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3rd prescription_이별 후에 차라리 친절해진 구남친이 너무 불편합니다.

O님 : 

롱디가 되면서 석달이 지나자 자주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얼굴 보면서는 잠시 좋았는데 한달도 못 채우고 결국 이별했죠. 헤어지고 나서도 미리 예정되어 있던 공동 스케줄을 소화를 하더라고요. 저에게 친절하긴 하지만 전 이 상황이 불편해요.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일하는 게 너무 힘듭니다. 

앞으로도 함께 할 시간이 길어질 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O님, 엘입니다. 

잘 생각해봅시다. 서로 인간적으로 안 맞는 거잖아요. 나한테 친절하다고 나와 잘 맞고 항상 즐겁기만 한 사람일까요. 가까울수록 깊어질수록 더욱 소중해지고 조심스러워지고 애틋해져야 좋은 사람입니다. 남일 때는 멀쩡한데 내 사람 되면 잘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O님.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그런데 연애라는 선택도 결혼이라는 선택도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관계일 수 있답니다. 하지만, 자존심에 의무감에 죄책감에 무력감 혹은 무지 때문에 책임에서 정당하게 도망가는 방법을 찾지 못해, 내 가까운 사람을 괴롭히게 되기도 하죠. 분명히 나를 가장 가깝게 이해하고 포용하고 사랑해야 할 포지션에 있는 사람이, 세상없이 이기적이고 비논리적이고 막무가내고 본인 감정조차 컨트롤을 못해서 나를 괴롭히죠. 나 역시 자책도 했다가 상황탓도 했다가 내가 참자 해봤다가 몸부림을 치다가 결국에는 살기 위해서 그 관계에서 빠져나오게 됩니다. 

갈등이 생길 때 해결할 수 있는 연인들이 있고,갈등 앞에서 서로를 할퀴고 상처만 주다 헤어지는 연인들이 있습니다. '연애'가 어렵고 힘든 게 아니라 그 사람들에게만 '관계' 자체가 버겁고 힘든 거랍니다. 

인간관계가 하나도 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고아라도, 세계 최고로 내성적인 사람도, 히키고모리라도 사회 안에서 살고 문명 속에서 살아가죠. 내가 일년 동안 눈앞에 사람 하나 안 마주쳤다 해도 분명히 핸드폰은 쓰고 우편물은 받고 인터넷을 할 겁니다. 식료품을 배달시키고 생필품을 사용하겠죠. 당신 마주치는 모든 자연과 사물 안에는 타인들의 흔적과 역사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떤 인간과 관계를 떠나서는 생존할 수 없죠. 

때문에 관계를 선택하고 누리고 그 안의 문제를 감당하고 해결하여 나가는 과정은 평생에 걸쳐서 완성해야 하는 자기 예술입니다. 연애는 나만의 관계 철학을 실현하고 실험할 가장 작은 단위, 가장 밀도 높은 관계죠. 

O님. 이미 한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고 누리는 방법을 실험하여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을 냅시다. 

상대의 친절에 기대를 하지 말아요. 그리고, 그가 내 사람일 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선택하는 사람이었는지 잘 생각해봅시다. 관계는 상호적입니다. 내가 불편하다면 그에게 안전거리를 조절하자고 제안하세요. 그리고, 이후 마주치게 될 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꼭 이 풀에서만 내가 인간관계의 모든 즐거움을 의존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아무리 외국이라도 같은 학교, 같은 국적만 내 친구가 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더 크게 생각하자고요. 그리고, 더 정교하고 더 단단한 내 기준을 만들어갑시다.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소개팅 서바이벌>

<HOW2LUV: 파티 서바이벌>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2013/09/09 19:14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9/09 21:04 #

    내공이요. 나이 먹으면서 나도 모르게 장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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