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9th prescription_아이컨텍을 하면 남자들은 관심이 생기고 넘어온다던데요.

L님 : 

반년 넘게 유심히 관찰하며 관심 가져온 선배가 있어요. 친구가 남자들은 아이컨텍을 하면 거의 관심이 생기고 넘어온대요. 그래서, 오늘 우연히 식당에서 마주쳐서 아이컨텍을 하려고 열심히 쳐다봤고, 2번 정도는 눈이 마주쳤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하죠? 오빠한테 관심이 있다는 걸 아이컨텍으로 다 전할 수 있을까요? 몇 초 정도 해야 돼요?

갑자기 전화번호를 물어볼 수도 없고. 향수를 뿌리고 지나가볼까요? 어떤 방법이 젤 좋을까요?






















(위는 요약내용입니다.)



L님, 엘입니다. 

아이컨텍만으로 되겠어요? 텔레파시도 같이 보내야 해요. 주파수 엄청 강력하게 맞춰서 보내야 하고요, 상대도 텔레파시 수용능력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말없이 내 호감을 전달할 수 있어요. 아이컨텍은 딱 3초 정도 맞춰야 되고요. 2초, 2.5초 다 소용없어요. 딱 3초. 3.5초는 너무 오바잖아요? 우리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잖아요? 3초만 눈 맞추고 시선 거두시면 돼요. 그러면, OK!

... 라고 써드리고 싶네요, L님. 

L님, 학교에 가는 이유과 목적을 잘 생각해봅시다. 물론 별 생각없어도 즐거운 학창시절 보낼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생각하면서 10대를 보내면 20대가 좀더 풍요로울 수 있어요. 건조하게 반복되는 일상에서, 내가 두근두근할 수 있는 장치로 '짝사랑'을 선택하셨다면 GOOD! 학교 가서 좋아하는 사람이 지나가나 안 지나가나 가슴 졸이는 이벤트는, 없는 것보단 있는 게 훨씬 재밌으니까요. 

하지만, 짝사랑을 하면서 파생되는 이런저런 작은 이벤트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지 않도록 하세요. 짝사랑은 상호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나에게 아무런 사건사고를 일으킬 수 없거든요. 나는 혼자 바쁘고 내 친구들과도 할 말 많아지는데, 그 사람에게는 아무런 의미로도 남지 않아요. 내 현실을 살기도 바쁜데, 가상의 관계에 시간낭비할 이유가 없잖아요.  

저도 어린 시절 짝사랑 하기도 해보았고, 짝사랑의 상대가 되기도 해보았습니다. 물론, 재밌었죠. 일기장에 온갖 추측과 감상과 추리로 가득찬 소설도 잔뜩 썼고요. 모두 가정법으로 시작하는 문장들이었습니다만. 하지만, 그 시간 동안 내가 현실의 인간관계를 더 가꾸었더라면 어땠을까 지금은 생각한답니다. 

우정도 사랑도, 내가 주체가 되어서 먼저 다가갈 때 가장 내 것이 되고 의미로울 수 있어요. 내가 선택하고 내가 책임지고. 어때요. 심플하지 않나요. 

그 사람이 궁금하죠? 그렇다면, 뚜벅뚜벅 다가가세요. 눈을 쳐다보세요.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고 자기 소개 하세요. 그리고, 오빠랑 친해지고 싶어요, 라고 말하세요. 상대가 그걸 반가워할까요, 안 반가워할까요?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면 알려줄까요, 안 알려줄까요. 카톡 아이디라도 알려달라고 하면 그건 좋다고 할까요, 싫다고 할까요. 질문하지 않고 답을 얻을 수 있나요? 세상에 그런 쉬운 관계는 없답니다. 눈빛만으로도 남자들이 넘어온다는 말도 안 되는 연애이론을 쉽게 믿는, 자신이 이성과 합리를 교육받은 주체인가 다시 생각해보세요.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어두운 bar 한구석에서 농염한 눈빛을 던져 아이컨텍을 하고 테이블에 있던 남자가 느닷없이 다가와 여자에게 칵테일을 한 잔 결제해주는, 뭐 그런 서사들도 흔합니다만. 그게 넘어온 거야? 정말로? 여자는 남자를 짝사랑해서 쳐다본 걸까요? 남자는 텔레파시를 받아서 일어선 거였을까요?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질까요? 여자는 그저 혼자 심심해서 남자와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걸까요? 남자는 여자가 옆자리에 앉아서 적당히 수다를 떨어주면 하룻밤 같이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걸까요? 아님 남자도 여자도 둘다 엄청 심심하고 술은 혼자 마시기 싫고 그래서 술친구가 되기로 의기투합한 걸까요? 도서관에서 까페에서 공원에서 어쩌다 눈빛이 마주쳤는데, 샤랄라 BGM 깔리면서 눈이 맞아서 스르르 다가와 서로 인사하며 호감을 느끼고 어쩌다 꺼낸 첫마디부터 잘 통해서 친해지고 결국 연애해서 결혼하는 스토리로 흘러갈 수도 있을까요? 그게 모두 여자가 먼저 보낸 아이컨텍 시도 때문일까요. 응? 뭐라고요?!) 

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그 사람도 지금은 몰라요. L님이 다가와서 그런 질문을 던지기 전까지는 대답할 생각이 없답니다. 

다가가서 현실의 문을 여세요. 그리고, 짝사랑을 접고 한발짝 어른이 되시기 바래요.,  

















덧글

  • 라비안로즈 2014/03/29 15:55 #

    ...... 이렇게 다 애인이 생기면 얼마나 편하겠습니까...만은
    저런 연애법은 그냥 가상현실의 연애관 같애요 ㅎㅎ 그냥 드라마나 소설에서 자주 써먹는 평행세계에서만 일어나는..행위겠죠..
    최근에 유행한 별그대도.. 보면 도민준이랑 천송이랑 만나게 된거도..천송이가 옆에있는 도민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고 따진것이 없었고 걍 엘레베이터만 스륵 타고 올라갔다면 아무런 썸씽이 안일어났겠죠.
    외계인 도민준도 텔레파시는 없었고.. 불러야 왔었는데..
    하물며 우리같은 평범한 인간은.. 대화를 통해서 이슈를 만들어야 하겠죠.. ㅎㅎ
  • 2014/03/29 23:24 #

    별그대도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우연이 쌓이고. 푼수질이 쌓이고. 사건사고가 쌓이면서 일어나는 부농부농. 외계인도 불러야 오니 인간 남자는 오죽 하겠어요. 맞아요. 일단 말을 걸어야 돼. 쿠쿠쿠쿠쿠쿠쿠쿠쿠.
  • 발라 2014/03/29 19:45 #

    쪽팔림? 그런건 한순간.
  • 2014/03/29 23:24 #

    한순간이죠. 아하하하하. 좋다. ^ㅅ^
  • 지누 2014/03/30 01:05 #

    그런데 순간 순간이 지속되면 영원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 2014/03/31 14:11 #

    상상력과 기억력이 뛰어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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