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th prescription_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에 다니지만 저는 너무 힘이 듭니다.

T님 :

저는 겉으로는 밝은 성격이지만, 속으로는 너무 소심하고 의사결정을 잘 못합니다. 작은 실수에도 전전긍긍하고 타인의 평가가 두렵죠. 눈치도 없고 센스도 부족하고 크게 실수하면 제대로 책임도 못지고 다른 사람이 해결해주죠. 누가 나에게 차갑게 대하면 겁이나고 무섭습니다. 윗사람들은 특히 어려워서 업무적인 일도 제대로 여쭤보기가 힘들어요.

늘 야근하는데 평가는 낮고, 늘 퇴근길이 우울하고 세상 사는 일이 부담스러워 육교에서 뛰어내리고 싶어요.

부모님은 대기업에 다니는 절 너무나 자랑스러워 하지만, 저는 언제 쫒겨날 지도 모르고 연봉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닙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T님, 엘입니다.

맨날 잘한다 잘한다, 잘 해야 한다 잘 해야 한다, 의 세상에서 살아오셨군요. 얼마나 스트레스 받겠습니까. 이제는 남들이 정해놓은 그 세상 말고, 내 세상으로 넘어오세요. 멀리 있지 않습니다. 한발짝만 왼쪽으로 옮겨보시겠어요? 축하합니다. 이제 T님은 T님의 세상으로 드디어 들어오신 거예요!

T님.

소심하다. 저도 그래요. 저는 저 소심해요, 라고 사람들에게 말해요. 그러면, 다들 나도나도, 라고 대답합니다. 의사결정 못한다. 저도 그래요. 뭐가 맞지?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저는 정보를 광적으로 찾아요. 모르면 물어봐요. 모르면 공부해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른다면 그렇다고 인정하는 일부터 시작하세요. 작은 실수에서 전전긍긍한다. 저도 그래요. 그래서 꿈에서 막 해결하기도 해요. 완벽하게 준비하고서도 만의 하나 내가 실수하지는 않았을까 늘 두근두근합니다. 다행히 지나가면 안도하고 실수가 발견되면 그럼 그렇지 하고 낙담하죠.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실수도 하는 인간미가 있어야 위화감없는 좋은 어른이 아닌가 자화자찬도 합니다. 니들은 실수 안하니? 실수없는 인간은 없어요. 실수 좀 해본 인간들이 후배들 더 괴롭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앞에서는 미안해도 뒤에서는 제발 좀 당당해지세요. 

타인의 평가에 전전긍긍한다고요? 저도 그래요. 좋은 평가 받고 싶은 건 누구나 그래요. 그런데 꼭 백 점 맞지 않아도 세상은 괜찮아요. 내가 꼴찌를 해도 즐거우면 그것이 정답입니다.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건 굉장히 멋진 일입니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타인이 필요하고 관계를 맺을 이유가 생기고 사랑을 꿈꾸게 되죠. 민폐를 끼치기 때문에 감사를 할 여지가 생기고 내가 더 나아갈 수 있는 목표가 생겨요. 실수를 하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어요. 회사에서 T님이 실수쟁이고 소심쟁이고 우울쟁이라는 것, 몰라서 뽑았다고 생각하나요? 후훗, 그것은 T님의 오산입니다. 조직은 딱 T님과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해서 뽑아요. T님이 자신과 조직에 적응하면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원이라 치밀하게 계산했기 때문에 뽑았어요. 지금의 방황과 불안과 저조한 평가 또한 조직이 고민할 바지 T님이 자책할 바는 아니랍니다. 

눈치가 없나요. 저도 그래요. 그런데 뭐 어쩌라고요. 내가 눈치가 없는 걸 알면 니들이 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솔직해보라고. 나의 이 해맑음과 천진함을 무기로 더 많이 물어봐요. 그리고, 눈치 역시 학습기제에요. 공부하세요. 처음부터 눈치 백 단 어찌 됩니까. 그것 역시 레벨업 충실히 해야 얻어요. 눈치 1단부터 시작하세요. 

