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7th prescription_자존감 책도 읽어보았지만, 저는 여전히 제 외모에 자신이 없습니다

C님 :

저는 아주 어려서부터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죠. 저의 외모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친척 어르신 한분과 점점 비슷해져가요. 사람들이 착각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 분들은 심술맞아보이는 인상이신데, 제가 그렇게 되어가는 겁니다. 가족사가 평탄하지 않아 생긴 저의 마음 고생을 생각하면, 제가 하필이면 그 분들의 유전자를 받았을까 싶죠.

제 오랜 친구 중에는 다복한 가정에서 자라 사랑받은 티가 듬뿍 나는 예쁜 친구가 있어요. 저는 좋은 학교를 나와 멀쩡한 회사를 다니고 있고 가끔은 예쁘단 말도 들어요. 그런데도, 늘 연애에만 바쁘고 학력도 취직도 저보다 낫지 않은 그녀 앞에만 서면 저는 작아지는 걸까요? 자존감 문제일까 싶어 책도 읽어보지만 별로 효과는 없어요. 제대로 된 연애를 못해봐서인지, 아직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지 못한 탓인지.

어디를 가도 예쁜 아이들이 먼저 주목받고 저는 뒤에 남겨져요. 특히 남자들은 저보다 예쁜 여자를 선택하는 것 같아요. 예쁜 여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서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C님, 엘입니다.

어떤 가족에도 공공의 적은 있습니다. 가족도 여러 사람이 랜덤하게 모인 조직이기 때문에, 모두가 똑같은 가치관으로 살 수만은 없죠.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이기적인 개인이나 이기적인 집단이 되어 생존을 도모하기도 하지요. 대부분의 집단 안에서 사랑과 원망과 행운은 언제나 불균등하게 배분되죠. 정말로 현명한 리더가 있지 않는 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이합집산하는 행태를 보일 수 밖에는 없습니다. 가해자가 있으면 피해자도 있는 게 당연한 논리지요. 내가 손해보고 상처받기 위해서는 그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벗어나올 마음이 없어야 합니다. 하지만, 누가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고 싶어하겠어요?

만약, 비공개님이 손해보기도 싫고 상처받기도 싫다면, 나의 세상을 지배하는 논리를 바꾸면 됩니다. 내가 누군가 때문에 덜 가지고 더 아파보았다면, 더이상 그곳에 갖혀있기를 선택하지 마세요.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자신의 생각입니다. 가족이 문제입니까? 내 외모가 문제입니까? 연애해보지 않은 내 지난 청춘이 문제입니까?

한꺼번에 펼쳐놓고 보면, 내 삶은 총체적인 문제 덩어리죠. 누구라도 그렇습니다. 결핍과 구멍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가지지 않은 것을 들여다보면, 인생을 누릴 시간이 찾아오지 않지요. 만약 행복해지고 싶다면, 움직여야 합니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생각을 바꾸어야 하죠. 당장 바꾸기 힘든 외부의 환경에 집착하면 분명히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어나가면, 행복은 자주 찾아올 수 있습니다.

행복은 한가지 조건에만 종속되는 게 아니랍니다. 행복은 내가 반복해서 경험할 수 있는 감정상태랍니다. 사람마다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조건은 다 다릅니다. 내가 나를 더 많이 공부하고, 자신과 더 많이 친해지고 다정해질수록, 비공개님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의 가짓수는 늘어납니다.

자신의 문제와 고민을 리스트업하세요. 그리고, 현실적인 해결책과 변화의 계획을 적어보세요. 걱정을 구체화하면 막연하게 헤매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변화를 도모하면서, 자주 계획을 수정하세요. 그리고, 가끔 휴식을 갖고 쉬세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싶어하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될 때는,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행동을 하세요. 그러면, 다시 앞으로 나갈 원동력이 생깁니다. 너무나 무기력해서 도무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생각될 때는, (이건 권장할 만한 방법은 아닙니다만) 자신의 옆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을 생각하고 비교우위의 쾌감을 맛보세요. (물론 혼자서 몰래) 그리고, 기운 내서 또 한발짝 나가면 되는 거랍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불행의 조건들이 있다면, 뒷발로 흙을 착착 뿌려 덮어놓으면 됩니다. 묻어두고 세월이 지나면 어느새 아무 것도 아닌 먼지가 되어 버리기도 하죠. 내가 성장을 도모하고 달라지면, 과거는 더이상 나의 발목을 잡을 수 없게 된답니다. 

그리고 미모 문제.

여자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미모인 것 같기도 합니다. 덜 문명화된 사회일수록 여성에게 그러한 기준을 강요하지요. 특히 우리나라에서 여자들은 젊다 못해 어려야만 합니다. 피부는 결점 하나 없이 빛나야 하죠. 나이가 들어도 동안이어야 해요. 군살 따위 허용되지 않죠. 명품 핸드백을 들어야 합니다. 하이힐을 신어야 하죠. 수십가지 화장품을 적재적소에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하죠. 만약 이 모든 조건 충족의 결과로 그녀가 아름답다면, 사람들은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호의를 베풀고 먼저 말을 걸어줄 거에요. 

