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9th prescription_분명히 좋아하고 있는데, 그 사람과 그의 주변을 신뢰할 수 없어요

Y님 :

남친은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회사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주로 회사 사람들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저는 그 얘기를 듣다보면 정말로 정신적으로 지치고 말아요. 그 회사의 사람들은 굉장히 과음하고 남녀관계도 얽혀있다고 해요. 그 중에서도 여러 사람과 데이트하고 과음해서 아무데서나 쓰러지는 여자아이가 제 남친과 굉장히 친하다고 합니다. 저는 제 남친이 그런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너무나 싫고, 유혹당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제 남친은 제 주변에 저에게 이성적 호감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경계하라는 말 대신, 그의 호감을 이용하라는 말을 하죠. 밥도 얻어먹고 자료나 도움도 얼마든지 얻고 하라고 말이죠. 

전 정말 제 남친의 가치관이 이해가 안 됩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Y님, 엘입니다.

이미 좋아하게 되어버렸는데, 크리티컬한 부분에서 어긋나있다는 걸 뒤늦게 알아채는 경우도 종종 생기죠. 데이트를 하다보면 마음이 생기고 마음이 쌓이다보면 좋아하게 되고 익숙해지다 보면 대개 예쁘게 보이게 됩니다. 타인과 타인이 만나 서로의 차이를 아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지요. 달라서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달라서 끌리기도 하고 동경하게도 되고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기도 하니까요. 다르고 부딪히는 부분이 결국에는 나의 변화와 성장을 끌어내는 동인이 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취향이나 스타일이 아니라 삶의 지향이 다르다면 큰 문제가 됩니다. 특히나 내가 삶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르다면 결국에는 그 틈에서 불신과 불안과 불편이 자라나죠.

Y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아마도 인간에 대한 신뢰와 존중이죠. 타인의 호감을 계산하고 이용하라는 주문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입니다. 우리는 연인 사이니까 서로 믿고 아껴주어도 되지만, 타인은 남일이니까 이용하라니. 인간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람이 정말로 또 하나의 타인일 뿐인 나에게만큼은 존중과 진심을 줄 수 있을까요. 자신은 타인을 이용하는데 타인 또한 자신을 이용한다 알게 되면 어떤 얼굴을 할까요. 내가 속이면 상대도 속일 수 있다는 당연한 진리를 모르는 걸까요.

인간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은 좀처럼 바뀌지 않지요. 그 사람이 이용하고 속고 속이는 세상에서 살아왔다면, 그 사람이 사는 세상은 그런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는 얘기입니다. 좀처럼 믿을 수 없고 불친절한 세상이지만 내가 타인을 믿고 나 또한 타인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면, 이 세상은 비교적 살만한 아름다운 곳이에요. 

Y님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가요? Y님의 남자친구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 걸까요?

흔히들 닳고 닳았다는 표현을 하죠. 삶에 찌들었다, 닳고 닳았다, 세상에 물들었다, 라고 합니다. Y님은 어떻게 살고 싶나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원래 그렇고, 어쩔 수 없고, 당연한 것들로 가득찬 세상에서 익숙해지고 싶나요? 좋은 게 좋은 거고, 이왕이면 다홍치마고, 속기보다 속이는 사람이 되고 싶나요? 성공해야 의미있고 뒤쳐지면 불안한 삶을 살고 싶나요? 잘못 내딛으면 낭떠러지고, 보통스럽게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불행을 두려워하며 살고 싶나요?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과 대화하며 느껴지는 불안과 공포는 대략 이러한 모양새입니다. Y님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나요.  

다시 Y님의 남자친구 얘기로 돌아가자면.

그는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동료들과 함께 지내고 있죠. 그는 좋든싫든 여러 유형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어요. 만약 그의 주변에 범죄를 저지르고도 빌미를 제공했다며 피해자를 욕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또한 그 사람들의 생각에 동의한다면 충분히 가해자 논리를 가진 사람입니다. 

가해자 논리란 

1. 피해자는 피해를 당할 만해서 당했다. 
2. 가해자는 피해자가 빌미를 주었기 때문에 가해했다. 
3. 가해자는 생물학적으로/사회적으로/역사적으로 원래 가해를 하는 존재이다.   

라고 범죄를 범죄로 보지 않고 가해자의 범죄 행위를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시각을 말해요. 

그들의 가치관은 Y님과는 아주 다를 지도 모르겠어요. (어떤 범죄인지는 여기서 자세하게 기술하지 않고 메일로 따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세상에는 마땅히 강간을 당해도 싼 사람은 없습니다." 해당 피해를 당한 사람이 그의 지인이나 동료가 아니라, Y님이나 Y님의 친구였다면 어떨까요. 그는 과연 누구를 욕하고 누구를 탓할까요. 

평화롭게 흘러가는 일상은 감사합니다. 모든 상황이 순조롭고 평화롭고 좋을 때는 나쁜 사람 하나도 없어요. 그러나, 인생을 살다보면 반드시 사건사고와 마주치게 되어 있습니다. 사건사고와 문제거리를 마주쳤을 때 삶과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길을 갑니다. 

Y님. 

연애 또한 내 삶의 일부분입니다. 아무리 연인이라 해도 완벽하게 서로를 이해하는 일은 불가능할 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Y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힘들어도 대화를 나누어야 해요. 완벽한 이해에 이를 수 없다 해도,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은 해보아야죠.

질문하고 질문하고 또 질문해보세요. 그리고, 그 사람의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잘 보고, 정말로 내가 안아줄 수 있는 사람인지 잘 생각해봅시다. 조건이나 배경, 껍데기는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마음의 평화가 진짜 행복의 시작이지요. 부디 좋은 대화 나누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제트 리 2012/06/22 19:23 #

    남녀는 가치곤이 다르다 보니
  • 2012/06/26 14:42 #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다보니. ㅠㅅ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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