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8th prescription_이별을 되돌리기만 하면 이제는 정말 잘할 자신이 있어요.

H님 : 

사귀는 동안 저는 항상 화내고 짜증내고 그가 다 받아주었어요. 이별을 쉽게 얘기하기도 했죠. 그런데, 항상 숙이고 들어오던 그가 이젠 떠난답니다. 지쳤대요. 저는 친구로라도 남자고 붙잡았죠.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제 잘 해 줄 자신이 있어요. 그의 마음을 돌리고 싶습니다. 제가 어떻게 변하면 될까요, 어떻게 하면 그가 돌아올까요?

















H님, 엘입니다. 

사람 인격이 쉽게 바뀐다고 생각하시나요? 습관을 바꾸는 것도 어려운데 인성이 하루 아침에 바뀝니까? 연애관도 이성관도 인간관계에서의 존중과 예의도 하루아침에 구축되지는 않아요. 세월이 쌓이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내 마음과 몸에 배어들죠. 사랑하고 사랑받고 살고 싶다면, 그 전에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연애관계에서의 권력우위를 누리다가, 갑작스레 갑의 자리를 버리고 을이 되다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H님이 자신이 인간관계에서 가까운 사람, 소중한 사람, 나의 짜증과 불평불만을 받아주는 사람에게 어떻게 행동하였나 돌아보세요. 혹시, 만만한 사람과 어려운 사람 앞에서 다르게 행동하지는 않았나요. 세상의 귀한 생명과 함부로 욕해도 되는 생명이 있다고 생각한 적 있나요. 내 선택과 기준만 옳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다른 세상은 가치없다 폄하한 적 있나요. 내가 귀한 만큼 상대도 귀한 사람이라 생각한 적 있나요. 내가 무시 당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정당하게 화내어본 적이 있나요. 나를 함부로 대하고 외면하는 사람의 행동이 내가 잘못했기 때문이라 저항없이 받아들인 적 있나요. 어린 시절 타인에게 지켜야 할 존중과 예의가 무엇인지 배운 적 있나요. 내가 인간관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무엇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나요.

사람은 모든 경험에서 교훈과 반성을 얻을 수 있답니다. 오늘 한 뼘 더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어제와 다른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어요.  

그 사람을 기다리지 마세요. 자신이 존엄한 걸 아는 사람이라면 연락 안할 겁니다. 하지만, H님이 정말로 땅을 치고 후회하기 전에 할 일은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마시고요. 

우선, 자신이 연애하며 무엇을 누리는 사람인지 생각해보세요. 연애 안에 사랑만 있는 것 같지만, 사람이 하나의 감정 상태만으로 인생을 살 지는 않습니다. 연애상대와는 우선 친구라도 되어야 합니다. 소중한 친구, 믿을 수 있는 친구, 나보다 나를 더 걱정하는 친구, 나만큼 나를 잘 아는 친구가 될 수 있다면 그 사람과 얼마든지 사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이런 친구가 되어줄 수 있다면 두 사람은 아마 헤어지지 않겠죠. 사랑 운운하기 전에 두 사람이 서로의 일상 안으로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었나 돌아보세요. 

나의 연애관은 무엇인가 정답을 알았다면 그 때는 상대가 연애에서 무엇을 누리고자 하였는지 생각해보세요. 그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반드시 질문하여 보고 서로의 생각을 맞추어보아야 하겠죠. 하지만, 지금은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누릴 순서입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잘못하였다면 차근차근 돌이켜보고 반성하세요. 그와 함께 누릴 수 있는 연애의 비젼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생각하세요. 그리고, 그 고민과 성찰의 결과를 편지에 쓰세요. 편지지에 손으로 꾹꾹 눌러 정성스레 담아내세요. 잘 못 써도 부족해도 그것이 바로 당신의 그릇입니다. H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진심을 담기 위해 노력하세요. 

그리고, 준비가 되면 언제라도 그를 찾아가서 그 편지를 전해주세요. 하지 못한 말, 전하지 못한 감정, 남은 미련까지 모두 털어내고 쏟아내고 나면, 그가 돌아오든 돌아오지 않든 H님은 마음이 편해질 거예요. 그리고, 의미없는 기다림 같은 것도 하지 않게 되겠죠. 정말로 타인과 인생을 누릴 준비가 될 때까지, 연애에 대한 비젼이 생길 때까지는, 섣불리 사랑을 말하지도 않게 될 거예요. 

H님.  

정답이 있는 교과서를 펼친다고 인생이라는 시험에서 항상 만점을 받을 수는 없답니다. H님이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하고 얻어내는 답만이 정답입니다.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자유와 의무를 망각하지 않는다면, H님은 흔들리기는 해도 쓰러지지 않고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천천히 차근차근 길을 가시기 바랍니다. 








덧글

  • 미자씨 2013/04/17 07:26 #

    상대방 분을 위해서 하는 말인데
    제발 깔끔하게 물러나주세요. 되돌린다고 절대 잘 못합니다. 편지줘봐야 착한 사람 마음만 흔들리고 더 아픕니다.
    이별하고나서 그러는거 예의아닙니다. 마지막이라도 지키셔야죠.
  • 2013/04/17 14:12 #

    갑자기 사람이 변하지는 않지만, 변화와 성장을 위한 계기는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편지는 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아니면 내내 미련이 남을 테니까. 그리고 받는 입장에서도. 저는 나한테 지지리도 못한 사람이 이렇게 편지라도 전하는 성의를 보였다면, 다시 만나지는 않더라도 마음의 위안이 되었을 것 같아요. 나한테 못하고 상처준 사람이 말이라도 미안하다 했었다면 부족해도 못나도 미안한 건 아는 놈이었구나 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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