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8th prescription_지금은 행복하지만 계속 만나기에는 의미가 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Z님 :

우리는 둘다 인간관계가 얉고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그래서 늘 서로에게 의지하며 친구도 되었다가 연인이 되었다가 했습니다. 전 새롭게 인간관계를 넓혀보고 싶습니다. 저는 친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 한정되어 있어요. 일단 과체중이라 외모에 자신도 없고요.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피해왔어요. 하지만, 제가 이 친구를 만나는 이상은 전 과거에서 영영 벗어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는 곧 입대를 할 것이고, 저는 저대로 다른 길을 가겠죠. 저는 지금까지 한번도 신나게 놀아보지 못했습니다. 남친을 기다리며 수절할 수 없어요. 살도 빼고 사람도 잔뜩 만나고 클럽도 가보고 싶고 연애도 신나게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의 남친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기다릴 생각을 하면 너무 싫습니다. 지금이 너무 행복해서 이대로 시간이 그냥 멈추었으면 싶을 정도입니다. 몰래 바람이라도 필까 생각하면 정말 제가 나쁜 거겠죠.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Z님, 엘입니다. 

연애의 효용은 무궁구진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평생 뇌의 1%도 채 사용하지 못하고 죽는다는 얘기가 있는 것처럼, 연애를 온전히 다 누리는 연애인 또한 드물죠. 연애는 비상구도 되고, 휴식처도 되고, 내 우주의 좌표, 돌아갈 고향, 일상의 안식처, 도약의 지렛대, 살아갈 힘, 최고의 파티, 내 동심의 주소가 되죠. 하지만, 일상의 지옥, 흑역사의 시작, 사건사고의 현장, 상처와 좌절과 패배가 넘실대는 전쟁터가 되기도 합니다. Z님에게 이 연애는 안고 가기 싫은 과거의 유령이죠. 분명히 내가 견디고 지나온 시절인데,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Z님은 언제까지나 발목이 잡힌 기분으로 지내야 해요. 누구에게나 버리고 싶은 기억이 있죠. 버리고 싶은데 버릴 수 없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Z님. 연애의 달콤함과 씁쓸함은 뗄레야 뗄 수가 없죠. 당장의 달콤함을 선택하면 새로운 인연을 만날 기회는 포기해야 합니다. 이것을 선택하면서 동시에 저것을 욕망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지만, 연애에서 있어서만큼은 대충 넘어갈 일은 아니죠. 연애는 혼자서 선택하고 책임진다고 끝나지 않아요. 왜냐하면, 연애는 관계이기 때문에, 나의 선택에 영향을 받는 또 하나의 존재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Z님. 내 삶이 칙칙하고 어두운 것을 연애 탓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다시 점검해보세요. 다이어트를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밤늦게까지 놀아보는 일. 정말로 Z님이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일인가요. 나에게 연인이 있든없든 당신은 언제라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새로운 시행착오를 겪고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어요. 내 연애상대의 모든 고통과 고독과 문제를 Z님이 책임져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삶의 무게는 언제나 각자의 몫인 걸요. 당신을 붙잡고 있는 것이 과연 이 연애인가요. 혹시, 새로운 선택을 향한 두려움은 아닌가요.

지금 누릴 수 있는 달콤함을 포기한다면 언제까지나 미련이 남겠죠. 그러나, 감내하지 않아도 될 고통을 짊어진다 해도 후회와 미련은 똑같습니다. 내가 지금 선택한다면, 그것이 바로 Z님의 정답입니다. 지금 나에게 따뜻함이 필요하다면 그걸 끌어안으세요. 1년 후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면 그걸 끌어안으세요. 2년 후 나에게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면 낡은 관계는 정리해야 합니다.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자기 자신의 행복이죠. 기준이 명확하다면 망설이는 시간은 짧아집니다. 망설이는 시간이 짧을수록 서로에게는 차라리 좋겠죠. 

Z님. 두려움과 불안에 눈이 가리워지지 않도록 하세요. 지금의 내 연애에서 누릴 수 있는 건 한껏 누리고, 다음에 오는 고민은 미래에 하시면 됩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선택에 대해서 후회하고 두려워하고 미련가질 이유가 없습니다. 1년 뒤, 2년 뒤, 당신은 분명히 예측하지 못했던 장소에서 눈뜨게 되겠죠. 왜 아니겠어요. 그것이 인생인데. 

Z님. 내 연애를 핑계대며 하지 못했던 것. 지금 다 하세요. 못하는 이유를 찾지 말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모든 것이 명확해집니다. 내가 욕망하던 것을 이루고 나면, 지금의 관계가 나에게 주는 의미도 선명해지겠죠. 고민하는 건 나쁜 게 아닙니다. 신중하고 담대하게 길을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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