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6th prescription_연애하려면 눈을 낮추고 오픈마인드를 갖추어야 한다는데, 그게 뭔가요?

L님 :

저는 심남*, 썸남**만 있을 뿐 실질적인 연애경험은 없습니다. 동성친구들은 제가 재밌고 성격좋고 마음을 잘 알아준다고 좋아해요. 하지만, 이성친구들에게는 항상 친구/누나/여동생으로 남습니다. 

어느날 타롯을 봤더니, 연애하려면 눈을 낮추고 오픈마인드로 사람을 대하래요. 

대체 오픈마인드가 뭔가요?  저는 늘 오픈마인드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관심가는 이성에게 늘 도움을 주는 착한 사람이라 그걸 이용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연애에 필요한 오픈마인드는 다른 건가요?
 


-용어 해설 : * 심남 : 관심남/ ** 썸남 : 썸씽남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L님, 엘입니다.

눈을 왜 낮춥니까. 세상에서 제일 귀한 사람은 누가 뭐라 해도 나 자신입니다. 내 부모님 아니고, 내 자식 아니고, 내 연인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아닙니다. 이 세상, 아니 이 우주에서 제일 소중하고 훌륭하고 멋진 사람이 나 자신입니다. 물론, 완성형이 아니고 과정에 있다는 것이 살짝 문제이긴 하지만요. 

그러니까, 나만큼 귀한 사람 찾으세요. 내가 귀한 만큼 딱 그만큼 귀한 사람 만나면 됩니다. 자기애는 남을 해치지 않는 이상 우주만큼 커져도 괜찮은 거니까 나의 눈높이를 의심 말고, 얼마든지 두리번 두리번 사람을 찾으세요.  

세상에서 완성된 인간은 없답니다. 신 또한 오류투성이에 실수투성이죠. 세상을 공평하고 아름답게 관장하는 것이 신의 의무라면 심각한 업무태만 아닙니까. 또한, 아무리 잘난 인간이라도 알고 보면, 그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거랍니다. 아무리 나이가 먹어도 내가 여유있고 훌륭한 어른이 안되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지만, 다른 어른들도 사정을 알고 보면 비슷한 거에요. 닥터엘도 마찬가지죠. 속에는 여전히 애정결핍의 꼬꼬마 어린아이가 있고, 그래도 나보다 어린 친구들에게는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희망을 얘기해주고 싶지만, 기대고 혹은 기대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싶어도 결코 찾아지지 않는 좌절 속에서 살아간답니다. 무지개를 쫒다가 할머니가 되고 싶지 않아,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빛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살죠. L님도 사랑받고 싶고 빛나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다면, 그냥 그렇게 하겠다 결심만 하세요.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학습해 온 연애, 인간, 남자, 여자, 어른에 대한 프레임을 거꾸로 뒤집어서 탈탈 털어내 버리세요. 내가 가까이 하고 싶은 인간은 어떤 타잎인가. 나의 결핍을 보상해줄 사람인가, 나와 동화될 수 있는 사람인가, 나를 자극해서 성장시켜줄 사람인가, 나와 함께 친구처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인가. 혹은 생활반경이 나와 비슷한가, 주말이나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와 맞을 것인가, 결혼관이나 연애관은 나와 일치하는 부분이 많을 것인가. 겉보기로는 알 수 없는 수많은 포인트가 바로 L님이 인간관계를 맺을 때 알고 싶은 것들일 거에요. 단지 내가 저 사람에게 선택될 것인가 전전긍긍하는 걸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 아주 많이많이 있습니다.

사람마다 함께 하고 싶은 상대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릅니다. 스펙? 조건? 배경? 나이? 연봉? 키? 얼굴? 몸매? 이런 것들 중요합니까? 물론 중요할 수 있죠. 하지만, 나에게 정말로 의미가 있는 기준은 L님이 정하는 겁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눈을 낮추어라, 라고 한들, 내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을 억지로 만난다고 의미 있겠습니까.

사람을 보는 눈. 연애상대를 선택하는 기준은 내가 다양한 사람을 겪어보고 데이트를 해보고 연애경험을 쌓아가면서 계속해서 변화하는 거랍니다. 매번 똑같은 패턴의 사람만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정말로 잘 아는 사람이던가 반대로 자신 외에는 다른 사람은 전혀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일 거에요. 연애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에요. 어떻게 하면 사람을 만날 것인가 생각해보면, 방법은 무궁무진하지요.

사람을 보려고 하세요. 그리고, 질문을 하세요. 나에 대해서 표현하세요. 말이 통하고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찾으세요. 표면적으로 맞장구를 치는 대화 말고 자기 표현이 분명한 사람과 대화를 이어나가 보세요. 내가 남들에게 털털하고 재밌는 사람일 때 내가 얻은 것과 불편했던 것을 생각해보세요. 내가 진지할 때 그것을 받아주고 나에게 진실된 관심을 보이는 사람과 눈을 마주보도록 하세요. 주변에 사람이 많다고 해도 나와 통하는 사람이 없다면 고독하죠. 아무리 약속이 많아도 내가 즐기지 못하면 떠들썩한 분위기에서도 지루할 뿐이에요.

