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2nd presceription_내 생각과 감정도 중요한데, 저는 매번 남들의 비위만 맞추다 내 목소리를 내지 못해요.

J님 :

전 자기 주장에 익숙하지 않아, 항상 맞장구를 치며 웃고 넘어갑니다. 내가 기분이 상해도 일단은 상황이 부드럽게 넘어가도록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봅니다. 저에게 무례하게 구는 사람한테도, 화를 내지 못하고 얼버무리며 그냥 넘어가죠. 

물론, 저는 이러한 태도로 적이 없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편하다는 말도 듣습니다. 전 배려심이 뛰어나요. 그런데 나를 먼저 챙기는 일이 힘든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는 후회하죠. 내가 원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었다, 하고 말이에요. 

요컨대. 상대의 말을 부정하면, 상대가 나를 불편해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가족 안에서는 언제나 대화도 많고 서로 잘 통합니다. 그런데, 왜 밖에만 나가면 이렇게 내 마음을 못 챙길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J님, 엘입니다.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나의 생각과 주장을 발화하기 전에 먼저 나의 기준과 방식대로 사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내 방식대로 생각하는 것. 내 생각이 맞나 스스로를 믿는 것. 나대로 사고하고 결정하고 주장하는 것이 괜찮은가 의심하며 확신을 찾는 것. 어려서부터 착한 아이로 어른들의 말에 순응하는 아이로 자라도록 교육받았다면, 내 생각과 주장을 말하는 일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랍니다. 

엄마아빠 말을 잘 들어야 하고, 선생님 말을 잘 들어야 하고, 선배의 말을 잘 들어야 하고, 직장 상사의 말을 잘 들어야 하고, 나보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야 하고, 나라에서 정한 일이면 말을 잘 들어야 하고, 성경에, 책에,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면 잘 들어야 하고, TV에서, 신문에서 나오는 말이면 잘 들어야 한다고 배우죠. 뿐만 아니라,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라도 어린 네가, 여자인 네가, 돈없는 네가, 못 배운 네가 잘 들어야 한다고 배웁니다. 모두들 그렇게 참고 견디며 나중에 복을 받았다고 말이에요. 전래동화에도 나오죠. 참아라, 참아라, 참아라. 선하고 착하면 복을 받는다고 배웁니다. 착한 아이들은 열심히 참고 말을 잘 듣고 순응하며 칭찬받아요.

그래서, NO 라고 말하는 걸 한참 뒤에야 알게 되죠. NO라고 말해도 괜찮은데, NO라고 말해도 내가 무사할까 두려워합니다. 사실 NO라고 말해도 J님은 언제나 무사할 거에요. 괜찮을 거에요. 살아남을 거에요. 반대하고 반목하고 당황스러운 상황은 닥칩니다. 그러나, 그것이 J님을 해치지는 못해요. 사람들은 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두려워하거든요.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입니다. 참으로 무난하고 착하게 살다가도, 어랏 하고 자아의 눈을 번쩍 뜨는 날이 옵니다. 누군가가 정해준 대로 살지 않아도, 살아지는 걸 알게 되죠. NO라고 말해도 되고,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걸어도 되고, 심지어 학교나 회사를 안가도 세상은 살아진다는 걸 말이에요.
 
하지만, NO라고 말하고, 내 생각이 너와 다르다는 걸 말하고, 내가 화가 났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쉽지 않죠. 머리속으로 백번 시뮬레이션해야 한번 실제로 말할 수 있는 일입니다. 가끔은 꿈속에서도 소리칠 거에요. "그게 아니야, 나는 화가 났어, 네가 나빠!" 네, 좋습니다. 꿈속에서도 말하고, 혼자 있을 때도 말해보고, 노트에도 써보세요. 그리고, 열심히 연습하세요. 내 생각을 말하는 걸 실제로 목소리를 내어서 연습하세요. 많이 연습할수록, 실제로 상황이 닥쳤을 때 정말로 NO 라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초등학생처럼 노트에 또박또박 대사를 적으세요. 그래야 나중에 쓸 수 있습니다.

매번 애매하게 웃어넘기는 자신을 너무 다그치지 마세요. 처음부터 또릿또릿 내 생각과 감정을 다 표현하는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다들 주저주저하며, 상대가 자신을 싫어할까 두려워하며,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되는 겁니다. 목소리를 내게 되어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가지 상황에 어렵게 적응하며, 강해지는 겁니다. 느리게 시간을 들여서 나답게 되는 겁니다. 조용한 교실에서 손을 번쩍 드는 일은 정말로 엄청난 각오가 필요한 일이니까요. 

물론, 세상에는 스스로를 너무나 믿고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해서 언제나 자신이 최우선인 것이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사람들도 있답니다. "네가 세상 최고야!" 라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자라는 제 조카는 어디를 가도 어떤 상황에서도 심지어 어른들만 가득한 곳에서도 절대로 주늑드는 법이 없이 목소리를 높이죠. 지금은 '귀여운 어린이'인 자신의 목소리를 부러 열심히 들어주는 상황에서 좌절할 일이 적겠지만, 나중에는 '이상하게 튀는' 말과 행동을 지적당하는 날도 오겠죠. 내 목소리의 볼륨을 조절할 줄 아는 현명함도 나중에는 생기겠지요. J님은 반대로 하시면 됩니다. 세상의 평화를 위해 내 목소리를 늘 죽여왔다면, 이제는 목소리의 볼륨을 높이는 연습을 하시는 겁니다. 나중에는 마음을 먹은 대로 목소리의 볼륨을 조정하는 일을 할 수 있겠지요. 

인간은 누구나 평화를 원합니다. 분위기에 맞추어 맘에도 없는 웃음을 지어야 할 일이 많죠. 그것이 어른의 미덕이라고도 합니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고도 하죠. 하지만, 자신을 목소리를 죽이는 일이 고통스럽다면, J님은 스스로를 더욱 당당하게 드러내라는 마음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겁니다.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J님이 어떤 목소리를 내어도, J님이 안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죠. 그저 근거없이 이유없이 믿는 겁니다.

난 괜찮아. 난 당당해. 난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권리가 있어. 숨기는 것으로는 나답게 살 수 없어. ...

뭐라도 괜찮습니다. 스스로를 자유로워지게 하는 주문을 뭐라도 외워보세요.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겠다는 생각을 버립시다. 타인들은 생각만큼 남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도 나라는 인간 자체를 싫어하거나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기 주장을 하거나, 반대 의견을 제시한다고 해서, 내가 세상에서 멀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만약 그런 이유로 어떤 조직이 J님을 상처준다면, 그건 그 조직이 잘못된 거지 J님이 잘못된 건 아니에요. 부당한 일에는 분노할 수 있는 성숙함을 갖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랍니다.

J님. 누구나 갖는 고민이랍니다. 그러나, 쉽게 해결하기 힘든 고민이기도 하죠. 저 역시도 내 생각을 말하기보다 적당히 호응하며 상황을 지나치기도 하거든요. 반대 의견을 말하거나 내 생각을 설명하는 건 시간도 걸리고 피곤하니까요.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일이라면 절대로 지지 마세요. J님의 목소리도 세상의 일부이고, 다른 목소리와 똑같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으니까요. 

J님. 연습하고 용기내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당당한 목소리를 가진 멋진 사람이 되시기를 빌겠습니다. 화이팅!








 

덧글

  • 2012/10/29 03:5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0/29 20:4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0/31 01:4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0/31 20:2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1/01 18:1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1/02 00:5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1/02 00:5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1/03 00:1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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