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2nd prescription_연하인 그는 분리불안장애의 증상까지 보이는 것 같아요

P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그 아이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하인데다 미성년이죠. 그는 소위 말하는 모범생과는 거리가 먼 아이이고, 알면 알수록 외롭고 상처가 많은 아이였고 자살미수 경력도 있었죠. 그는 저와의 관계에 매달리고 분리불안장애로 보이는 행동까지 해요. 그는 저에게 조금이라도 섭섭함을 느끼면 신체증상이 나타나거나 울죠. 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질투를 하고요.



저도 제 삶이 너무나 바쁘고 힘든 상황인데, 연애에만 시간을 할애할 수는 없거든요. 그런데, 그가 나 때문에 이렇게 고통받는 걸 보면 미안해요. 증상이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야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보고 싶어요.











P님, 닥터엘입니다.

진료는 의사에게 상담은 상담사에게. 오래 두었다가 큰 일 치룬 후에 후회 마시고, 일찍일찍 좋은 상담사 만나도록 조치하시기 바랍니다. 감정이 불안정하고 신체증상까지 있는 상황이라면, 진정한 사랑으로 구원받으리라는 낙관을 하시다가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자신의 삶이 외롭고 힘들어 연애 상대에게 의존하고 있다면, 사랑이니 연애니 하는 문제와는 무관하기도 하고요.

분리불안장애에 해당하는 증상은 불타는 연인들의 경우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증상이랍니다. 가족이나 친구 이외에도 극도의 친밀함을 나눌 수 있는 (섹스도 포함하여) 관계를 처음으로 맛보게 되면 그 달콤함에 중독되지 않을 수 없죠. 나와 타인이 하나가 되는 마술적인 경지에 이르는 경험은, 그 사람의 인지 능력이나 세계관까지 바꾸어버리죠. 분명히 혼자서도 잘 살아왔건만, 이제는 둘이 아니면 안 된다고 결정하고 상대에게 모든 것을 의존하게 되어버리는 겁니다. 자신의 우주를 돌보지 않으면서 상대만 바라보는 인공위성이 되려고 하죠. 떨어져 있는 찰나에 어떤 불가피한 변화가 일어나, 우리의 완벽한 사랑을 망쳐버릴 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하지요. 애초에 완벽한 사랑이라는 것은 없는데도 말입니다. 사랑은 과정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연인들은 죽고 못사는 시기를 거쳐서 익숙해지고 편안해지고 안정되는 시기로 나아갑니다. 애초에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독립적인 성인들이 만나 연애하는 것이었다면, 자신의 우주를 내버려두면 어떤 재앙이 일어나는지 금방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애 또한 삶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고, 균형을 잡아나가게 되죠. 균형을 잡아나가는 시기에는 사랑이 식었네 변했네 하면서 투닥거리기는 해도, 현명한 연인들이라면 일상을 살아가는 일 또한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겠지요.

관계에 기대시는 것은 오히려 P님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통은 육아를 해야 되는 연애는 피하거든요. 그 아이는 지금 한 인간으로 온전히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기죠. 연애니 사랑이니 하는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질 수 있게 된 후에 해도 늦지 않답니다. 당장의 체온이 그리울 때 나만을 바라보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삶의 큰 위안일 수 있지요. 하지만, 연애는 결코 육아가 아닙니다. 육아는 결코 연애가 아니죠. 적어도 상대가 나만큼은 헤매지 않아야 연애가 육아가 되지 않죠. 나보다 더 헤매는 영혼을 구제하는 일은 벅찬 일입니다. 애초에 연애가 인생을 구원하지도 않고요.

좋은 연애 상대와의 인연을 건강하게 꾸려나가는 것이, 연애의 기본적인 목표죠.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는, 시간과 돈과 정성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간과 돈과 정성과 노력을 모두 감당한다고 해도, 인간관계 자체를 바라보는 태도와 비젼이 없다면 그 관계는 힘들어지죠. 하물며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정리정돈이 안 되는데, 어떻게 타인과의 관계에서 온전히 책임과 의무를 다 하겠습니까.

