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2nd prescription_연애를 오래 쉬고 있다보니 조바심이 나고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D님 : 

긴 연애를 끝냈는데 본의 아니게 연애를 쉬는 기간이 점점 늘어나더군요. 그러다 소개팅으로 만난 이 사람은 참 편하게 말도 잘 하고 친근하게 다가왔죠. 그런데, 사귀자는 말도 꺼내기 전에 스킨십부터 유도하길래 명확하게 거절을 했어요. 그랬더니 바로 사귀자고 했고, 저는 이렇게 빠른 건 좀 아니라는 생각에 서로를 좀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자고 했죠. 

그런데, 그는 선이 좀 없는 사람이더라고요. 연락도 너무 잦고,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라는 말도 너무 아무렇지 않게 자주 하고, 결국에는 농담처럼 자고 자라는 말까지 하길래 그만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그는 저를 결혼상대로까지 생각했대요. 아직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내가 너무 나이 먹고 빡빡하게 구는 건가 싶기도 하고 자신을 탓하게 됩니다.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면 좋을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D님, 엘입니다. 

그 사람은 D님과 맞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자책할 이유는 조금도 없습니다. 내 나이 앞에 숫자 3이 붙었다고 마치 다른 사람이 된 양 생각하지 마세요. 세상 사람들은 당신을 자꾸만 뒤로 뒤로 밀치려고 할 겁니다. 하지만, 당신은 곧 숫자 4와도 5와도 친해져야 합니다. 지나간 나이에 누렸던 영광이 단지 숫자 2 때문에 왔던 거라 생각하면 미래는 어두워질 일만 남았죠. 마치 오늘 태어난 여신처럼 당당하세요. 그리고, 당신을 숫자로 판단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존중과 예의를 모르는지 연민하세요. 

자신이 왜 연애하려는지 왜 결혼하려는지 생각을 정리하세요. 데이트를 하면서 해야 할 일은 분명히 많이 있습니다. 질문하고 대답하고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대화하는 일이죠. 연락의 문제도, 데이트 장소의 문제도, 전화하는 시간에 대한 문제도, 연애관이나 결혼관도, 스킨십에 대한 문제도, 갖가지 매너에 대한 견해차이도. D님은 그와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 사람을 정말로 알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죠. 그저 기다리고 판단하는 수동적인 입장이었죠. 무엇을 물어보아야 할 지 몰랐고, 무엇을 알아야 할 지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사람을 만나는 자기기준이 없기 때문에. 

D님에게 사람을 연결해주는 사람들도, D님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소개팅도 미팅도 어떤 인연도 그다지 답이 나오지 않죠. 지치고 피곤하고 실망하고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하지만, 인간을 알려고자 노력하지 않는다면, 어떤 데이트도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환경을 바꾸세요. 기다려야만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해보세요. 동호회 가입을 하거나, 파티를 가거나, 새로운 취미나 운동을 시작하거나, 외국어 공부를 하거나, 여행을 가세요. 낯선 사람들과의 접점을 늘리세요. 그리고, 먼저 자기 소개를 할 수 있는 당당함을 유지하세요. 눈이 마주치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할 수 있는 애티튜드를 지향하세요. 그렇게 하면 나와 주파수가 맞는 사람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해요. 사람을 나와 연애할 사람, 나와 결혼할 사람으로 분류하지 않고, 그저 나와 똑같은 인간으로 볼 수 있게 되면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점점 넓어집니다. 

멈추어 있으면 사람들은 점점 D님을 챙기는 걸 잊을 지도 몰라요. 소녀일 때는 누구라도 안아주고 달래주고 목소리를 먼저 들으려고 하죠. 빛나는 청춘일 때는 D님이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호기심을 가지고 친절하게 대해요. 당신이 비로소 어른이 되려는 나이가 되면, 그 때부터 사람들은 훨씬 어리고 미숙하고 수동적인 쪽에 관심을 가지죠. 그 편이 훨씬 다루기 쉽기 때문에. 

D님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사람을 알아가고 스킨십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이게 무슨 문제가 됩니까. D님에게 필요한 건 기회죠. 단지 자신과 맞는 사람들 먼저 찾아내는 기회가 부족할 뿐입니다. 

D님. 스무살보다 더욱 빛나는 서른의 나날들 누리시기 바래요.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소개팅 서바이벌>

<HOW2LUV: 파티 서바이벌>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라비안로즈 2012/12/13 20:11 #

    이상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연애를 못하는걸 너무 자책하는것 같애요.
    그 시간도 후회하지말고 알차게 보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그 기간도 연애하는 기간도 홀로되어 슬퍼하는 기간도 소중한 다 내 시간인데 말이에요;;;

    너무 자책하니까 도리어 사람들이 연애를 못하는것 같애요..
  • 2012/12/14 13:09 #

    연애하라고 등 떠미는 사회가 나쁜 것 같아요. 저도 연애 중일 때는 왜 연애 안하지, 연애해 연애해, 하고 등떠밀었는데 반성 중. ㅠㅗㅠ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등 떠밀면 안될 듯.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당연한 건 아니니까.
  • highseek 2012/12/16 00:34 #

