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8th prescription_친구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나를 다른 사람과 다르게 대해요.

P님 :

대화도 잘 통하고 취미도 같고 같은 스터디를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단둘이 데이트 한 적은 별로 없고 다른 이성들과는 잘 놀러다녀요. 여친이 생기면 연애에 대한 모든 상담을 저에게 합니다. 하지만 제가 뭐라고 하면 화를 내죠. 다른 사람들은 정말 잘 챙기면서 정작 제 생일은 그냥 건너뜁니다. 

이 아이의 마음은 뭘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P님, 엘입니다. 

두 분은 친구이자 지인이 사이죠. 같이 공유하는 활동들이 몇 있고요. 하지만, 그에게 P님을 향한 존중이나 존경이나 애정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군요. 남들에게는 차마 못하는 이야기들을 시시콜콜 늘어놓고 상담역으로 대하지만, 생일선물 챙겨줄 의지는 없는 사이. 대체 무슨 사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는 P님을 아주 손쉬운 무료상담소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남들에게 자랑하고픈 지인은 아니지만, 항상 자기 곁에서 자신의 연약하고 부족하고 어려운 부분을 다 감당하여 줄 상대. 자신을 지지하는 건 되지만, 반대하는 건 안되는 존재. 잘 보일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나를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는 권력을 통했으면 하는 사람. 

친구라고, 지인이라고, 선후배라고, 동료라고 다 나를 동등하게 존중하고 존경하고 애정하여 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니가 날 제일 잘 알잖아, 라고 하면서 나를 이용하는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요. 심지어 저는 저를 백과사전으로, 전화번호부로, 영화나 공연, 시사회의 인덱스로, 가장 만만한 상담역으로 이용만 하는 분들도 정말로 숱하게 봤답니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알수없는 퍼즐로 보이는 이유는, P님이 그 사람에게 아직까지 판타지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P님. 그를 향한 연심을 버리고, 그의 말과 행동이 정말로 나를 존중하고 있나부터 보세요. 그 사람이 나에게 예의를 못 갖춘다면 사과를 요청하세요. 그리고, 듣기 싫은 이야기를 계속 한다면, 그 얘기는 들어줄 수 없다고 말을 하세요. 연애 상담은 전문가와 상의하라고 하세요. 가끔은 바쁘다고 하세요. 그리고 실제로 P님의 삶을 그 친구가 아닌 다른 요소들로 바쁘게 만드세요. 그를 관찰하는 것 말고도, P님이 맺고 있는 다른 인간관계들을 더 많이 돌보도록 하세요. 

누군가와 정말로 통한다는 생각이 들면, 불편하거나 지루하거나 고민하게 되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자신에게 솔직하지 않다 생각한다면, P님은 그를 오해하기 전에 더 솔직하게 질문하면 될 일입니다. 그를 간접적으로 관찰하여 추리하고 짐작하는 일은, 시간 낭비랍니다. 

P님. 

우리가 정말로 친구일까, 고민하지 마시고요. 내가 이 사람을 얼마만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고, 딱 그만큼만 포용하시면 됩니다. 친구로서 지켜야 할 덕목이 있다면 내 몫만큼을 지키고, 그 사람이 그걸 주지 못한다면 서로 대화하든가 합의가 안되면 포기하든가 하면 되는 일이죠. 사람 사이의 거리감은 정해진 게 아니라, 언제나 변하는 거랍니다. 가깝다고 느꼈지만 멀어지기도 하고, 멀다고 느꼈는데 새삼 가까워지는 일도 생기고요. 내가 의도해서 가까워지기도 하지만, 내가 노력해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기도 하죠. 중요한 건 기다리기만 해서는, 원하는 애정과 우정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이죠. 

P님. 좀더 주체가 되도록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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