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0th prescription_구썸남과 이제는 끝난 건가 싶어요.

S님 :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 썸을 타다가 연락이 뜸해지더니 어느새 몇달 째 보지 않고 있어요. 가끔 통화를 하기도 하는데, 별 소득없이 끊게 되고요. 다른 사람을 만나도 계속 이 사람만 생각나요. 제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는 건지, 아님 뭔가 잘못 하거나 오해를 산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정말 외롭습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누가 날 도와주면 좋겠어요. 제 옆자리가 비어있어서 너무 힘듭니다.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S님, 엘입니다. 

내 감정, 감성의 빈곳을 '연애'로만 풀려고 하면 인생 망합니다. 연인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라고 생각하셔야 해요. 우리나라처럼 생존이며 생활이 척박한 환경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다들 무엇인가에 쫒기며 삽니다. 보편적 복지가 보장되지 않고 국민의 기본권, 즉, 집회와 모임, 이동, 의료, 노동인권, 주거, 정치참여, 사생활 보호가 위협받는 환경에서는, 연애와 결혼이 마치 안정과 안녕일 거란 착각도 듭니다. 

혼자여도 아무렇지도 않고 평화로워야 정상인데, 혼자일 때는 불안해지고 우울해지고 두려워집니다.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거죠.

하지만, 혼자여도 둘이어도 여럿이어도, 불안에 잠식 당한 영혼은 걱정을 쉬지 않습니다. 행복하지 않다고 해도,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해도,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혼자인 상태입니다. 어떤 절대자가 내 행복을 측정하고 부여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안하고 우울할 때는 감정에 지배당하지 말고, 누가 그런 부정적인 것들을 가져왔나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은 바로 자기자신이란 걸 발견할 수 있다면, 해답은 곧 나옵니다. 

어떻게든 혼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면, 눈을 가린 채 코끼리를 만지는 격입니다. 눈을 다 뜨고 있어야, 정말로 나에게 좋은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서로 맞는 사람을 만나서 현실의 관계를 만들어야, 내가 원하는 정서적인 소통과 충만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S님. 

연애도 결혼도 인생의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청춘의 통과의례도 아닙니다. 내 성적 매력의 시험대도 아닙니다. S님이 여자로서 매력이 있는지 없는지 왜 그 사람이 결정하나요. 연애는 여성적인 매력을 발산하여 간택되는 경주가 아닙니다.  

관계 형성에는 비용이 필요합니다. 연애에도 결혼에도 우정에도 비용은 반드시 발생하죠. 지출되는 나의 자원보다 내가 얻는 소득이 적다고 느낄 때는, 관계를 포기하고 결핍에 적응하게 됩니다. 관계로 얻는 베너핏을 포기하면서 나가는 비용을 최소화해서 생존 에너지를 비축하죠. 

우리는 이렇게 초식인간이 되고 힐링 여행을 떠나고 자아계발에 몰두합니다. 자본주의의 충실한 노예로 살기 위한 쇼핑은 필수죠. 

외롭나요. 자신의 소셜 라이프를 재설계하세요. 연애를 해도 결혼을 해도 인간의 고독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내 일상의 외로움을 상쇄하는 나만의 취향과 취미가 있으면 덜 외로워요. 나의 외로움 상쇄 활동에 동참할 동지들을 만드셔야 해요. 그것이 꼭 딱 한 사람, 연인일 이유는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나요. 저도 그래요. 그런데 다들 자기 삶에도 허덕이잖아요. 차라리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큰 사람이 되는 일에 시간을 써 보면 어떤가요. 그러다 보면 사람들이 다가올 테고, 어리광 부리고 투정 부려도 되는 관계도 생길 거예요. 의지하고픈 맘이 100이면 내 가족, 지인, 친구(실친이든 SNS친이든)들에게 골고루 나눠야 해요. 어차피 연인이 생겨도, 100 중에 극히 일부 나누어주는 겁니다. 능력치에 따라 다르지겠만요. 지는 나한테 의지 안하고 싶겠어요. 지도 사람일 텐데.  

누가 날 도와주었으면 좋겠나요. 저도 그래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잖아요. 누구에게나 삶은 무겁습니다. 평생동안 좀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다 죽음을 맞이하죠. 어떤 사람은 좀 일찍 삶에 적응하고, 어떤 사람은 평생 살아도 매일 낯섭니다. 가능하다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 보고, 환경에 적응하려고 애쓰며, 대충 해도 어찌어찌 살아진다는 신념으로 견디세요. 물론, 날선 의식으로 자신의 인생과 한판 승부를 벌여도 좋습니다. 취향껏 하세요. 연인이 생긴다 해도, 나한테 민폐 안 끼치고 기생 안 붙는다는 보장도 없거든요. 

