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6th prescription_사랑해서 너무나 행복한데 이 행복이 깨지지 않을까 너무나 불안합니다.

X님 :

이제는 관계가 안정되어 그의 단점이나 결점까지도 감싸안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를 만나기 전 저는, 금새 사랑에 빠지고 금새 정신이 돌아오는 철부지였죠. 저는 이제 그를 너무나 사랑하고 눈물이 날 정도로 벅차올라요. 

하지만, 전 언제나 이 행복을 의심하죠. 저는 사랑을 채근하고 그는 설명하기를 반복했어요. 이런 스스로가 못났다고 생각하지만, 저의 불안은 극복되지 않아요. 그는 점점 편해지고 저는 발을 동동 구르죠. 곧 롱디가 되는데, 우리가 행복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까요?

그저 그를 믿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이 밉습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X님, 엘입니다. 

그들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런 동화책 많이 읽으셨죠? 눈물 흘리며 결혼식장에 들어서면서 대단원을 맞이하는 드라마들은 어떻고요. 동시에 오르가즘을 느끼며 끝나는 할리퀸류 로설들도 있죠. 이제는 X님도 성인이 되었으니, 이런 판타지를 얼른 휴지통에 던져넣읍시다. 둘이든 하나든 언제나 각자의 몫이 남겨지는 게 인생이죠. 연애도 결혼도 일상이 되면, 여전히 내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일들의 연속이 되고요. 

당신의 행복은 이 연애의 향방과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당신의 미래도, 장래도, 직업도, 결혼도 모든 결정은 스스로 하는 겁니다. 그와 X님이 함께 무엇인가를 선택해야 할 정도가 되려면, 사랑하니 안 사랑하니를 고민하는 지점을 한참이나 지나야 해요. 연애하며 이 사랑과 행복과 행운이 불안하고 의심스러운 건 당연하죠. 일년도 안되는 시간이니 두 사람이 공통으로 누리고 합의본 것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어요. 게다가 X님은 아직 연애니 사랑이니 결혼이니 수많은 미지의 것들에 대한 판타지를 안고 있는데, 과연 자신의 선택 기준, 가치관, 신념으로 지금의 것들을 선택한 걸까요. 자신의 손으로 이루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 이것들이 흩어질까 사라질까 전전긍긍하게 될 건, 당연합니다. 

또한, 인생 최고의 좋은 것들을 겨우 연애에 맡겨놓다니,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요. X님은 그가 없어도 행복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 행복은 X님이 만드는 거죠. 연애하고 사랑해서 행복하다면, 그건 당신의 기본 행복에 더해진 행복이랍니다. 연애에만, 사랑에만 자신의 행복을 의지하면, 평생 흔들리고 불안해할 일만 남는다고요.  

물론, 사랑하고 결혼하고 그것만으로도 평생 행복하고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하지만, '우리'로서 그것들을 누리기 위해, 그들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버리고 포기해야만 했을까요? 행복한 '우리'가 되기 위해 그들은 얼마나 많은 대화와 노력과 합의를 해야 했을까요?

X님. 

내가 내 삶의 균형을 잘 잡고 있나 점검해보세요. 이 연애가 없어져도 나는 충분히 행복한 사람인가 생각해보세요. 만약, X님이 스스로에게 정말로 만족하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잘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의 말에 불안해할 이유가 없어요. 두 분은 아직 어리고, 갈 길은 멀고, 미래는 빛나기만 하고, 어떤 실수나 실패도 용서되는 찬란한 청춘이잖아요.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어떻고 연애가 원래 그렇고. 이런 말들 다 잊어버리세요. 아직 남자에 사랑에 연애에 기대가 크기 때문에, 어떤 것도 잃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상처 받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목숨 걸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누리는 두근두근이 마냥 훌륭하고 애틋하고 멋지게만 느껴지지요. 지금 누릴 수 있는 건 한껏 누리고, 언제라도 찾아올 상처와 좌절과 실패에도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근성을 길러보겠다 각오하세요. X님의 우주는, 당신이 상상하는 만큼이죠. 사랑도 행복도 직접 선택하고 이룰 수 있다면, 모든 게 더 명확해질 겁니다. 

더 많이 대화하고 솔직해지고 선택하고 책임지는 연습을 해보기 바랍니다. 








덧글

  • ranigud 2012/12/07 22:06 #

    옛날에 어떤분이 연애밸리에 올렸던 글이 생각나네요... 맨날 X차만 만났더니 벤츠가 와도 무서워서 못타겠다고... 이거 정말 내가 타도 되나 싶더라고... 행복이 다가와도 잡지 못하는 일은 없었으면 해요.
  • 2012/12/07 22:54 #

    일단 타고 나서 고민을... 맘에 안 들면 내리면 되잖아요. ^ㅁ^
  • ranigud 2012/12/08 08:47 #

    ㅋㅋㅋㅋㅋ
  • 미자씨 2013/01/29 10:55 #

    이상한 차도 타보고 걸어도 보고 벤츠도 타보고 벤틀리도 타보고.
    그 후에 결정하시믄 됩니다.
    어차피 나이 들면 들수록 자기가 고르고 고른 차만 타게 되니까. 하긴 이것저것 타봐야 어느 차가 맞는지도 알 수 있지 않겠나요.
  • 2013/01/29 16:49 #

    벤츠랑 벤틀리는 어디서 가서 타나요. ^ㅅ^ 나도 좀 타 보쟈?
  • 미자씨 2013/01/31 18:37 #

    언니 타시게 되믄 저한테도 좀 연락을..
  • 2013/01/31 20:10 #

    ㅠㅅㅠ 암것도 안 타고 계속 걸어만 가고 있네요. ㅠㅁ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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