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2nd prescription_그녀는 자신의 삶도 버거워 연애가 부담스러워진 것 같습니다

E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엘님의 블로그에서 배운 바대로 더 많이 이해하고 감싸주려 노력해 왔습니다. 갈등도 대화로 풀 수 있다 생각했죠. 최근 그녀가 너무나 피곤하다는 얘기만 반복해서 대화를 요청했고, 그녀가 자신이 좋은 여자친구가 되어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고 슬프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에 있어 중요한 문제들 때문에 연애에 집중할 수 없고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헤어지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녀와 함께 더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제 사랑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요.










E님, 닥터엘입니다.

문제가 닥쳤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가장 일반적인 반응은 회피일 것입니다. 문제에 당면하는 것을 미루거나 도망가거나 문제가 없는 척 하죠. 문제를 발견하자마자 뚜벅뚜벅 걸어가 번쩍 해결해버리는 사람은 아마도 매우 드물겠지요. 어렵고 힘든 일은 누구라도 달가워하지 않으니까요.

연애할 때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로 일어납니다. 연애를 처음 시작할 때는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고 달콤한 것만 골라 먹어도 됩니다. 하지만, 관계가 깊어지면 결국 연애도 인간관계죠. 상대의 좋고 싫은 모든 것을 다 보아야 하고 가능한 한 수용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서로의 공통점에 신기해하며 시작된 관계도, 금방 서로의 차이점에 의아해지게 되죠. 평생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는 일인데, 문제가 생기는 것이 당연하지만 일단은 도망가고 싶어지는 거죠. 연애의 문제들을 넘어서 자신이 목적하는 바에 대한 비젼이 없다면 더더욱 그럴 테고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말을 할 때 그 근거로 이 문단을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연애가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연애가 이벤트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연애 관계 또한 일상의 삶 안으로 녹아들어야 하죠. 연애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부가적인 것이고 생략 가능한 것이라 파악하게 되면, 연애는 노동이 됩니다. 연애에서 꽃피는 사랑이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대단한 에너지로 황홀한 감정만 흘러야 된다 생각하면, 현실의 사랑은 시들한 종이꽃으로 전락합니다. 하지만, 많은 연인들이 연애와 사랑에 학습된 이미지를 투사하느라 자신들의 연애를 비교열위의 지옥 속에 빠뜨리고 말죠. 그래서,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것도 누리지 못하고, 쉽게 지치고 피곤해지고 재미가 없어집니다. E님의 연애는 무엇을 기준으로 행복하고 불행한가요? 그녀의 연애는 어떨까요?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서로의 사랑관, 연애관, 인생관에 대해서 충분히 대화를 나누어보세요. 연애의 목적을 다시 점검해보세요. 연애의 비젼에 대해서 제시해보세요. 연애가 삶을 무겁게 하는 짐이 아니라, 삶의 휴식이고 안식처고 선물이고 꿈이라는 것을 알려주세요. 연애에 담는 의미가 백가지가 될 수 있는데 그 중에서 두 사람이 동의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 수 있는지 알아내세요. 연애해서 행복한 것과 연애해서 감당해야 하는 것들의 무게를 비교하도록 해보세요. 문제를 돌아가거나 회피하는 대신,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이 얼마나 큰 감동과 성찰을 안겨줄 지 기대해보자 하세요.

20대의 많은 연애인들이 진학이나 유학 문제, 군대 문제, 취업 문제 등 자신의 삶도 감당이 안되어 연애 관계를 포기합니다. 하지만, 연애가 그저 매일을 누리는 삶의 방식이라면, 굳이 연애를 버리고 말고 할 것도 없답니다. 연애를 자신의 삶 안으로 어떻게 가져올 것인지 두 사람이 힘을 합해 곰곰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부디 생각과 마음의 합일을 이루시기를!

















덧글

  • 2010/10/05 14:2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0/05 15:11 #

    오랜만입니다! ^ㅅ^
  • 사헤라 2010/10/05 15:01 #

    그 여자분이 지금 연애 이외의 문제에서 힘들어 하고 계신것 같은데(직장,학업,인간관계) 그에 관해서 니 말이 맞다며 응원을 해주거나 잠자코 듣고 있어 주거나 해결책을 주거나 하는 것도..
    또 여자친구로써 많은걸 바라지 않고 내 옆에만 있어주면 같이 힘내겠다 정도..?
  • 2010/10/05 15:11 #

    둘다 양보하고 이해하고 조절해야겠지요 ^ㅅ^
  • sui_ 2010/10/05 22:22 #

    연애 문제가 아닌 일로 시무룩해있을 때 애인님이 끌어안고 토닥토닥해주는게 좋던데 'ㅅ') 사헤라 님의 말씀대로 그런 문제일 경우에는 그냥 옆에서 들어주고 응원해주고 토닥토닥해주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일일지도 모르겠는걸요.
    그리고 자신의 감정이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 아무래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 좋아하게 되던 그 순간의 감정 - 화학적 작용과 온갖 복잡한 것들이 뒤섞인 - 것을 사랑이라고 정의해버린다면, 아무래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의 감정은 그 것과는 조금은 다를테니까요. 하지만 그러는 것도 처음의 좋아 죽(...)는 그 것에서 벗어나 진짜 연인이 되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잘 해결되셨으면 좋겠어요 :)
  • 2010/10/06 17:41 #

    사랑도 변화하고 성장하지요. 사랑이 바다처럼 모든 감정과 감상의 원형들이 녹아있는 감정이라 생각하면 어떨까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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