다시 문제로 돌아와서. 

썸 타다 흐지부지 된 관계면, 노답이죠. 가끔 온라인으로만 연락하고 밥 한 번, 차 한 잔 못 하는 사이인데, 정말로 지인이기는 한가요. 우리 집에 불 나면 내 이름도 모르는 옆집 사람이 신고해주겠죠. 그 구썸남(구남친도 아니고 구썸남)이 이웃사촌보다 가깝다고 할 수 있나요. 

현실감을 가지세요. 전화나 연락할 때 S님이 뭔가 반응을 시큰둥하게 해서, 그가 나와 연애하려는 의지를 포기한 게 아닙니다. 썸만 타다 흐지부지 꺼지는 호감이나 호기심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 미약한 과거의 추억에 붙잡혀 현재의 청춘을 낭비하면 아깝죠.  

소개팅도 미팅도 동호회 활동도 하시고.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 꿈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보시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공부하며 사세요. 소개팅으로 친구 하나 생기면, 그게 좋은 건가요, 나쁜 건가요. S님이 그 관계에서 무엇을 얻느냐에 따라 다르답니다. 

인생, 화이팅! 입니다. 





 

 

* 관련하여 아래의 이북을 참고하여 보시기 바랍니다.

<HOW2LUV: 소개팅 서바이벌>

<HOW2LUV: 파티 서바이벌>

<HOW2LUV: 연애부적합유형_남자편>



덧글

  • 2013/12/20 17:0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12/20 17:24 #

    제거 먼저 걸렸을 걸요!!!! 그 감기 내 감기일세! 에휴. 몸도 마음도 시들시들해요. ㅠㅅㅠ
  • 체달 2013/12/20 18:37 #

    저도 결혼햐서도 마니 외로워서 남편한테 투정 많이 부렸는데 취미에 몰두하고 나서는 남편에게 목메달지 않게 됬습니다
    남편이 많이 밝아졌다 자비로워졌다고 하더군요 ㅎㅎㅎ 힘내세요~!!
  • 2013/12/21 01:12 #

    사실 남편이 베프면 젤 좋죠. 외롭고 심심할 때는 같이 놀면 되니까요.
  • 체달 2013/12/21 10:56 #

    그렇게 되면 베오베죠 현실은 12시간 근무에 집에오면 와우 삼매경 이라능 ㅎㅎ
  • 2013/12/23 20:19 #

    ㅠㅅㅠ 전 그래서 뭔가에 중독된 사람은 별로. 겜 중독이라든지 알콜 중독이라든지... ㅠㅁㅠ
  • 라비안로즈 2013/12/21 13:18 #

    정말.. 연애로만 내 감성..을 풀려하면 지치는건 오히려 저더라구요
    신랑전에 왜 그리 쓸데없는곳에 감정낭비 시간낭비 했는지 모르겠네요.. 후회도 되고..
    썸타다 연락 끝나면 그 썸남이 그냥 싫은거죠
    그럼 본인에게... 더 한번더 생각해보시고 집중하는 시간 가져보시기 바래요.
  • 2013/12/23 20:19 #

    맞아요 맞아요 옳은 말씀이세요 ^ㅅ^
  • 나나힌 2013/12/30 23:49 #

    오랜만에 들렀는데 너무 와닿네요 ㅜㅜ 그사람과 나는 왜헤어진걸까, 생각하다 아니 애초에 연애란걸 왜 하는건가생각했는데.. 조금 알것도 같구..고맙습니다
  • 2013/12/31 16:10 #

    나나힌님 저도 얼마 전 어떤 모임에 갔다가. 사람들은 연애를 왜 하나, 라는 화두 같은 질문을 받고 잠시 멍해졌던 기억이 있네요. 연애의 목적은, 인간관계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 다른 거죠. 내 답을 사람들이 다 이해하는 것도 아니에요. 사람이 다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친구도 되고 지인도 되고 연인도 될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어요. ^ㅅ^////

    마찬가지로. 이별도. 이별의 이유도 백 가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은... 연애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결혼하고 이혼해보았다고 애 낳고 키워보았다고, 자기는 인생 뭐든지 다 알고 넌 모른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 젤 싫어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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