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6th prescription_저는 사진 찍히는 것에 너무나 자신이 없습니다

T님 :

(아래는 요약내용입니다.)

괜찮은 연하남과 연애 중입니다. 저는 약간의 외모 콤플렉스가 있어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호감 주는 외모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어보면 항상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가 튀어나와 스스로를 당혹스럽게 합니다. 그래서 저는 누가 카메라만 들이밀면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로 거부감이 생기지요. 남친은 늘 저를 예쁘다고 하지만, 제 사진을 보면 저에게 실망할까봐 걱정입니다. 남친의 주변에서도 저에 대해서 너무나 궁금해하지만, 저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저는 쌍커풀 수술을 한 적이 있는데, 혹시 남친이 물으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도 궁금합니다. 솔직한 것이 좋을 지 감추는 것이 좋을 지 모르겠네요.
















T님, 닥터엘입니다.

쌍커풀 수술 건은 이렇게 대답하시면 무난할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생겼다가 풀렸다가 했는데, 어느 시점(수술한 나이)부터 자리가 잡혔어.” 그렇게 해두면, 나중에 수술 전의 사진이 발견되어도 당황하지 않으실 수 있지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지인 중 누군가가 수술을 한 것이라고 증언한다 해도,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 정도의 거짓말은 애교로 넘어간답니다. 여자에겐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는 법이라고요. 누구나 가슴 속에 삼천원 쯤은 있잖아요. 그런 것도 이해 못해주고 거짓말을 했네 안 했네 따진다면, 그런 알량한 남자 이쪽에서 사절하세요!

사진에 대한 콤플렉스는 사실 저도 엄청 났답니다. 셀카는 나름 거부감 없이 나오는데, 제 남친이 찍는 사진만 제 단점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나오는 거에요. 그래서, 못생긴 제 사진을 미니홈피에 올리는 남친 때문에 싸우기도 엄청 싸웠었지요. 서로 삐지기도 하고요. 제가 볼 때는 너무나 못생기게 나온 사진인데, 남친이 볼 때는 제일 예쁜 사진이라고 하니 이 사람이 나를 놀리는 건가 나를 이해 못하는 건가 지능형 안티인가 구별이 안되더라고요. 심지어는 미적 감각이 너무나 차이나는 것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그것도 시간이 지나니 못생긴 모습도 내 모습이고 잘난 모습도 내 모습이더라고요. 남친이 나를 예쁘다 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예쁜 거지 내가 완벽하게 예뻐서 예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난 뒤에는, 아주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관계가 오래 될수록 서로 볼 것 못 볼 것도 다 보여주고 나면, 같이 늙어가는 시간 하나하나가 오히려 감사하고 애틋하고 예쁜 시기도 와요. 물론, 한창 외모에 관심 많고 패션에 목숨 걸 나이에는 제 말이 이해가 안 되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래서, 현실적인 제안을 드리자면.

일단 카메라를 하나 장만을 하세요. 보급형 디카는 10만원도 안 한답니다. 주변에 넘쳐나는 것이 디카고 사놓고 안 쓰는 사람도 많으니, 어디서 하나 얻어도 되고 중고로 싸게 장만해도 되죠. 디카를 사놓고, 매일매일 다양한 조건에서 셀카 찍는 것을 연습하세요. 다양한 각도와 표정으로 많이많이 찍어서, 자신이 어떤 표정과 어떤 각도에서 제일 예쁜 지 알아두세요. 실제로 예쁘게 나온 사진은 저장해두시고요. 밉게 나왔다 생각하면 과감하게 기억에서부터 지우세요. 메이크업도 다양하게 해보시고, 요즘 유행하는 민낯 셀카도 찍어보세요. 물론, 잡티 정도는 지우는 쎈쓰! 잊지 마시고요.