그런데 말입니다. 낭패스러운 것은 겉과 속이 동시에 아름답기는 매우 힘들다는 거랍니다. 사람들은 속까지 볼 수도 없고 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겉에 현혹되지 않는 진실된 사람들도 일부는 있답니다. 미디어가 결정해놓은 미의 기준에 따르는 일이 우습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에게 특별하게 조건화된 기준으로 미적 호불호를 결정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다시 말해, 코드가 맞는 사람들은 드문 행운으로 서로를 알아보기도 하죠. 겉이 화려하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랍니다. 그녀들도 분명 나이가 들어 시들해지면, 더 어리고 예쁜 여자에게 여왕의 자리를 물려주고 쓸쓸하게 뒷자리로 물러나니까요. 중요한 것은 나에게 환심을 사려는 남자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 아니랍니다. 내 인연을 만나는 일이죠. 그 사람이 단 한사람일지라도.   

대중의 시선을 자극하지 못한다 고민마세요. 우리는 연예인이 아닙니다. 어떤 모임을 가더라도, 그저 자기자신으로 있으려 하세요. 그리고, 선택받기를 숨죽이며 기다리는 대신, 누가 나의 시선을 끄는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 찾으세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거세요. 질문을 하세요. 자신에 대해서 설명하세요. 그렇게 대화를 시작하시면 됩니다. 연애의 기회가 다가오지 않는 게 아니라, 비공개님이 자신에게 연애의 기회를 주지 않는 거랍니다. 시중의 모든 연애처세서의 여우 변신 스킬은 잊으세요. 그저 먼저 선택하는 것만이 살 길이랍니다.

예쁜 여자로 있기 위해서는 소비소비소비의 연속과 물건들에 대한 선택선택선택의 연속과 겉을 가꾸기 위한 각종 스킬의 연습연습연습이 필요하지요. 예쁘게 있기 위해서는 예쁘게 있는 일에 대한 취미와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 누구라도 예뻐집니다. 정말로. 그러니까, 내가 예쁘지 않은 건 원래 예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지금 당장 예쁠 필요가 없어서 안 예쁜 거라고요. 비공개님도 맘만 먹으면 누구보다도 예뻐질 수 있답니다. 예뻐지는 일보다 더 가치로운 일에 잠시 바쁠 뿐인 거라고요. 참고로 저는 한 마흔쯤에 완전 예뻐져볼까 생각이에요. 그래서 제 미모는 아직은 미완성이랍니다.

세상에는 예쁜 여자들이 너무 많지요. 당장 집 밖으로 한발짝만 나가도. 하물며, 예쁘게 보이려고 기를 쓰고 모이는 모임이나 파티에서야 오죽하겠습니까. 미를 추구하는 일은 좋은 일이죠. 누구나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고 싶어하니까요. 자신의 외모가 아름답다면 그것도 즐거운 일 아니겠습니까.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누구보다 더 환하게 웃고, 당당한 자세로 서고, 가꾸고 꾸미는 일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보아야 하지요. 리서치도 하고 시행착오도 겪고 평가도 받아보아야 해요. 이걸 감수한다면, 타고난 조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예뻐집니다. 하지만, 예뻐진다는 것의 의미는 여러가지랍니다.

타인의 기준에 맞추면 C님은 끝없이 소비하고 노력해야 하죠. 만약 C님이 자신의 외모를 지금 그대로인 상태로 인정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관리하고 유지하겠다 생각하면 조바심내지 않아도 됩니다. 누군가의 평가에 흔들리지 않겠다, 결심하는 일도 중요하지요. 내 얼굴이나 신체부위 때문에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이라도 결국에는 시간을 들여 사귀며 내면을 맞추어내는 일을 통과하지 못하면, 미모 따위 결국 노이즈만 늘리는 요소일 뿐이죠. 결국 C님이 손해볼 일은 그닥 없는 셈입니다. 

저는 당장의 화려함보다 사람을 더 끌어당기는 것은 그 사람의 내면에서 풍겨나오는 아우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수많은 연애 경험보다 더 소중한 것이 상대를 단순한 연애 상대가 아니라 인간으로 끌어안는 포용력이라 생각해요. 비교열위로 괴로워지지 마세요. 사람마다 다른 가치로 살아갈 수 있고, C님도 자신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에요. 더 큰 시야를 갖게 되시기를 빌겠습니다. 











덧글

  • 2011/03/06 18:2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1/03/07 08:58 #

    ^ㅅ^ 누가 출처를 묻거든 닥터엘 연애상담소라고 알려주세요!
  • ranigud 2011/03/06 21:54 #

    속을 좋은 것으로 채우면 외모는 점점 변해갑니다.
    그리고 남 욕하면 닮아갑니다....(...)
  • 2011/03/07 08:58 #

    흠흠. 저도 마음자리를 더 예쁘게 써야겠어요. ^^
  • 행복한맑음 2011/03/06 22:13 #

    자주자주 밝게 웃어보세요. 웃는 모습은 누구라도 매력적이랍니다!
  • 2011/03/07 08:59 #

    웃는 게 당장 안 예뻐도 연습하면 당연히 좋아지지요!!!! 처음에는 웃는 것도 참 어색하지만. ^^
  • 유 리 2011/03/07 00:30 #

    자신의 문제와 고민을 리스트업하세요. 그리고, 현실적인 해결책과 변화의 계획을 적어보세요. 걱정을 구체화하면 막연하게 헤매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변화를 도모하면서, 자주 계획을 수정하세요.