혼자서 상황이나 문제를 해결하거나 감당하려 하지 말고, 함께 그 시간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을 찾으세요. 내가 어떤 호의나 댓가를 치루어야 비로소 시간과 장소를 허락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잘 살피세요. 상대가 수동적이라면 함께 할 수 있는 몇가지의 제안을 해보고 그 사람이 나와 잘 맞을지 확인해보세요. 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서, 나를 배려하려 하지 않고 질문하지도 않는 사람이라면 개인적인 부탁은 거절하세요. 먼저 잘 해주려고 틈새를 노리지 마세요. 고마움을 표현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세요. 나와 단둘이 차 한잔도 마실 수 없는 사람이라면 사실 아무리 오랫동안 아는 사이였다고 해도, 크게 의미가 없는 거에요.

상대가 나를 친구/ 동생/ 누나/ 재밌는 지인으로 분류하였다 해도, 그들의 기대에 맞추어 역할놀이를 하지 마세요. 어색해지지 않을까 두려워서 속마음을 감추지 마세요.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는 척 하지 마세요. 좋아하는 것을 싫어하는 척 하지도 마세요. 내가 솔직해질 수 없다면 아마도 상대나 무리에게 별다르게 비춰지는 것이 두려워서겠죠. 하지만, L님은 L님 그대로 있어도 괜찮아요. 인간이 갖추어야 할 예의와 존중만 갖춘다면, 그 나머지는 모두 L님답게 행동하면서 편해지는 거에요.

썸남도 있고 심남도 있다면, 기다리지 마세요. 가만히 기다리면 가마니 되고, 참고 참으면 참나무 되죠. 남자든 여자든 나이가 어떻든 나에게 흥미로운 사람이라면 먼저 말을 거세요. 그리고, 차 한잔 하자고 하세요. 물론 거절당할 수도 있죠. 사람마다 낯선 사람/ 지인과 데이트하느냐 마느냐의 기준은 천차만별이니까요. 하지만, 나와 차 한잔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나만큼은 오픈마인드인 거에요. 아주 괜찮은 신호인 거죠. 

누군가를 좋아하고 말고는 차 한잔을 하고 난 뒤에 고민하면 되는 일이지요. 남자든 여자든 한번 스쳐지나가는 인연일수도 있고, 우연히 만났는데 내가 붙잡고 싶은 사람도 있지요. 친해지고 싶었는데 좀처럼 곁을 내주지 않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친해질 줄 몰랐는데 어느새 자주 만나게 되는 사람도 있지요. 어떤 모임이나 집단에 들어갔을 때 괜찮은 사람이 눈에 많이 띈다면 L님은 아주 행복한 사람인 거에요. 정말 흥미도 없고 재미도 없고 매력도 없는 사람들이 잔뜩 보인다고 생각한다면 L님은 차 한잔 마시고 싶은 사람을 찾는데 시간이 걸리겠죠. L님은 어떤 타잎이라고 생각하나요?

사실 둘 중 어느 쪽이라도 수동성을 버리기만 하면 L님은 괜찮은 거에요. 내가 기다리는 일을 멈추기만 하면, 인연의 기운은 자연스럽게 열려요.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오기 쉽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L님이 차 한잔 하자고 청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L님에게 차 한잔을 하자고 말하는 날도 오지요. 

L님이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연애를 못했다면, 그것은 L님에게 문제가 있거나 매력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에요. L님은 자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남들이 L님의 사랑스러움을 모른다면 그건 L님의 매력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사람과 보낸 시간의 문제인 거에요. 또는 L님과 공명할 수 있는 카테고리의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그런 거죠. 소개팅 부탁을 하고,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 산책을 하고, 가보지 못한 곳에 여행을 가고, 새로 생긴 까페에 가보고, 동호회 가입을 해보고, 새로운 언어를 공부해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얼마든지 늘려나가요. L님이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채우고자 새로운 시도들을 해본다면, 그만큼 새로운 인간관계와 인연이 생기죠. 그러면 연애할 수 있는 확률은 점점 올라가는 겁니다.

L님. 연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아요. 선택하기만 하세요.









덧글

  • 스폰지밥 2012/05/20 15:03 #

    첫번째 문단과 두번째 문단, 곱씹어 읽고 있는 중입니다. 맞아요, 딱 나만큼 귀한 사람을 만나면 되는거죠.
    아주 당연한 건데, 엘님 글을 보고야 깨닫습니다.
  • 2012/05/21 12:23 #

    내가 나를 귀하게 여기고, 사람이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그렇게 살아가면 좋겠어요. 그런데, 귀하고 귀한 사람이 모인 것인데도 다들 서로를 해치고 함부로 하는 걸 보면 참 슬픕니다. 하지만, 세상을 한번에 바꿀 순 없으니, 그저 나부터 차근차근.... ^ㅅ^
  • 꿈꾸라 2012/05/22 15:45 #

    나만큼 귀한 사람을 찾으세요.. 정말 이 말에 깊이 되새기는 중입니다..^^ 엘님의 처방전은 정말 곱씹게 하는 능력이 있어요..
    제가 요즘 외로워서 연애욕구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아무나 만날수도 있겠다 싶어요..
    근데 글을 읽고 나만큼 귀한 사람 찾는데 외로워서 욕구땜에 하면 안되겠죠.. 아 근데 외롭군요..날씨 때문이고 호르몬 때문입니다..ㅠㅠㅋㅋ
  • 2012/05/22 17:38 #

    외로워서 하는 연애! 괜찮아요. 뭐 어떤가요. 아무나 만나면 안된다는 거죠. 저도 요즘 외롭네요. 날씨가 넘 좋아요 정말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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