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th prescription_남친은 시험에 붙고 저는 시험에 떨어졌습니다.

V님 : 

전 대학 재학 중 불안함을 느껴 의사나 약사가 되기 위해 새롭게 대입 준비를 했죠. 그런데, 실패가 반복되고 상황이 좋지 않으니, 의욕과 의지가 줄어드네요. 같이 공부하던 남친이 합격하고 저는 불합격하자, 전 자존감도 떨어지고 남친의 위로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그는 새로운 환경에서 활발하게 생활하고 있고, 저는 혼자 남겨져 있어요. 아무리 그가 날 붙잡아주겠다 해도 겁이 나요. 전 두려움과 막막함, 불안함 때문에 자꾸만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V님, 엘입니다. 

문제는 섞지 맙시다. 이미 합격한 남친과의 연애와 대입 재도전은 별개의 문제죠. 다행히 연애는 혼자 하는 게 아니죠. 절반의 책임은 상대가 질 겁니다. V님은 대입 재도전에 대한 것만 신경쓰에요. 인연이면 내가 붙든 떨어지든 연애가 흔들리지는 않습니다. 인연이 아니면 그와 내가 같은 학번 같은 과라도 헤어져요. 

V님. 공부도 시험도 실패했다면 교훈을 찾아야 해요. 그래야, 다음 시험에서 만회할 수 있습니다. V님이 컨트롤해야 하는 건 아래와 같습니다. 

1. 공부 가용 시간 관리.
2. 체력 관리.
3. 정보력. 
4. 감정 기복을 컨트롤할 스트레스 해소법. 
5. 신념과 의지가 약해졌을 때 기운을 얻는 방법. 

이전에는 무엇이 문제였나요. 어떤 부분을 더 보강해야 할 지 포인트를 잡으셔야 해요. 1번과 2번은 스스로 해야 하지만, 가족들이나 주변인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부분은 청하세요. 사방팔방 다 알리세요. 내 시간을 빼앗기는 부분에서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세요. 목표가 있을 때는 온우주의 도움을 받는 게 마땅하니까요. 

어떤 시험도 정보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2번 한 공부를 3번째 하는 겁니다. 하지만, 출제경향은 매번 달라지죠. 다행히 합격자가 옆에 있으니 충분히 활용하실 수 있겠죠. 당당히 도와달라 하고 민폐 끼치세요. 

V님에게 시급한 문제는 4번과 5번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내가 왜 이 고생을 하고 있나부터 해결합시다. 그에 따라 4번과 5번을 해결할 의지가 생길 테니까요. 내가 정리정돈해야 할 포인트는 두 가지. 

1> 내가 정말 이 목표를 이루고 싶은가. 
2> 다시 실패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1> 의사나 약사가 되고 싶은 명확한 이유가 있다면 의지를 다지는데 도움이 되겠죠. 사람들을 돕고 싶은가. 봉사정신이 있나. 나는 남들을 돕는데 가치를 느끼는가. 타인의 불행과 아픔을 돌보는 일에 신념이 있는가. 타인을 향한 공감과 이해의 마음이 있나. 나는 왜 이 길을 선택하려 하나. 나는 이 길을 추구하며 행복할 수 있나. 이 직업은 경제적으로 나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가. 내 삶은 이 일을 하면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위의 질문들에 대해 답을 잘 모르겠다면, 자료를 찾아보고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해당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하세요. 그리고,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리세요. 그래야 목표의식도 분명해지고 마음 속의 지도가 명확해집니다. 

2> 실패할 수도 있죠. 성공할 수도 있죠. 차선책은 무엇일까요. 조금 더 늦게 간다고 내 인생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거시적 관점에서 돌아보세요. 마흔에 시작하는 사람도 쉰에 시작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새로운 인생을 준비해요. 왜냐면, 우리는 싫어도 100살까지 살아야 하니까. <1일 1식> 열풍으로 나이와 세월까지 되돌리고자 애쓰는 세상입니다. 물리적 나이로 청춘을 매기면 순식간이지만, 마음의 청춘은 평생을 갑니다. 합격과 불합격에 따라 나는 무엇을 선택할 수 있나, 미리 확인해두고 안심하세요. 

