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0th prescription_결혼까지 하고 싶은 사람인데, 저는 의심이 너무 심합니다.

B님 :

남친과는 한 사이트를 통해 만났죠. 우린 잠시 롱디 기간을 갖긴 했지만, 정말 많은 추억을 쌓았어요. 그의 배려심, 리더십, 책임감이 저를 감동시켰고, 쉽사리 스킨십을 하거나 섹스를 원하지 않는 모습에 더욱 신뢰가 쌓여갔습니다. 그를 판단하는 동안에는 저도 몰래 이런저런 사생활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바람을 핀 적은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서로의 프라이빗한 정보들을 공유하다가 놀라운 과거의 유물들을 발견할 수 있었죠. 의심스러운 구석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모든 사건사고에 대한 해명을 했고, 저는 믿어보자 생각하고 계속해서 연애를 이어갔습니다. 

우리는 이제는 양가에 인사도 드리고 결혼을 꿈꾸고 있어요. 그런데, 그를 온전히 믿는 게 너무나 힘듭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B님, 엘입니다. 

사람을 믿고 안 믿고는 아주 간단한 문제입니다. 내가 오픈마인드이고 상대에게 진실할 수 있다면, 상대도 믿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B님은 얼마든지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죠. 당연히 내 기준에서 사람들을 보면 인간을 신뢰할 수 있는가,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B님은 연애 중이어도 미팅도 하고 소개팅도 할 수 있습니다. B님의 연애 상대도 당신이 없는 곳에서는 남초 사이트에 가서 음담패설을 읽으며 낄낄대고 새로운 여자들과 채팅도 할 수 있겠죠. 당신이 자신에게 허락하는 딱 그만큼, B님의 남친도 그 정도는 얼마든지 사생활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B님의 거짓말도 그의 변명도 우리의 연애를 무너뜨릴 만한 어떤 사건사고도 아직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B님의 연애는 두 사람의 사생활과 일상이 적절하게 섞인 곳에서 분명하게 뿌리내리고 있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서 순항하고 있는 중이지요. 그렇다면, 이 행운의 나날들을 누리는 것만이 최선입니다. 

B님의 연애는 그대로 무사히 결혼으로 달려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인간도 영원한 사랑 같은 건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이 바람을 필 수도 있지만, B님이 바람을 필 수도 있어요. 결혼을 한다고 두 사람에게 완벽한 행복이 보장됩니까? 어떤 부부도 그들만의 사정으로 이혼할 수 있습니다. 신이 아닌 이상 내일은 또 어떤 행복과 불행이 올 지 알 수 없죠. B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지금의 내 사람, 내 현실, 내 연애를 지키고 누리는 일 뿐입니다. 

B님은 지금 연애의존적인 생활을 하고 있죠. 탐정놀이는 제발 그만하세요. 믿기로 결심했으면 믿으세요. 그리고, B님 삶의 목표를 만드세요. 남자없이도, 연애없이도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찾으세요. 결혼 말고 인생의 목표를 찾으세요. 삶에서 무엇을 누릴 지 충분히 고민하고 선택하세요. 내 가족과 연인과 친구들이 있는 일상에서 답답하고 불안하고 막막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내세요. B님이 아무리 완벽한 사람과 완벽한 연애를 한다 해도, B님이 자신의 삶에서 주체가 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 공허는 결코 메꿔지지 않아요. 

B님. 자신의 안으로 좀더 들어가세요. 내 연인은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해요. B님 또한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해요. 겹쳐질 수 있는 부분만 합쳐서 우리가 되는 겁니다. 맞지도 않은 옷을 억지로 껴입으면 솔기가 터지고 몸도 괴롭죠. 연인은 서로에게 한쌍의 장갑 같은 존재이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추울 때 내 손을 감싸안아줄 장갑. 한짝만 있으면 나머지 한쪽이 추우니까, 꼭 한쌍으로 있어야 하는 장갑. 장갑이 없어도 우린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어요. 그러나, 역시 추운 날에는 장갑이 있어야 하겠죠. 손이 추우면 마음도 추워지니까요. B님에게 연애란 생존의 이유가 되어선 안됩니다. 없어도 죽지는 않지만, 있으면 포근하고 행복한 것. 그래야, B님은 연애라는 유일한 애착관계를 붙잡고 떼를 쓰는 어린아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B님. 더 어른이 되도록 해요. 연인도 배우자도 타인입니다. 내 사람이라고 정하고 그를 아끼고 사랑할 수는 있지만, 타인을 완벽하게 소유할 순 없어요.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일에도 평생이 걸리는데, 하물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던 남자를 어떻게 완벽하게 이해하고 소유할 수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모든 의심과 불안과 의구심을 넘어서서 신뢰만을 주는 사람이 있죠. 그에게서 자꾸만 신뢰할 수 있는 증거들이 나온다면 좋은 흐름이죠. 그런데, B님이 탐정놀이를 멈추지 않는 이상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자꾸만 나올 겁니다. 범인을 밝히기 위해서 하는 탐정놀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 아닐까요. 

결혼에 쫒기지 마세요. 그를 완전히 믿을 수 있게 될 때까지는 이 연애를 좀더 누리겠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와 더 친해지세요. 그의 사생활을 캐지 말고,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요. 더 솔직해지고 더 많이 대화하세요. 연애를 왜 하는지, 결혼을 왜 하는지 충분히 고민하세요. 그 사람은 왜 나를 만나는지 그의 사랑은 무엇인지 그의 결혼은 어떤 의미인지 충분히 나누세요. 제가 볼 때 두 사람은 아직 충분히 친하지 않고 솔직하지도 않아요. 

B님. 모든 것을 멈추고 자신과 삶을 돌아볼 때입니다. 천천히 가도 되니, 조바심은 금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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