사랑은 어떤 바탕에서도 싹틀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의 삶도 장담하기 힘듭니다. 둘이어서 의미가 있으려면, 두 사람이기 때문에 더 행복하고 건강하고 꿈이 자랄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일상도 버거운데, 나보다 더 연약한 상대에게 헛된 희망을 키우는 것은 좋지 못하죠. 어차피, 연애라는 것은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관계니까요. 선택에 대해서 책임질 수 없다면, 재빨리 백기를 드는 것만이 최선이죠. 그것이 서로에게 가장 공평한 것이지요.

그는 감정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독립을 해야 합니다. 자신의 삶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지요. 연애 관계 또한 인간관계의 일종일 뿐이고, 인간관계를 감당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P님이 일깨워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그것을 알려줄 수도 있고, 스스로 체득할 수도 있겠죠. 그 시기가 하루라도 빨리 다가오는 것이, 그에게는 좋은 일이 되겠지요.

P님. 잘 생각해보시기 바래요. 사람마다 연애의 목적은 달라요. 연애가 무엇인가? 그 답도 다 다르죠. 나이가 어려서, 너무 사랑해서, 사랑이라는 속성이 원래 그래서, 연애라는 것이 예측불허라서 지금 P님의 연애가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자신의 답을 찾고, 그와 잘 이야기해보시기 바랍니다.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2010/11/21 22:5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2 14:17 #

    요약한다고 요약하였는데, 그래도 많이 노출된 것처럼 느껴지실 수도 있어요. 혹시라도 요약내용이 부족하다 생각하시면 더 삭제를 요청해주셔도 됩니다.

    분리불안장애의 경우, 독립성이 부족한 연령층에서 더 쉽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든 주변 관계(가족이나 친구, 선후배 관계 등)에 의존해야 하는 성격이라면 연인에게 기대는 것이 가장 손쉬우니까요. 하지만, 두 사람이 독립된 삶을 영위하고 있다면, 분리불안장애와 유사한 증상은 잘 나타나지 않지요. 일시적으로 나타난다 해도 금방 균형점을 찾게 되고요.

    비공개님의 남자친구는 일시적인 분리불안장애 증상이라기보다, 아이가 아직 성장과 독립이 준비되어 있지 않아 자신을 사랑해주는 상대에게 어리광부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울기도 하고 숨도 못쉬고 자신을 더 사랑하지 않는다 원망해도 상대가 받아줄 것을 아니까, 그런 행동과 증상이 나오는 거죠. ^^

    극적으로 아이가 어른이 되겠다, 결심을 하는 계기가 온다면 모를까... 아무래도 물리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아주 많이 필요할 거에요.
  • 2010/11/21 23:1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2 18:24 #

    비공개님... ^ㅅ^ 사실 제가 요즘 많이 힘들어 비공개님 사정이 더 고단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누구나 자신의 바탕에서 세상을 해석하게 되니까 말이에요. 상담이라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
  • 2010/11/22 02:1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2 18:25 #

    ^ㅅ^ 어쨌거나 엘이잖아요! ^^ 괜찮습니다!!!!! ^ㅅ^
  • 2010/11/22 09:0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2 18:27 #

    저도 스무살 전후의 아이를 만날 때는 비공개님과 같은 마음이었어요. 언제 끝나도 이상하지 않은 관계라고 생각했었죠. 저부터가 관계에 대한 비젼이 없었거든요. 나이차는 사실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생각해요. 상대가 얼마만큼 어른일 지는 나이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늘 비슷한 연령대의 상대를 만나왔지만, 정말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어려도 문제가 없더라고요. ^^
  • 2010/11/22 16:2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2 18:22 #

    고맙습니다. ^ㅅ^ 배려 만땅 덧글 최고에요! ^^
  • 2010/11/22 22:1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4 01:12 #

    학습이 되는 아이라면 내가 가진 비젼을 보여주고 따라오라고 제안할 수는 있어요. 그런데, 엄청엄청 힘든 일이죠.
  • 2010/11/24 08:5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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