그리고, 다시 4번과 5번으로 돌아와서. 

감정 기복이 있다면 이것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진폭이 큰 지 먼저 확인합니다. 만약 며칠 땡땡이 치고 현실 도피하는 걸로도 회복이 안 된다면, 우울 증상이 맞을 수 있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가까운 학교 상담실이나 건강가정지원센터 가서 무료 상담 받으시고요. 증상이 경미하다면 처방없이도 얼마든지 기분은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마음이 무겁거나 힘들 때 어떤 방식으로 그것을 해결할 수 있나, 생각해보세요. 도망가는 편인지, 그저 견디는 편인지, 다른 일을 하는지, 적당히 쉬는지 점검하고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결법을 찾으세요. 쉽고, 비용이 덜 들고, 시간소모가 적은 방법을 찾으세요.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기력해지죠. 하지만, 스트레스는 내가 작아지고 힘들어하라는 용도가 아니랍니다. 스트레스는 오히려 내 과업에 더 집중과 몰입을 가져오기도 하고 약간의 긴장으로 인해 의지력을 발동시키는 장점도 있습니다. 스트레스 또한 활용하기 나름이란 얘기. 

적당한 도피도 적당한 취미생활도 적당한 휴식도, 아무리 바쁘고 절박한 목표가 있어도 나를 힐링해줄 꼭 필요한 삶의 요소들. 그 때 그 때 나를 진정시키는 나만의 감정 컨트롤 레시피를 발견하도록 합시다. 남들은 이렇게 하더라, 라는 게 있다면 그것들을 실험해봐도 좋습니다. 요리를 하거나, 간단한 게임을 하거나, 낮잠을 자거나, 요가나 명상을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달달한 디저트를 먹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나 혼자 당일치기 여행을 떠나거나, 2호선을 타고 멍하니 사람들을 보며 한바퀴 돌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혼자 불꺼놓고 방안에서 악악 소리를 지르거나. 무엇을 해도 당신의 기분이 나아진다면 그것이 당신의 스트레스 해소비법이 됩니다. 

신념과 의지가 무뎌질 때도 항상 생기죠. 그럴 때는 워너비 롤모델을 떠올리거나,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거나, 나만의 거대한 우주를 생각하거나, 종교가 있다면 구루들을 만나서 의지해보세요. 아니면, 동네 도서관에 일찍 가서 빽빽하게 자리잡은 열혈 동네주민들을 관찰하거나, 나보다 열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걸 떠올리며 안도해보세요. 내가 이 시련을 견디고 얻게 될 보상을 구체화하는 것도 도움이 되죠. 내가 성공했던 기억들 중에서 행운의 아이템을 찾아서 부적으로 간직해보세요. 내가 두려움에 지는지, 불안함에 지는지, 막막함에 작아지는지 고민해보고, 각각을 구체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사실 V님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선택은 무궁무진하죠. 

V님. 저는 보통 시험을 앞두면 이렇게 생각해요. 

나만 이렇게 불안하고 떨리고 두려운 건 아닐 거야, 라며 전국의 수많은 응시생들을 떠올려요. 그들 중 일부는 나보다 덜 불안할 테고, 그들 중 일부는 나보다 더 불안할 테죠. 나는 합격 커트라인에서 나보다 더 불안해하는 한 명만 제치면 되잖아요. 시험에서 1등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면, 시험은 그 시험이 검증하고자 하는 자격의 평균치를 요구할 뿐이니 내가 과도하게 겁먹을 이유가 없죠. 내가 지난 시험에서 모자랐던 포인트를 파악하고 그것을 채우는 구체적인 계획표를 세우는 일부터 시작해요. 문제를 구체화하면 길은 더 선명해져요. 

V님. 제가 당연한 얘기들만 써놓았죠? 사실 V님도 얼마든지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에요. 그러니까, JUST DO TI! 차근차근 오늘부터 움직입시다. 








덧글

  • 2013/03/19 23:5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3/20 11:1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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