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7th prescription_내 머리숱이 현저히 적다는 걸 알면 내 연인이 나를 떠날지도 몰라요.

Y님 : 

전 외모의 다른 쪽으로는 컴플렉스가 없습니다. 그런데, 유독 머리숱이 적은 것은 도무지 극복이 안됩니다. 졸업 후 취업에도 엄두가 안날 정도로 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죠. 한약도 먹어보았는데 큰 효과가 없었고, 가발을 쓰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지진 않습니다. 

그런 제가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어느새 스킨십도 하는 친밀한 사이가 되었어요. 그가 제 컴플렉스를 알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Y님, 엘입니다. 

두피가 훤히 보일 정도로 없으신 건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네요. 자신이 콤플렉스 느끼는 부분은, 인지되는 것이 실제보다 과장되어 보이거든요. 머리숱이 없어지는 현상은 30대만 되면 많은 여자분들이 콤플렉스로 안고 가는 문제입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고요. 두피를 감추기 위해 파마를 한다거나 머리 가르마를 수시로 바꾸면서 한쪽에만 머리가 눌리는 걸 막는다거나. 그리고, 붙임머리를 시술하거나, 가발을 사기도 하고요. 요즘 인모나 인모에 가깝게 나온 패션 가발들 굉장히 많거든요. 요새는 가발도 잘 나와서 가발이 맘에 안들면 브랜드도 충분히 바꾸어보시고요. 요즘 3040 많은 여성들이 부분 가발, 패션 가발을 이용합니다. 

콤플렉스는 내가 나를 공격하는 포인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누구라도 자신의 결점과 단점을 찾자면야, 기준을 무엇으로 두는지에 따라서 백 가지, 천 가지도 나옵니다. 하지만, 유독 스스로를 괴롭히는 포인트가 바로 나의 콤플렉스죠.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를, 그 콤플렉스 탓으로 두면 내 불행의 지도가 명확해집니다. 편리하죠. 무기력과 무능과 회피와 우울을 설명하고 탓하기에 콤플렉스만한 게 없습니다. 언젠가는 이 콤플렉스를 해결하거나 무시하거나 선택을 해야 하는데, 내가 내 삶을 온전히 책임지기 싫고 신 앞에서 어리광을 부리고 싶을 때, 우리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버리지 못합니다. Y님은 어떤 이유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붙잡고 있나요. 

콤플렉스가 없는 사람 또한 없습니다. 자신에게 100% 만족하는 사람은 없죠. 부족한 부분도 모자란 부분도 모두 포함해서 나라는 사람이 됩니다. 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순 없으니까, 일단 태어난 이상은 지금의 나를 사랑할 수 밖에는 없지요. 그렇다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노선을 정하세요. 개선할 것인가 놔둘 것인가. 선택지는 두 가지 밖에 없습니다. Y님은 어떻게 하고 싶은가요?

만약 개선하겠다는 선택을 한다면, 좀더 정보를 모으세요. 그리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세요. 무엇인가 가설을 세우고, 변화의 목표를 만들고, 실천사항을 만들어서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사이에 콤플렉스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변모합니다. 내 변화와 발전과 성장의 지렛대가 되죠. 콤플렉스는 다른 말로 변화의 에너지라고도 할 수 있지요. 

만약 무시하겠다는 선택을 한다면, 이 콤플렉스가 아닌 저 콤플렉스를 선택해서 변화를 시도해보세요. 무엇이 바뀌더라도, 당신은 성장하고 발전하고 변화하겠죠.

일단 이 콤플렉스에 대한 적극적 대처를 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탈모가 아니라고 하셨지만, 탈모량이 발모량보다 많고 발모가 제대로 되지 않는 현상이라면 탈모 치료 쪽도 확인해보세요. 발모는 영양 공급이며 두피 상태가 좋아야 개선된다고 하죠. 빠지는 걸 막고 나는 걸 북돋우는 노력을 해보세요. 

제가 탈모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요즘은 누구라도 영약학적, 유전적, 스트레스적 요인으로 탈모 고민 한 번 안하고 살기 힘들죠. 환경적 영향도 큰 것 같아요. 옛날보다 여성탈모가 많아졌다고 하니까요. 탈모는 워낙 원인이 여러가지입니다. 스트레스로도 탈모는 생기고요, 두피 관리를 소홀히 해도 생기고, 너무 자극을 많이 줘도 생기고, 체질적으로 열이 너무 많거나, 손발 차고 순환이 안되거나, 남성호르몬 과다로 생기기도 하고, 지병이 있어도 생기고요.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도 자연스럽게 생기죠. 일단은, 샴푸를 유기농으로 바꾸고 마사지를 자주 해주고 두피 관리도 따로 받으라는 조언도 드릴 수 있습니다. 탈모 전문 병원, 한의원 등 충분히 정보를 수집하여 보세요.

