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1st prescription_불편한 삼각관계 때문에 너무나 힘듭니다.

G님 : 

그녀와 저는 키스까지 하는 사이였는데 어느날부터 나에게 선을 긋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녀는 관계를 정리하자 하고 나는 매달렸습니다. 그녀는 나와의 스킨십은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내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은 싫은 듯 했습니다. 우리는 시험이 끝나고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남자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거나 제 친구와 잘 지내는 걸 볼 때, 내 마음은 너무 불편합니다. 친구 말로는 내가 그녀에게 정말 하찮게 보일 것이고 이 관계는 이미 끝났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 아직 그녀가 진심으로 좋습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G님, 엘입니다.

(우선 욕설과 걸러지지 않은 거친 표현들을 걷어내고 내용을 파악하느라 제가 너무 힘들었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지금은 성인이 아닌 청소년이니까 사람들이 내 목소리를 잘 못들어줄까 걱정되어, 과장된 표현과 폭력적인 태도를 어필해야 연약해보이지 않는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칠고 감정적인 방식으로 말하게 되면, 오히려 사람들이 G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답니다. 욕설과 엉망진창인 맞춤법으로는 G님의 진심이 전달될 최소한의 바탕도 만들지 못하게 됩니다. 다음에 메일 보내실 때는 나의 문장과 단어들이 정말로 상대방을 향한 존중과 예의를 담고 있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스킨십에 대해서 : 

상대가 싫다 하면 하지 마세요. 웃으면서 싫다고 말해도 하지 마세요. 싫다 하지 않았지만 YES라고도 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하지 마세요. 사람마다 스킨십 기준은 다릅니다. 하지만, 스킨십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가진 후에 스킨십 경험이 생기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다들 겪어가면서 이건 되고 저건 안 되는지 알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스킨십의 의미도 있습니다. 남자도 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정의 표현인지 폭력의 발로인지 그 순간에 알 수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스킨십은 타인의 신체 접촉권을 상대의 동의를 받아 사용해야 합니다. 꼭 언어적으로 합의하세요. 그래야 G님이 안전합니다. 

또한, 스킨십을 허락하였다 하여 그것이 내 애정에 대한 인정이고 G님과의 관계를 허락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스킨십은 그냥 스킨십일뿐입니다. 어떤 것도 대신 증명하지 않습니다. 

2. 이성친구들과의 안전거리 : 

그녀가 다른 남자아이들과 얼마만큼 가깝게 지낼 지는 G님이 걱정할 바가 아닙니다. 남자와 여자 사이라고 해도 꼭 이성적인 감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정도 있고, 호기심도 있고, 정복욕도 있고, 수집욕도 있고, 폭력도 있고, 막연한 호감이나 친절도 있습니다. 물론, 사랑도 있겠죠. 하지만, 언어로 정의내릴 수 없는 온갖 복잡하고 미묘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엇이 있는지 꼭 이름 붙여야 하는 건 아니죠. 그녀가 누구와 무엇을 하는지 신경이 쓰인다면, 짐작과 추리하며 괜히 고통받지 말고 그저 당당하게 물어보세요. 

만약 그녀가 아는 체도 하지 말아라, 고 주문한다면 그녀는 당신을 친구로 인정하기 싫은 지도 모릅니다. 나를 가까운 사이로 인정하고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는 진짜 우정이나 애정을 쌓아가기 힘듭니다. 그녀와 대화하며 진심이 통하는지, 내가 그녀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서로가 같은 위치에 동등한 에너지로 마주볼 때, 진짜 관계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3. 친구들의 조언 : 

친구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쓰지 마세요. G님의 인간관계는 G님이 결정하는 겁니다. 상대와 합의 하에 결정할 바죠. 내가 선택하고 결정할 수 없는 관계라면 친구들의 조언을 아무리 구한들, 진짜 내 관계 아니고 내 사람 아닙니다. 지금의 상황도 삼각관계라기보다 각각의 관계를 교통정리 하지 않고 방치하였기 때문에 생긴 불편입니다. 내가 내 관계를 명확히 하고 정리하고자 한다면, 분명히 길이 보이게 되겠죠. 

4. 연애욕구 : 

누군가를 좋아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고, 스킨십 하고 싶고, 만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랍니다. 하지만, 각각의 욕구는 가능한한 분리되어야 맞습니다. 이 모든 미분화된 감정과 생각과 의도와 의지들을 섞지 마세요. 찬찬히 잘 생각해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그녀인지, 연애경험인지, 스킨십인지, 우정인지, 단지 외롭고 싶지 않은 마음인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필요한 핑계인지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내 안의 질문들에 대한 답을 낼 수 있다면, G님도 한발짝 어른이 되는 셈이죠. 스스로에게 질문하지 못하고 나만의 정답을 선택하지 못하면, 서른이 되어도 마흔이 되어도 이 남자 심리는 뭐죠, 이 여자 심리는 뭐죠, 라면서 우문현답을 기다리는 처지가 된답니다. 

연애가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일찍 고민하기 시작하셨다면 다행입니다. 하지만, 내가 내 삶에서 잘 균형잡고 내 인간관계를 감당할 수 있어야, 연애든 우정이든 의미있죠. 허둥대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정신 똑바로 붙잡고 하루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덧글

  • 2013/10/19 10:2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0/19 11:50 #

    아이들이 욕을 쓰게 되는 이유는, 가족 간 대화 단절 때문인 것 같아요. 아이와 눈높이 맞추면서 아이의 말을 듣기에는 부모도 여유가 없고, 선생님들도 아이와 대화하기보다 관리하기 바쁘고. 아이는 실제의 자신보다 과장되게 표현하지 않으면 세상이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생각하고 거칠어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주변 환경, 주변 인물들이 다들 폭력적으로 살기 때문에 그런 거죠. 자극적인 언사로 세상 버티는 사람들, 너무 많잖아요. 곱게 자란 아이들은 욕설 안 쓰죠. 생존보다 생활을 고민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욕설을 왜 쓰겠어요. 하지만, 거친 언행 쓰는 아이들은 생활이 아닌 생존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이 절박하고 그래서 팍팍하고 뭐... ㅠㅅㅠ

    누군들 이뿌게 안 살고 싶겠나요. 이왕이면. 근데 그게 안된다 포기하였으니까.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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