어떤 사람을 두고 예쁘다 밉다 판단하는 기준은 천차만별이랍니다. 때로는 기억보다 기록이 의미있을 때가 있습니다. 사진에 한해서는 더욱 그렇지요. 내가 가진 내 이미지의 기록이 내가 인정할 만큼 예쁘다면, 나는 예쁜 겁니다. 내가 가진 내 이미지의 기록이 내가 인정할 수 없을 만큼 예쁘지 않다면, 그 사진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거에요! 얼른 삭제 버튼을 누르시라고요. 누구나 예쁜 사진을 가질 권리가 있는 겁니다. 초상권이라는 단어는 괜히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내 사진은 내가 관리한다. 그쵸?

셀카에 자신이 생길 때까지는 남친이 카메라 들이대는 것을 거부하세요. 그리고, 남친의 카메라 기종을 가지고서도 셀카 연습을 틈틈히 하세요. 어떤 카메라에서도 예쁘게 나오는 방법을 체득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걱정을 덜 할 수 있죠. 혹여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도촬 당하더라도, 얼른 상대의 카메라를 압수하여 자신의 사진을 속속 삭제하는 부지런함은 평생 갖고 가셔야 해요. 왜냐하면, 내 이미지는 소중하니까요.

두 분 사이에 “넌 너무 예뻐.” 하는 말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그렇게 된다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을 텐데요. T님의 문제는 아직 두 분이 깊은 신뢰를 가질 만큼 충분히 시간을 보내지 않아 생기는 고민일 수도 있거든요.

두 분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며 연애하신다면 분명히 머지 않은 시기에, 꼬질꼬질 세수 안한 모습으로도 “내가 너무 예뻐서 자기가 눈이 너무 높아지지 않았나 싶어.” 라고 용감한 발언도 할 수 있으실 거에요. 못생긴 사진을 발견하면, “어머, 이건 누구세요?” 하며 자연스럽게 삭제하기도 하고, 좀 못생기게 나온 사진도 내 얼굴이 이런 부분도 있었구나 새삼 애정이 생기기도 하고 그런답니다.

그리고, 진짜 사랑이 싹튼다면 껍데기는 정말로 아무 것도 아니구나 아실 날도 올 거에요. 그 날까지 파이팅!














덧글

  • 2010/11/24 14:4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5 10:42 #

    꺅. 공감공감. 잔인한 아이폰 ㅎㅎㅎㅎ 저는 몰래 기회를 노리다가 지우죠. 제 남친은 진짜 웃기는 안티 사진만 삭제 안하고 종종 들여다보여 혼자 좋아하거든요.

    몇개만 지우자고 협상을 하세요. 그래도 안된다고 하면 데굴데굴 굴러요. ^ㅅ^

  • 2010/11/24 20:4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5 10:43 #

    ^ㅅ^/
  • 2010/11/25 00: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5 10:44 #

    제 핸드폰은 화질 나빠서 예쁘게 나와요. 우후후후후. 그리고, 나이 들면... 예쁜 사진을 향한 열망도 줄어들죠. 예쁘고 어쩌고 하는 것도... 귀.............. 찮달까. ㅠㅅㅠ
  • 수도사 2010/11/25 00:17 #

    사진을 찍히는 것은 남자나 여자나 힘든일입니다. 특히 찍힐때 모델처럼 찍히고 싶지만 모든 사람들이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사진이 잘나오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모델도 그냥 노메이크업에 옷도 대충입고 사진을 찍는다면 이쁘지 않게 나오기 마련입니다.

    저도 데세랄 들고 사진찍는 다고 깨구작 댄지 벌써 5년이 다되어갑니다. 사진을 찍을때마다 새롭고 힘듭니다. 특히 모델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모험을 감행하는 일입니다. 일반인들의 경우 사진을 찍혀 본적이 없기 때문에 사진기를 들이대면 상당히 어색해 합니다. 이쁜 일반인 모델이라고 생각하고 사진을 찍어도 생각 보다 사진이 이쁘게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어떻게 사진이 잘나오게 하는 것입니다.