저는 나이들면서 숱이 없어져서 모발 영양제로 비어헤페 먹어요. 많은 30대 여성들이 판토가 라든지 여성형 탈모 치료제를 처방받아 먹기도 하죠. 그런데, 처방약은 한달 9만원 정도. 그래서, 가격 대비로는 그 중에서 비어헤페가 젤 싸답니다. 치료의 목적이 아닌 손발톱, 헤어의 영양을 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고는 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심리적으로 편안해진다는 장점도 있지요.  

그리고, 두번째. 이 콤플렉스 대신 저 콤플렉스를 선택하거나 콤플렉스가 아닌 나의 장점들을 더욱 사랑하고 가꾸는 집중도 유효할 수 있죠. 당신을 사랑할 수 있는 포인트는 분명 정말로 많을 겁니다. 내 연인 또한 단순히 당신의 풍성한 가발 때문에 곁에 있는 건 아닐 테니까요.  

남친한테도 하루라도 빨리 커밍아웃을 해서 마음이 편해지세요. 머리숱 때문에 헤어진다니, 애초에 나를 머리숱만으로 판단할 사람이라면 지금이든 나중이든 결과는 똑같으니까요. 지금 Y님은 남친이 대머리라면 헤어질 건가요? 내가 나의 머리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외모의 다른 부분과 마찬가지로 관리한다면 그 사람도 딱 그만큼만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가 몇년 전에 겪은 일 하나 말씀드릴게요. 

버스를 타고 가는데 제 앞좌석에 한 커플이 다정하게 서로 기대어 앉아있었어요. 그런데, 여자분 머리가 정말로 숱이 헹하니 비어서 거의 대머리인데 군데 군데 몇가닥의 머리카락만 있는 거예요. 머리의 길이 자체는 길었고 몇가닥의 머리를 빗어서 묶고 있었죠. 저 뿐 아니라 그 버스 안의 사람들 모두들 흘낏흘낏 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눈에 띄었었어요. 그런데, 그 커플은 정말로 행복한 얼굴로 사람들의 시선을 당당하게 무시하고 조용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더라고요. 얼굴을 보니 아픈 분 같지는 않았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머리숱이 많은 사람도 있고, 머리숱이 없는 사람도 있고, 나름대로 여러 종류의 삶이 있는 것 아닐까요. 나와 삶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 중에 하나일 뿐이니까. 숱이 없는 머리가 문제라면 아예 스킨헤드나 가발이나 붙임머리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만 아니라면 타인을 해치는 요소는 아니잖아요. 자신만의 답을 찾고, 그것을 이해해줄 사람을 만난다면 괜찮은 거잖아요. 

사람마다 콤플렉스는 아주 다른데. 저 아는 분은 얼굴 한쪽에 커다란 화상 흉터가 있으셨어요. 하지만, 그는 친구도 많고 여친도 있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고 있죠. 처음 보는 사람들은 흠칫 놀라긴 하지만, 아, 이거 어릴 때 다친 거예요. 지금은 괜찮아요, 라고 먼저 대답하고 사람들도 그의 밝은 모습을 보고는 점차 신경을 안 쓰게 되죠. 내가 의식하면 문제인 거지만, 내가 괜찮으니까 너도 신경쓰지마, 라는 분위기를 만들수 있다면 정말로 다 괜찮아지는 것 같아요. 

가능하다면, 내 콤플렉스와 충분히 싸워보세요. 저도 그렇게 하면서 이 문제에서 저 문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다들 그렇게 살고 있으니까요. Y님도 할 수 있습니다. 힘냅시다. 







덧글

  • 2012/12/09 22:3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10 13:31 #

    숱이 많아서 숱을 쳤다니... 아까워... ㅠㅅㅠ 제 주변에도 숱이 많아서 고민이라는 분들 좀 계시는데. 그 숱 나 좀 줘, 라고 말해도 소용없을 뿐.
  • 지크 2012/12/09 23:11 #

    멋진 답변입니다! 남자인 저도 머리숱이 적다는 생각을 가끔하는데 용기가 샘솓는..오오.
  • 2012/12/10 13:31 #

    제 주변에... 머리바닥이 보이는 30대 초반 꼽아보라 하면 너무 쉽게 10명 꼽을 수 있어요. 이제는 숱이 적은 게 대세? 라고 주장해봅니다.
  • ranigud 2012/12/10 10:23 #

    저 아는 분은 서른중반 넘은 나이에 정말 휑하니 보일 정도로 머리숱이 없었는데 올초에 결혼하셨어요.
    탈모치료는 정말 오래걸려요. 바르는 약도 4~6개월은 꾸준히 발라야 그때부터 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 2012/12/10 13:32 #

    아. 비어헤퍼 안 먹었다. 어서 먹어야겠어요. 하루 3번 챙겨먹으라는데 참 힘드네요. ㅠㅁㅠ
  • 미자씨 2013/01/29 10:56 #

    엉... 상관없는 말이지만 탈모에는 금주가 참 효과적이더라는...세상에 3주 술 안마셨을 뿐인데 머리카락 굵기가 확 달라지더라구요.
  • 2013/01/29 16:50 #

    우엥. 나는 술 안 마시는데 왜 안 굵어지지. ㅠㅅㅠ 일단 마셔보고 끊어야 할까요. ㅠㅁ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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