    홀로되어 슬퍼하는 기간이 한 이삼십년 되면, 소중하기보단 이젠 그냥 지겹습니다..
  • 2012/12/16 14:26 #

    홀로 사는 사람은 없죠. 자신이 현재 운영하는 관계가 너무 부족해서 슬플 지경이라면, 관계를 더 늘려야죠. 그것이 꼭 연인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 가족이든, 연애든 뭐든지 간에 관계를 확장하는 데에는 비용과 수고가 들지요. 그 지겨움이 도저히 이대로는 못 살겠다! 정도까지 되면 뭔가 수를 내보시길 바랍니다. 저도 혼자서 20년 살라고 하면 정말 싫을 것 같습니다.
  • 라비안로즈 2012/12/16 21:03 #

    근데 오래도록의 솔로인 분들은.... 솔로인게 싫다 싫다 싫다 하면서도....
    사람을 정작 만나면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다는게 문제...-_-;
    모태솔로라고 하는 신랑친구를 소개팅 해줬는데 좋은 감정도 표출안하고 나중에 좋더라..
    그러는데 소개팅한 여자는 표현을 너무 안해서 싫음.. 이라는 반응만 나오고

    그 자신만의 세계를 깨고 표현을 해야 상대도 아는데... 그 부분에서 삐~ 인것 같애요

    너무 예의만 따지다가 감정표출을 안해서 상대편이 이건 내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는 상황이 온다고 할까요..
    자기가 좋은 사람왔을때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이런건 해줘야 될것 같애용
  • 2012/12/17 15:14 #

    그러게요. 그냥 해맑게 좋다, 라고 말할 수 있으면 되는데. 좋다, 라는 감정도 쉽게 생기는 게 아니니까요.

    저도 좀 좋아해보고 싶네요... ㅠㅅㅠ
  • highseek 2012/12/19 23:07 #

    모든 관계가 너무 부족해서 슬픈 게 아니라 연인관계가 없어서 슬픈 겁니다. 친구든 가족이든 기타 다른 관계는 다 있는데(뭐 그것도 제대로 된 게 아니라면 할말없지만..) 유독 연인관계만 없으니까요. 친구관계가 깊거나 가족관계가 돈독하다고 해서 연인관계의 부재가 채워지는 건 아니잖아요. 뭔가 수를 내서 그 수가 먹히면 좋겠지만.. 글쎄요. 짜낸 수가 뒤틀린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보니.

    자신만의 세계라기보다는 감정이 가로막힌 것에 가깝습니다. 표현방법도 제대로 모를 뿐더러, 설령 머리로는 방법을 알더라도 가슴으로 느끼면서 표현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아니면 그런 표현에서, 좋아한다는 감정 자체를 비난받으며 상처받은 사람들도 있고 말이죠.

    두려운 거에요. 내 마음이 상대방에게 감동으로 다가서기는 커녕 조롱이나 받지는 않을지. 아니면, 스스로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외면하고 살다보니 이제 좋아한다는게, 이성의 끌림이라는 게 뭔지 그저 아득한 환상으로 떨어져 있기도 하죠.

  • 2012/12/21 16:13 #

    연애 감정, 사랑이라는 이데아가 있고, 자신이 거기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슬플 수 밖에 없습니다. 좋아한다, 는 건 별 게 아닙니다. 자신이 정의내리기 나름이죠. 다시 말씀드리지만, 연애 상태, 결혼 상태가 노멀/정상모드인 건 아니에요. 자신의 감정이나 애착관계를 연애나 결혼에만 의존하는 사람은 쉽게 흔들리고 불행해집니다. 혼자라서 외롭고 슬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둘이라도 외롭고 슬픈 건 마찬가집니다. 나의 외로움과 행복감, 불행감을 연애/결혼과는 무관하게 다루는 방법을 알아내는 게 지금 highseek님의 할 일인 것 같네요. 또한 내가 지금의 인간관계를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 생각하면, 그 중 어떤 관계를 더욱 가꿀 것인가 고민하고 노력해보세요. 새로운 관계가 필요하다면, 도전을 해보아야 하지요.

    highseek님이 새로운 친구나 지인을 만들 수 있다면, 똑같은 방식으로 연인을 만날 수 있답니다. 당연히 처음엔 서툴고 두렵고 나를 싫어할까 걱정되죠. 하지만, 새로운 학년이 되어 처음 교실문을 열 때도, 회사에 들어가서 처음 회사 사람들을 만날 때도, 동호회 모임에 나가서 처음 정모를 나갈 때도, 똑같은 겁니다. 내가 모르는 타인은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싫어할 수도 있고 좋아할 수도 있죠. 그러나, highseek님도 잘 모르는 타인을 향해서 똑같은 호불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남들이 날 좋아했으면 한다면, highseek님도 처음 보는 타인에게 친절하도록,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하세요. 예의와 존중이 있다면, 사람 사이의 애정은 (그게 정이든 우정이든 파트너십이든 연애감정이든) 언제든지 싹틀 수 있습니다. 좋은 토양을 먼저 만드는 사람이 되도록 하세요.

    사람에 대해서,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더 많이 시행착오 겪고, 부딪혀보시기를 바랍니다.
  • 2012/12/23 23:0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24 00:27 #

    도움이 못된 것 같아 미안해요.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 2012/12/24 00:5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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