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9th prescription_달콤하게 썸을 탔지만 결국 프로포즈는 못 받았죠.

W님 : 

연애 경험은 많지 않지만, 저는 저만의 뚜렷한 목표와 조건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호감가는 남자를 만나 두어달 정도 알콩달콩 썸을 타다 프로포즈를 기다렸는데, 결국에는 서로 맞지 않는다며 프로포즈를 받지 못했어요. 이후 저는 미련이 철철 남더라고요.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나 싶고, 앞으로 다시는 좋은 남자 못 만날 것 같고, 인생이 고독하고 막막해지는 기분마저 들어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W님, 엘입니다. 

두 분의 관계는 썸타는 데이트메이트였죠. 본격적인 연애를 도모하기 전 데이트를 하며 서로 마음을 맞추어보고 연애의 스타일이나 목적을 체크하는 기간이 사실은 제일 흥미진진하고 재밌죠. 정말로 프로포즈 뿅 하고 받는다면 진짜 연애 라이프 시작이지만, 대부분의 썸은 뿅 하고 사라지죠. 사람마다 연애 시작의 조건은 다르니까요. 

W님은 연애를 사람을 만나고 삶을 누리는 기회로 생각하지 않고, 인생의 도전과제로 생각하죠. 그래서 조건을 따지고, 공략을 검색하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서 성공률을 최대한 높이려고 해요. 내가 이렇게 사람을 목적적으로 생각하는데, 상대가 순수한 사랑만 갖고 나에게 다가오리라 생각하나요? 그럴 리 없잖아요. 

사람에 대한, 남자에 대한 고정관념, 선입견을 버리세요. 연애를 조건 좋은 결혼과 노후 보장을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아직 나이가 어리잖아요. 오픈마인드가 되세요. 나만의 룰 같은 건 버려요. 내 기준이 있는 건 좋지만, 괜한 한계를 만들 이유가 없잖아요.

연애는 그저 낯설지만 호감가는 상대와 친해져보자는 상호적 약속입니다. 결혼은 좀더 강화된 사회적 계약이고 인생을 함께 살아보자는 합의죠. 사랑은 연애에서도 결혼에서도 필수조건이 아니에요. 내가 사람을 만나 사랑을 누리고 싶다면, 연애든 결혼이든 무관하죠. 사랑을 욕망하지 말고 사람을 꿈꾸도록 하세요. 사람이 아름답다는 말 아시나요. 내가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타인을 사랑할 수 있어야 하죠. 조건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사람을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세요. 연애도 결혼도 사랑도, 퀘스트 같은 건 결코 아닙니다. 

W님이 그에게 거절 당한 이유는, 그 사람에게 이미 내 연애의 조건과 목적을 다 밝혔기 때문이죠. 사람이 좋아서, 당신이 좋아서, 삶을 더 누리려고 연애하고 싶다는 제안이 아니라,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고 이런 연애과 결혼을 원하는데 니가 적당한 조건이라 생각하면 나에게 도전해보라는 제안이었죠. 두 사람은 연애와 결혼의 조건이 서로 맞지 않았어요. 감정적으로 아무리 좋아도, 어차피 결혼도 못할 건데 왜 만나려고 하겠습니까. 

또한 W님은 내 관계를 스스로 결정하려 하지 않고, 상대에게 다 맡겼죠. 선택하는 주체가 아니라 선택당하는 객체가 되기 위해 전략전술을 짰어요. 내 관계에서 내 몫을 가져가려 하지 않으니까, 상대는 본능적으로 그걸 알죠. 만약 내가 이 연애를 선택하게 되면 더 많이 책임져야겠구나. 어린아이도 아니고 이 관계가 불균형할 것이 뻔히 보이는데, 그걸 선택할 사람이 있겠나요. 어떤 관계도 내가 가져가는 베너핏이 적어지면 결코 각오할 수 없어요. 

W님. 

연애 기술을 공부할 이유는 없어요. 그저 나다운 삶을 고민하세요. 사랑받는 여자가 되어야 당신이 행복한가요? 선택받는 여자가 되어야 의미있나요? 내가 조건 정한 결혼을 하면 인생의 성공인가요?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내가 연애하고 결혼해야 내 가치가 인정되나요? W님은 연애를 어떻게 누리는 사람인가요? 사람이 아닌 사랑을 사랑하는 건 아닌가요? 연애하지 않으면 일상이 재미없나요? 나는 연애없이 무엇으로 내 삶을 누리는 사람인가요?

W님. 자신과 더 친해지세요. 취미 생활을 만드세요.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활동해보세요. 자신과 잘 맞는 사람들을, 친구들을 만나서 인생을 누려보세요. 연애나 결혼을 퀘스트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인간관계를 구축해보세요. 정말로 내것이고 싶은 사람을 만난다면, 이것저것요것 따지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으로 보려고 해보세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솔직할 수 없다면, 속내를 숨기고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면, 그건 인간관계가 아니라 거래이고 게임입니다. 연애는 잘하고 못하고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인생을 누리는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에요. 

내 인생을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하는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덧글

  • 2013/07/08 21:2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08 21:37 #

    다른 일로 상처를 잊으려는 노력, 잘 하셨어요. 좀 지나쳐서 응급실로 가셨지만, 괜찮아요. 멘붕으로 인한 과호흡 증상, 저도 겪어봤어요. 그거 괜찮아요. 정말로 죽는 건 아니에요. 그만큼 길을 잃었었다 생각하세요. 내 안의 무엇인가가 한번 무너지면, 새롭게 쌓아올릴 시작도 됩니다. 이제 새로 시작한다 생각하세요.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잘 안 풀리는 경험, 이제 한번 해보신 겁니다. 내 삶의 패러다임, 수십번 뒤집어져요. 그게 청춘이고, 성장이죠.

    내가 누군가를 선택했을 때 상대가 나를 선택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당연하죠. 내가 선택한 상대가 나 안 좋아할 수도 있죠. 그런데요? 그래서요? 그래도 내가 좋으면 꺅꺅 하면서 좋다고 따라다닐 겁니다. 상대가 나 싫다 한다고 쳇, 할 수 없지 하고 포기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거절이 두려워서 선택조차 못하는 삶은 살지 말라는 겁니다. 어차피 나를 받아들이거나 밀어내거나 반반이죠. 그래서 그보다 더 많은 인간관계와 기회가 필요한 겁니다.

    저도 한두달 안에 살사 함 배워볼라고 해요. ^ㅅ^ 거기 동호회는 좋아요? 저는 춤추는 게 넘 좋아서 출빠할 때 넘 신나요. 물론, 춤이 재미없는 날도 종종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매우 즐겁죠. 일단 스트레칭이든 춤이든 요가든 몸을 움직이는 일은 스트레스를 푸는데는 딱인 듯 해요. 여튼, 연애가 전부가 아닌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좀더 노력해보자고요.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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