에서 일단 어마어마한 마이너스를 주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도 R님은 그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지금의 상황이 자신의 탓인 것처럼 생각하시죠. 저는 R님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연애에서 감정이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거에요. 그것을 어떻게 대처하는 지에서 올바른 연애인의 자질이 나오지요.

지금부터 자책은 금물이에요. 단지 마음의 답을 찾고, 그와 나누시기 바래요. 좋은 정답을 찾아내시기를 빌어드릴게요. 힘내세요.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2010/06/13 09: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6/13 14:34 #

    만약 피하지 않고 싸우기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비폭력대화를 공부하고 실천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직 엄청 연애의 초기인데, 벌써 숨이 막힌다면 큰일이지요.

    원래 사람마다 언어가 다르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상대가 외계어를 쓰는 것마냥 느껴지기도 하죠. 뭘 저렇게 열을 내나, 혹은 왜 저렇게 장난만 칠까, 갑자기 왜 피해자인양 구는 걸까... 등등 맥락을 알 수 없는 경우도 많고요.

    조금 더 노력해봅시다 ^^
  • 팡야러브 2010/06/13 13:21 #

    700번째! 축하드립니다 ^^
  • 2010/06/15 12:44 #

    고맙습니다!!!!!!!!!!!!!!!!!!!!! ^ㅅ^
  • 2010/06/15 03:5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06/15 12:45 #

    이 블로그 첫번째 포스트를 읽으시고, 우측 상단의 꼭 읽어주세요 메뉴의 상담 안내를 읽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저는 고양이에요. 야옹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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