    자 속편하게 모든것은 사진을 못 찍는 남자친구의 탓입니다. 100% T님의 잘못은 하나도 없습니다. 찍사로서의 의무는 모델을 편하게 해줘야 합니다. 모델이 마음이 편해사 사진이 자연스럽게 잘 나오는 것이니까요 또한 찍사가 멀뚱히 서있는 모델을 사진을 찍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찍으면 잘 나올것 같다고 하면서 포즈도 요구해야 합니다. 찍사가 손수 포즈는 몸소 실천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사진을 잘찍는 찍사는 모델이 이쁘고 못생긴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모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실력입니다.


    사진은 진실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원하는 모습만을 취사선택합니다.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과감히 잘라내는 것이 찍사의 실력입니다.


    조명을 이용하던 역광을 이용하던 실루앳을 이용하던 무엇을 이용하던지 말이죠 남자친구분에게 사진책을 좀 사서 공부 좀 하라고 하면 좋겠습니다.

    이정도 쓰고 보니 남자친구가 사진을 찍는 것이 싫은 것보다 그냥 본인이 사진 자체에 위화감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엘님의 처방처럼 셀카 적극 추천합니다.

    어떤 사람도 이쁘게 사진이 찍히는 얼굴이 있습니다. 왼쪽이던 오른쪽이던 말이죠. 얼짱각도가 괜히 나온것이 아닙니다. 남성이 시각적으로 봤을때 여성이 올려다보는 모습이 아릅답게 보인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에서 얼짱각도가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도 이상하다 싶으면 웃음으로 뭉개십시요. 저도 제가 찍을 줄 알지 찍힐줄은 모릅니다. 그러다 찾은 방법은 웃는 것입니다. 멀뚱하니 찍으면 화난건지 어떤건지 감이 안잡히는데 웃는 모습으로 찍으면 그나만 선해보이고 공격성이 없어 보입니다. 웃는 얼굴에 침을 못밷는다고 웃음으로 뭉개는 방법도 좋습니다. 어떤 웃음 모양이 맘에 드는지 이것은 본인이 찾아야 합니다.

    제가 글의 요점을 제대로 파악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왠지 변죽만 두드리는 것 같아서 말이죠 .


  • 2010/11/25 10:46 #

    맞아요! 찍는 사람이 문제라고요! (아님 카메라의 문제일 거에요~!)그런 걸로 합시다! 우후후후 그러니 좀 속이 편하네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ㅅ^
  • jb22824 2010/11/25 11:52 #

    상담드린 T입니다. 이제 확인을 해버렸네요~ 역시 닥터 엘님의 명약처방!ㅠ 현실적인 조언도 감사하고, 무엇보다 제 입장에서 배려해주시는 그 따뜻한 마음에 제 마음도 따스해집니다. 너무 감사드려요. ㅠㅠ 남친은 저의 사진 기피증을 알고 편해질때까진 안 찍으려고 배려해주는 것 같아요~ ㅎㅎ; 셀카 연습을 많이 해봐야겠습니다!! ㅎㅎ
    수도사님의 긴 조언 글도 많은 힘과 도움 되었습니다! 비공개로 감사덧글 달아드리고 싶었는데 수도사님께도 감사하단 말 드리고 싶어 용기내어 글 올렸습니다. 엘님, 수도사님 모두 진심 감사드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2010/11/25 12:29 #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쁩니다! 행복하게 사랑하세요!!!!!!!!! ^ㅁ^////////
  • 수도사 2010/11/26 22:06 #

    엇 도움이 되었다고 하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 좋은 나날 보내세요
  • 2010/11/26 16:4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0/11/27 13:53 #

    접수하였고요. 답은 좀~~ 기다려주세요. ㅠㅠ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상담 상태

상담상태클릭


처방전 검색기

Loading

노란리본

2013 대표이글루

위즈덤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