    <<이거, 정말 도움 많이 돼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막연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은, 그걸 하나하나 적어 나열해보면 어떤 것은 우스울 정도로 보잘 것 없어서 무시할 수 있게 되고 어떤 것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 되기도 해요. 리스트를 적어서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해결책이 나오곤 한답니다. 우울한 상태일 때는 그런 아주 간단한 일조차 할 기력이 나지 않고 귀찮다는 게 문제지만요(...).
  • 2011/03/07 08:59 #

    그쵸. 손가락 까딱, 숨쉬는 것도 귀찮으니까요. ㅠㅅㅠ 하지만, 으랏차차차차 하고 일어나서 에라잇! 하고 리스트 업 해야 해요.
  • 예랑 2011/03/07 04:58 #

    꼭 모두에게 이쁘다 이쁘다 소리 들어야하는건 아니니까요. (아니 물론 이쁘다 이쁘다 소리 들으면 좋죠 ^^; 근데 김태희도 아니고orz) 그냥 내가 사랑하는 남자/여자사람들한테 이쁘다 이쁘다 소리 들으면 그걸로도 충분한거 아닐까 싶기도 해요.
  • 2011/03/07 09:00 #

    ^ㅅ^ 그럼요.
  • 2011/03/07 21:55 #

    누구에게나 예쁘다고 인정받는 여자는 보기에야 예쁘지만 주변사람으로 있거나 진지하게 교제한다 치면 의외로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 얼굴값좀 하겠구나... 어떻게 감당하지?'혹은 '이거 완전히 미녀와 야수네... 저 여자 휘하의 신도 및 친위대들이 날 잡아먹으려고 들지 않을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 미모가 높이 평가된다는걸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걸 최대한 활용하는 경우도 결코 적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불여우짓을 할 수도 있는 거죠. 사실 이런 건 그런 행동을 하는 본인뿐만 아니라 그저 예쁜 여자라고 헤롱대는 주변 남자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 거라 양쪽 모두에게 책임이 있지만 말이죠.

    그리고 늘 하는 얘기지만 사람의 취향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인지범위를 까마득하게 벗어나 있는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내가 상상도 못한 부분에서 매력을 느껴서 구애해 오는 이성도 없으란 법 없습니다. 노멀하게는 쇄골, 좀 더 매니악하게 가면 무릎내지 발목이 예뻐서 첫눈에 홀딱 반해버렸다고 고백해 올 수도 있는 거죠.
  • 2011/03/08 09:21 #

    지가 이뿐 줄 아는 공주님들은 대략 낭패. 그걸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스킬을 타고 났다면 그것도 낭패.

    그래도 내가 예쁜 걸 어떡하라구! 라고 말해보고 싶다... =ㅅ=
  • PlanB 2011/03/10 13:13 #

    정말 제 얘기 같습니다. 어렸을적부터 외모에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그때는 가꾸는 것에 도통 관심이 없었죠. 자포자기랄까ㅜㅜ 아예 놔버리는 거 있잖아요. 그러다가 갑자기 어떤 계기로 인해 외적인 여성성을 열심히 추구하게 되었는데(제 속은 솔직히 남자 같은 구석이 많아요)

    와... 이게 정말 힘들어요. 전 해보니까 공부만큼 힘들었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경써야 할 게 너무 많아요. 머리, 화장, 몸매, 옷, 악세사리, 가장 중요한 얼굴까지ㄷㄷㄷㄷ 본래 이쁜 여자가 그렇게 부러울 수 없더라구요. ㅜㅜㅜㅜㅜ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누리니까 흑

    그래도 요넘의 세상, 살만은 하구나... 느낀게 노력한 만큼 반응도 좋아요. 덕분에 전 남자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습니다. 제가 남자를 고를 수 있다니ㄷㄷㄷㄷㄷㄷ 이건 신세계야!

    헌데 너무 이뻐지려고 하면 안될 것 같아요.... 허망해요ㅜㅜ 공부는 뿌듯한데 요건 성취감에 비례해서 허무감도 늘더라구요...

    엘님의 처방글에 대공감해서 저도 모르게 폭풍댓글 남겼네용ㅋㅋ
  • 2011/03/10 14:01 #

    우와 plan B님의 말씀 완전 백배 공감. ^^ 힘들죠. 힘든데 힘든 만큼 결과도 나오죠. 근데 힘들었는데 남들이 몰라주는 포인트도 있을 수 있고요. ^ㅅ^ 부럽기도 하죠. 원래 이쁜 애들!!!!! 뭘 먹고 그렇게 된 건데 싶죠.

    여튼,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붙으면 확실히 남자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넓어지죠. 신세계를 열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 봐야 하는 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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