센스가 부족한가요. 저도 그래요. 그런데 뭐 어쩌라고요. 내 센스가 필요한가요? 그렇다면, 어디서 센스를 키워야 하는지 메뉴얼을 달라고요. 혹은 다른 사람들의 센스를 벤치마킹하세요. 수능세대 아니십니까. T님의 학습 능력은 이미 검증되었어요. 어떻게 해서든 무슨 수를 써서든 센스를 공부하겠다, 라고 의지를 가지셔야죠. 필요하다면 말입니다. 센스가 뿅 하고 다운로드 되나요. 안 되죠. 시간이 걸립니다. 입사했다고 더 공부 안 하고 그냥 뭐든지 척척 하기를 바라지 마세요. 

내가 잘 못해서 누가 대신 해결해주나요. 감사합니다, 를 어떻게 더 멋지게 전달할까 고민하세요. 

누가 나에게 차갑게 대하나요. 별꼴이야. 이유가 뭔가 물어보세요. 겁이 나고 무섭다고 그 사람이 뭐 나 때리거나 하지는 않으니까 너무 겁먹지는 마세요. 때리면 고소하면 됩니다. 

윗사람들이 어렵나요. 그건 저도 그래요. 만만한 건 우리 엄마아빠 정도 밖에 없더라고요. 한 살 많은 대학 선배도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T님. 그건 T님이 어려서 그래요. 내가 나이 먹으면 자연스럽게 다 만만하게 보여요. 동년배도 만만하고도 연배도 만만하고도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점차 만만해져요. 어르신들이 무섭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기는 아주 짧아요. 나이들면 더 무서운 사람도 없고 권력자들도 권위자들도 무섭기는 커녕 귀엽고 사랑스러워지는 때도 와요. 물론, 그런 사람에 한해서지만. 

그러니까, 윗사람들을 대하는 예의와 절차에 대해서 선배들에게 물어보고, 혹은 검색해보고 배우세요. 그러면 어려울 것 없습니다. 

늘 야근하나요. 야근 안하는 부서로 옮기든가 내일 일찍 와서 할 수 있나 고민하든가 남들에게 도와달라 하세요. 조직 전체가 야근을 당연시 하는 문화라면, 거기서 연봉 1억 줘도 다른 데로 옮기세요. 거기서 버텨봤자 삶의 질은 안 올라가요. 퇴근 후에 기대되는 일이 없다면 혼자만의 특별한 이벤트라도 만드세요. 훈남 있는 커피숍에서 매일 커피를 산다든가, 좋아하는 간식을 먹는다든가, 좋아하는 드라마 보면서 퇴근해요. 혹은 이직 준비 하면서 회사 다녀요. 다들 마음 속에 사직서 품고서 잡코리아 검색이 취미랍니다. 그게 뭐 어때서요. 갑이 별로면 을은 다른 갑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니까요.  

이 모든 것은 적응 문제죠. 시간이 걸린다는 걸 각오하고 하루하루 도전의 나날들을 보내면 됩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 받죠. 특히나 조직이 크고 경직되어 있으면,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더욱 큽니다. 대기업이면 상담실이 있어요. 그리고 멘토멘티 제도도 있죠. 마음이 통하는 동료나 친구나 혹은 온라인 친구들과 수다 떨고 맛있는 것 먹고 술 한 잔 하면서 털어버리세요. 회사 생활 외 내가 즐거운 취미 활동, 동호회 활동, 스터디도 꾸려보세요. 회사가 T님의 기분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다면, 그것을 내 일상의 일부분으로 만들어버리면 됩니다. 무릎 연골이 나가도 운동을 멈추면 안됩니다. 통증이 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웨이트를 더 늘리고 좋은 음식을 먹고 내 심신을 단련하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죠. 몸과 마음 뿐 아니라 기분까지도 다 관리대상이랍니다. 내 우울한 기분을 무엇을 통해 바꿀 것인가, 공부하세요. 음식, 운동, 취미, 생각, 인간관계까지. T님이 도전하고 시도하고 바꿀 수 있는 일들은 아주 많습니다. 

좀비처럼 회사만 왔다갔다 하고 있으면, 당연히 무력해지고 우울해지고 갈 곳을 모르겠고 의미도 모르게 됩니다. 사람들 다 무섭고 나만 혼자이고 지인의 관심도 부담이 되죠. 용기내서 지금을 인정하고 남들과 비교 말고 어제보다는 조금 다르게 살 수 있나 궁리해보세요. 할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회사인으로서의 나, 사회인으로서의 나와 친해지기에도 시간이 필요해요. 너무 조급해 말아요. 

T님에게 꼴찌할 수 있는 특권 10cc와 해맑음 5cc 처방합니다. 주사실에 들러 맞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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