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th prescription_이제 진지한 연애도 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겠어요

B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저는 남자를 많이 만나지만 한명을 진득하게 만나기가 힘듭니다. 적극적이었다가 느닷없이 연락없어지는 경우도 허다하고, 너무 들이대면 제가 먼저 연락을 끊기도 하고요. 정말로 이제는 오래오래 만나보고 싶은데 말이에요.

저는 연애공포증 때문에 남자 앞에서 당당할 수가 없어요. 첫 연애는 제가 너무 애교가 없어서 거절당했던 것 같아요. 두번째의 연애는 제가 너무 퍼주어서 상대가 무덤덤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러한 경험이 저의 자존감을 낮게 만들고 있죠. 제 성격과 외모 모두 다 바꾸고 싶어요. 자존감을 잃고 싶지 않아요. 헤어진 남자친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나을까요? 너무 답답해요.












B님, 닥터엘입니다.

B님이 가장 먼저 만나셔야 할 사람은, 불특정다수의 남자가 아니라 B님 자신입니다. 아닌 남자를 백명 만나보았자, 그저 시간낭비지 그것이 어찌 인연이 되겠습니까. 답이 없는 곳에서 헤맨다고 답이 나오는 것은 아니랍니다. 어떤 답을 구할 지 정하지도 않고, 빨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발을 동동 구른다고 정답이 저절로 나올 리 만무하고요. B님은 누구를 만나야 할 지 모르고 있지만, 지금이야말로 자신과의 만남을 시작할 때입니다.

“지금까지의 연애가 잘 되지 않았고, 괜찮은 남자가 없었고, 사랑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두고 한탄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청춘들이 99.9% 헤어지는 연애를 합니다. !%를 제외한 모든 연애는 사실, 꽝입니다. 이별을 할 때는 그 연애가 의미없어서 헤어집니다. 상처도 당연히 받습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요. 우리는 1%의 기적을 위해서 또 연애하고 또 상처받고 또 연애하는 거랍니다. 그러면서 성숙하고 교훈을 얻고 강해지고 내공이 생기고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지혜도 생기는 거랍니다. 흠뻑 불행했다면, 흠뻑 행복해지는 방법을 더 많이 알고 있는 셈이랍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시간들도 다 의미가 있는 거랍니다. 닥터엘도 실패한 백번의 연애 덕분에,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여자는 상처도 있고 비밀도 있고 아픔도 있는 여자죠. B님은 분명 더 농밀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진짜 연애를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는 거랍니다. 연애욕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데, 좋은 연애로 가는 길을 모르겠다면 바로 지금이 굿 타이밍이랍니다. 진짜 아름다운 여자가 되어가는 순간에 서 있는 것이죠.”

B님. 연애는 삶의 선물이고 축복입니다. 하지만, 삶의 필수요소는 아니랍니다. 내가 사랑이 고프고,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을 때는 세상에 다들 연애하고 사랑하는 사람들만 보일 거에요. 하지만, 연애하지 않는 사람들도 세상에는 많고 많답니다. 연애는 그저 삶의 과정이고 일부죠. 내가 내 삶을 튼튼하게 꾸려가고 있다면, 그 건강한 토대에서 좋은 인연이 만나지는 거랍니다. 내가 나를 다독이고 사랑하고 잘 돌본다면, 똑같이 나를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거랍니다. B님이 그저 사랑이 고파서 허둥대다가 이리저리 마주치는 인연은 스쳐지나가는 인연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 돌멩이나 골라들었는데, 그것이 운좋게 저절로 보석이 될 리 없죠. 정말로 빛나는 사랑을 하고 싶다면, 제대로 옷을 갖추어 입고 보석 가게로 들어서야죠. 그리고, 신중하게 골라야하죠. 내가 갖고 있는 예산, 나의 취향, 보석의 종류와 진위 여부, A/S 기간까지 꼼꼼하게 따져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그것이 진짜 내 보석이 되는 것이죠.

지난 연애의 실패 요인을 따지며 자신을 바꾸려 하지 마세요. B님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도 충분합니다. 연애를 하기 위해서 자신의 어떤 요소를 바꾸어 상대에게 억지로 끼워맞추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B님이 진짜 행복한 연애가 하고 싶다면, 자기 자신을 먼저 공부하세요. 그리고, 가장 자연스러운 자신의 모습으로 그저 있으세요. 그런 B님을 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 B님의 인연인 것입니다. 겉을 꾸미고 포장해서 얻게 되는 인연이라면, 결국 꾸며대는 것이 피곤해서 지치고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나를 더욱 나답게 하려는 것이 연애인데, 나를 잃어버리고 어떻게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쌓아나가겠습니까.

연애 중이 아닐 때 혼자라서 기운이 없고 쓸쓸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 누구도 나를 보아주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만나서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해주면 그 때는 내가 제대로 살 수 있을 거라 상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라도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 나를 내버려두고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아직 만나지도 않았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상상하며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비워두는 것은 범죄인 것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귀하게 여기세요. 자존감은 자기존중감의 준말이지요. 자존감은 생래적인 것입니다. 탄생과 동시에 자동 발급되는 라이센스랍니다. 유효기간은 평생이죠. 등급도 없고 벌점도 없고 실효도 없습니다. 언제라도 옆구리 어딘가에서 꺼내면 됩니다. 누가 뭐라 해도 B님은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세상에서 제일 귀하고 특별한 사람이 누군가 묻는다면 그것이 바로 B님입니다. 지금 당장 내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미래의 B님은 지금보다 훨씬 더 근사하고 멋질 것입니다. 우리가 하루하루를 사는 것은, 내일의 나를 만나러 가는 길이랍니다. 연애를 한다고 자존감이 올라가고 연애하지 않는다고 자존감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랍니다. 내가 혼자라서 외롭다면, 연애를 해도 그 외로움은 마찬가지랍니다. 스스로를 누구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면, 그저 막연히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을 멈추고 나를 돌보는 일을 시작하면 된답니다. 자신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기분 전환을 위해 산책을 하고, 좋은 책을 읽고, 나를 살리는 친구들을 만나고,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집을 청소하고,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답니다. 그 외에도 자기 자신과 할 수 있는 일은 많고도 많습니다. 그저 하나만 시작해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진심으로 즐기도록 해보세요.

사랑은 만병통치약이 아니지요. 사랑은 위대한 어떤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사람과 살아가는 삶의 시간을 말한답니다. 막연히 누군가가 정답을 들고 나타나리라는 신화는 빨리 버리세요. 가끔은 함께 갈 사람을 만난다 해도, 결국 자신의 삶을 책임지고 누려야 할 사람은 B님 자신이니까요.

그리고, 영원한 사랑은 내가 진지한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안정되게 꾸려갈 수 있으면 그러한 사랑을 할 준비가 된 것이랍니다. 영원히 사랑할 것인가를 상대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B님과 상대가 영원히 사랑하면 그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랍니다. 눈물 닦고 어서 일어나시기 바래요.












*위의 “ ” 사이의 내용은 596th 처방전에서 발췌한 부분입니다




덧글

  • 발라 2010/09/08 05:30 #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이분은 분명 좋은사람을 만날 듯.
  • IYAZ 2010/09/11 17:43 #

    너무 좋은 글이라 정말 멍하게 읽었어요
    저에게도 너무나 도움이 되는 글이었어요
    감사합니다
  • 2010/09/12 14:59 #

    다정한 덧글 감사합니다. ^^ 이렇게 덧글 달아주시면 저도 힘이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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