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4th prescription_몇번이나 그녀를 용서하고 받아주었는데, 이제는 그녀가 먼저 저를 밀어냅니다

Z님 :

우리는 몇년 동안이나 사귄 CC죠. 그동안 그녀는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잠자리까지 하는 사건을 몇번이나 일으켰어요. 그녀는 계속해서 방황했고 그 때마다 저는 그녀의 친구들까지 동원해서 그녀의 마음을 되돌렸죠. 그러더니, 교회에 빠져서 교리 상의 이유로 스킨십까지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만날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하죠. 그동안 그녀를 위해 참고 포기하고 맘고생했던 것이 무위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이제는 서로의 신앙도 가치관도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 이상의 거리로는 다가갈 수가 없습니다.

헤어지고 싶어도, 그 간의 많은 추억과 사건들, 정 때문에 헤어지지도 못해요. 더이상 만질수조차 없는 그녀를 어떻게 해야할까요.













Z님, 엘입니다.

연애는 달래고 얼러서 하는 것 아닙니다. 아무리 오래 사귄다 해도, 서로 간 예의와 존중을 지킬 수 없는 사이라면 그 관계는 무의미한 것이죠. 몇번이나 신뢰를 저버렸는데도 그것이 관계를 끊어낼 빌미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학습하게 되었다면, 그녀에게 Z님의 영향력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보는 게 맞겠죠.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애하며 내가 행복한가 입니다. 연애를 그저 오래 끄는 것으로는 Z님의 삶이 조금도 채워지지 않아요.

그녀는 아마도 많은 방황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Z님과의 연애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지 못했습니다. 그녀에게는 연애가 아닌 다른 가치가 필요했고, 그래서 찾아낸 것이 신앙이겠지요. 만약 그녀가 Z님과의 관계에서보다 신과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았다면, Z님은 그녀의 선택을 존중해주어야 합니다. 존중의 방법이 연인으로서의 자격을 잃는 일이라 할 지라도.

처음 두 분이 연애를 시작하였을 때는 아마 지금과는 달랐겠죠. 그러나, 사람은 변하고 사랑도 변하고 지구도 변하죠. 두 분은 다른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다른 꿈을 꾸게 되었지요. 그렇다면, Z님에게도 선택의 순간이 온 것입니다. 그녀와 나의 길이 다른 것을 인정하고 두 분의 연애를 정리하세요. 그리고, 자신의 길을 가세요. 그녀는 이미 Z님에게 여러 번 자신의 의사를 밝혔으나 그녀 역시 우유부단하여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고 Z님의 의견을 따른 일이 많았죠. Z님은 이번에도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자신의 의도대로 이 관계가 지속되기를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달래고 얼러서 유지하는 관계가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Z님. 두 분이 한 때 사랑했었던 연인 사이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Z님이 받아들일 수 없는 잘못을 한 그녀를 몇번이나 용서한 것도 Z님의 선택입니다. 이 관계가 지속된다고 해서 자신의 희생과 관용이 보상받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것을 이유로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면, 그녀 역시 부담스럽고 불행하겠죠. 연애는 서로가 행복해서 지속하는 관계여야 하니까요. 어떤 누구도 타인에게 관계를 종용할 권리는 없습니다.

Z님. 현실을 받아들이도록 하세요.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이별을 받아들이겠다고 하세요. 그녀를 보내고 나서도 또다른 인연이 오고 여전히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자신의 행복을 타인에게 의존하게 되면 삶이 휘청거릴 일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단단하면, 덜 흔들릴 수 있답니다. 

Z님에게 다가오는 봄은 아름다울 수 있기를 바랄게요.











덧글

  • 2011/03/03 19:2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1/03/04 09:20 #

    너무 냉정한 말들로만 채워서 미안해요.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편이 나중에 덜 아플 수 있다 생각했어요. 시간이 걸린다 해도 자신의 선택을 믿으면 다 좋아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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